한인업소를 관리하면서.. 느끼는 점들..
가끔씩 글 쓰곤 하는 푸켓 교민입니다.. 저 다이빙 강사입니다. 여기 좀 있었
다고 모 업소 매니저랍시고 업소 관리도 합니다. (업소관리라고 말 해놓고 보
니까 꼭 무슨 술집 영업상무같군요.. 하하하)
오늘 태사랑의 이런 저런 글을 읽다보니까 한인업소에 관련된 게시판이 하
나 있더군요. 13페이지.. 대충 4년정도 쓰여진 글이 있더군요. 하나하나 읽어
보았습니다. 모 업소가 어떻다.. 서로 비방하고 욕하고, 유언비어에 사과에 사
이버수사대 고소까지..
다행인건 아에 저희 업소는 좋은 이야기도 나쁜 이야기도 없더군요. 차라리
그런 게시판에 저희 이름 안올라가서 남의 입에 안 오르락거리는게 훨 낫다
고 생각하고 웃었습니다.
아까 본 글 중에서 어떤 분의 댓글이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손님은 항상 옳다"
저희 사장님도 그런 이야길 자주 했는데.. 업소관리 조금 해봤다고 이제 그
말이 이해가 되고, 가슴에 와닫습니다.
언젠가 넋두리 같은 글을 올린적도 있었지만.. 참 손님들.. 정말 다양합니
다. 나쁜 이야기들도, 좋은 이야기들도.. 뒤통수 맞는 일들도 허다하지요.
이제는.. 조금은 손님들. 우리가 흔히 이야기 하는 진상 손님들의 입장이 이
해가 가기 시작하네요.
세상에 에누리 없는 장사가 어디있고, 서비스 없는 장사가 어디있겠습니
까... 신촌가면 서비스 안주 10가지가 넘는 술집들 많지 않습니까? 앉으면 무
조건 공짜로 뭐 하나 더준다.. 이런 데도 많고요.
비싼돈 주고 외국까지 비행기 타고 와서 비싼 교육 받는데 가격 흥정 함 해
볼 수도 있는거 아닙니까. 안되면 어쩔 수 없는거고요.. :)
첨엔 많이 화도 났습니다. 얼마 안되는 돈.. 솔직히 여기 생활비도 안될 때가
많지요. 그런 돈 벌아가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 하고 있다는 자부심 하나로
살고 있는데 그 자부심을 이상하게 받아주시는 분들이 야속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공곰히 생각해보면.. 세상 사람들은 누구나 다들 다른거잖아요.
부유하고 가난하고, 교육받고 못받고, 자유롭고 억압받고.. 세상의 어떤 사람
이라도 똑 같은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테니까요.
어떤 문제가 있어도.. '아.. 저 사람은 저런걸 원하는구나', '우리가 해 줄 수
가 없는거니까 그건 어쩔 수 없지', '대신 내가 해줄 수 있는게 이런게 있으
니 이렇게 해줘야겠다'...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민분들.. 그리고 태국에 오시는 분들.. 다들 한 번씩은 경험했던 일일겁니
다. 태국 사람을 상대하면서 정말 부당한 일을 당해서 수없는 항의도 했고, 화
도 냈지만 그 사람들 "쏘리" 한 마디 안하고 버팁니다. 만약 화를 내거나 언성
을 높이거나 그 사람들이 위협적으로 느낄만한 행동을 한다면.. 그 다음은 아
시겠죠?
그때 느꼈던 내 억울한 감정이.. 손님들이 느끼는 감정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그들이 생각 할 때에는 당연한 일이었기에 우리에게 요구했던 것이겠죠.
이젠.. 좀 마음이 편해집니다.
태국 사람들처럼 변해가나봅니다.
그래도.. 가끔은 힘들다는건 어쩔 수 없겠죠? 후후..
최근에 받은 재미있는 문의글 하나 이야기 해드릴게요.
얼마전 저희 예약 게시판에 이런 문의가 있더군요.
코스비가 2만 6천바트정도 하는 코스가 있습니다. 두명이서 같이 할건데 이
걸 돈이 없으니까 4만바트로 깍아달랩니다. 코스비에 포함 안되는 공항픽업
이니 기타 등등 다 해달랍니다.
그리곤, 강사를 선택 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하더군요.
처음엔 누구 소개를 받아서 꼭 누구한테 받아야 한다고 이야기 하는줄 알았
습니다.. 알고보니 아니더군요.
그럼.. 우린 그 사람들 앞에 쭉 줄서서 '저 1번 누굽네다.' '2번 누굽네다'라
고 업소 아가씨들처럼 방긋 웃고 선택받기를 기다리길 원했던 것일까요? ^^
마지막 말이 걸작이더군요. 머리를 좀 깍는다고.. 허락하면 가위들고 온다더
군요..
하하하.. 만2천바트짜리 이발 한 번 해보면 어쩔까라고 생각도 했습니다. 다
른거 더 합치면 한 만 4천바트정도 되겠네요.
이래서.. 산다는게 재미있는가 봅니다.
그 손님 다른 어디로 컨택해서 갈 지 모르겠지만.. 거기서는 어떤 요구를 할
까 정말 궁금해집니다.. :)
다들.. 화이팅 합시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