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의 태국이야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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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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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의 태국이야기 2

두근두근요 0 452

1편을 읽으신 분들이라면 아마 다 저 같은 마음아닐까요?

그런 마음으로 한국인에 친절한 태국인들을 가슴에 새기고 방콕여행에 나섰습니다.

툭툭이가 소개해 준 토산품가게에선 뭔가에 혹해서 20달러면 될 만한 목각인형을 200달러에 사기도 하고, 거리의 옷가게에선 5달러면 사입을 티셔츠를 20달러에 사 입기도 했습니다.

태국에서 떠나긴 싫고 돈은 다 떨어진 한국인불법체류자에겐 불쌍한 마음에 밥도 여러번 사주고, 나중엔 그 분이 유흥업소 가이드까지 해주더군요.

그분 불쌍한 마음에 친절하게 대해주니까 웬일인지 카오산로드에서 너무 자주 우연히 만나게 되더군요.
아침에 나가면 마침 제 숙소앞을 지나던 중이셨고, 저녁에 밥먹으러 나서면 환전소 앞 계단에 앉아있다가 인사하시더군요.

노랑머리 백인아가씨가 방잡는거 도와달라고 하길래 따라나섰다가 자꾸 마리화나 사라고 하는 통에 곤욕도 치렀고, 또 다시 친절한 참전용사를 만나 보석가게에서 엄청 싸다는 보석도 구입한 것은 옥에 티라고 하기엔 좀 큰 데미지더군요.

보석건은 얼떨결에 당하고 나서도 아니다싶어 태국관광경찰을 대동하고 주인을 불러내어 해결을 봤습니다.

요즘은 모르겠지만 당시에 일반경찰은 믿을 것이 못되었고, 관광경찰이 따로 있었는데 이 사람들은 정직하고 공평하게 일을 처리하더군요.

종합해보겠습니다.

치앙마이 숙소의 한국전참전용사는 진품이 맞습니다.
하지만 택시기사의 말은 가짜일 수도 있었습니다.
방콕의 툭툭이 소개업소는 조금만 현명했다면 당하지 않을 것이었고요.
(지금 생각해도 왜 그렇게 당했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한국인불법체류자분에게 돈을 좀 쓴 것도 사실 제가 좀 더 냉정하면 그만입니다.
백인아가씨의 유혹도 방콕뿐 아니라 세계 어딜가나 있는 모습이고요.
또 다른 참전용사의 유혹에 보석을 산 것도 저의 못난 모습 때문이죠.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조금만 조심했으면 거의 다 발생하지 않았을 일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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