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의 태국이야기
안녕하세요.
제가 1990년 경 태국에서 약 석달간 있었어요.
그때 이야기인데, 요즘 이곳 게시판을 보다보니 제가 겪은 이야기들을 들려주면 어쩌면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될 것 같아 끄적이기로 했습니다.
당시 방문지는 방콕과 그 언저리 앤드 치앙마이입니다.
그때가 처음으로 한국인들이 태국을 방문하기 시작했던 때입니다.
치앙아미에서 있던 일입니다.
지금은 잘 모르지만 당시에 외국인이 치앙마이에 가는 것은 코끼리트래킹과 목숨을 건 뗏목타기 그리고 원주민거주지 방문 때문입니다.
원주민은 카렌족이었던거 같습니다.
사람들 대부분 친절했고요, 한국사람들 한테 특별히 잘해주진 않았지만 다른 외국인들한테 보여주는 모습보다는 친절했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엔 이유가 있습니다.
아마 지금의 태국사회를 끌어가는 상당수 태국인들에게는 없는 감성이 존재했거든요.
우리나라 625전쟁 때 태국도 상당한 숫자의 군대를 파견했습니다.
(아마 참전국중 상위권에 속하는 것으로 압니다)
그리고 1990년경 당시의 태국인들 상당수는 그러한 일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했고, 자기들이 도와준 나라가 이제 발전해서 관광객을 보내는 것도 흐뭇하게 생각하던 시절입니다.
제가 치앙마이에서 묶었던 숙박업소의 주인남자는 한국전 참전용사였고요(저에게 훈장도 보여주었습니다), 이발하러 갔다가 이발소 앞에서 만난 택시기사의 아버님도 한국전 참전용사라고 자랑스럽게 말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제 행동거지도 많이 겸손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한가지가 있습니다.
요즘도 그런 영화를 만드는지 모르겠는데, 당시 태국에서 개봉된 영화엔 한국전을 배경으로 한 것들이 꽤 있었습니다.
제가 그때 태국에서 본 영화의 스토리는 참전한 태국군과 한국여인의 로맨스를 전쟁을 배경으로 비극적으로 그린 것이었지요.
최소한 1990년경 까지 태국인들의 가슴에 남아있는 한국의 모습을 이해하는데 빼놓으면 안되는 부분입니다.
그러한 감성은 비단 치앙마이에만 있는 것은 아니고 태국전체에 퍼져있던 것으로 보면 됩니다.
자신들이 피흘려 싸워준 나라의 국민들이 이제 돈을 벌어 관광을 오는 것입니다. 요즘은 많은 분들이 살러 가시더군요^^
물론 지금은 그 때의 주역들은 물러나고, 젊은 세대들은 그러한 사실조차 모를지도 ....
2편을 기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