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용문신 야쿠자 죠 (1) - 지미 싸구려 방을 얻다.
"죠 (Joe)"라는 롭부리 출신 태국인이 있습니다.
키가 작고 배불뚝이지만 어깨는 떡 벌어져
힘깨나 쓰는 장사입니다.
(롭부리라는 방콕 인근 도시는 한국에도
몇 번 소개된 적이 있는 원숭이의 천국입니다.)
"지미는 죠를 좋아해 ?"
"미친 넘 아직도 몰랐냐 ?"
"뭐를 ?"
"내가 너를 "사랑" 한다는 걸...."
"오~이, 오~이, 죠는 께가 아니야..."
"근데 왜 물어 봐. 좋아하냐구 ?"
"지미가 날 버릴까봐 무서워서리..."
"미친 넘, 지미는 죠가 배신하면 모를까 먼저 안 버려..
아니, 니가 배신해도 다 내 책임. 걱정마. 안버리니까."
"언제까지 안 버릴 건데 ?"
"죽을 때 까지......."
죠는 미친 넘 입니다.
죠는
지미에게 미친 넘이고
일에 미친 넘이고
"끽" 에 미친 넘입니다.
자... 이제부터 죠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요...
지미의 심복 "따이깐 (같이 죽을 사이)" 죠를
지미가 어떻게 만나게 되는지....
더운 날 이었습니다.
아주 더운 날.
바람 한점 없는 그런 날 이었죠.
(태국에는 보통 집이나 작은 규모의 건물에는
하수관이 없습니다. 강렬한 태양이 하숫물을
증발시킬 수 있도록 하숫물을 모아 두는
도랑이 있을 뿐 이죠.)
지미는 길을 걸으며 생각했습니다.
'아~~ 이제 죽어야 하나 ?'
지미는 한 때 큰 재산을 모은 적이 있습니다.
은퇴할 만한 재산이었죠.
다 정리하려는 순간 모든 것을 잃고 맙니다.
빈털터리 지미가 치앙마이 주택가를 터벅터벅
걷고 있습니다.
치앙마이에서 시작한 보석사업도 돈만 까먹은 채
막을 내리고 말았죠.
이제 수중에 남은 돈은 거의 없는 형편입니다.
'우~쒸. 죽을 때 죽더라도 먹구 죽자. 배고파 "죽겠네". '
지미는 새로 생긴 "란아한 (란: 가게, 아한: 음식 = 식당)" 에
들어갑니다.
"싸왇디 카~ 츠언 카~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
태국사람 치고는 엄청 비만인 주인이 지미를 맞는다.
배가 고파서 평소에 즐겨 가던 식당 대신 발길 닿는 대로
근처에 있던 신장 개업 식당에 들어 간 지미.
' 뭘 먹나... 근디 나름 깔끔하네..... 히~~~ '
딸인 듯한 젊은 싸우도 깔쌈하고 지미는 기분이 금새 좋아집니다.
"카무(카:다리, 무:돼지 = 돼지다리) 능짠 (능: 1, 짠:접시 = 한 접시)
"아지매요. 저 처자는 아들인교? "
(한국을 떠난 지 오래 된 지미는 팔도 사투리를 범벅해서 사용합니다.
물론 태국 아줌마는 한국말을 못 알아듣겠지? 하하하 걍 구엽게 봐주시라..)
"아니라예. 딸이라예....
당연히 그 처녀는 딸이었다. 바부탱이 지미.
("룩차이(아들)" 와 "룩싸우(딸)" 를 오늘도 헷갈린당.
룩: 자식, 차이: 남자, 싸우: 여자, 룩차이=아들, 룩싸우=딸)
"푸하하하하..... 실수. 실수... "
"호호호...."
태국아줌마가 따라서 시원하게 같이 웃는다.
성격이 시원한 뚱보 아줌마. 지미의 친구가 되는 "피타이" 이다.
(피:형 또는 누나, 타이(Tai): 아줌씨 이름, 피타이=타이누나)
"피 (누나). 근데 몇살이얌?"
"나이 많아......."
얼굴이 빠알개지며 말꼬리를 흐리는 뚱보 아줌마 은근히 귀엽다.
"뭐.... 얼마나 많은데 ?"
"히~~~ 너보다는 훨씬 늙었지.."
"몇년생인데 그려 ?"
"2508년 (1965년) "
"흠....."
지미가 1966년 생인데 이 아줌마 거의 동갑이잖여....
왜 이리 늙은겨....
"저 딸은 몇살인데 ?"
"왜 여자친구 없어 ?"
"응.... 없어. 나 사윗감으로 어때 ?"
"아... 좋아 좋아... 잘 생겼네.... 어디서 왔어 ?"
" 난 콘까올리(콘:사람, 까올리: 한국) 겸 캐나다 사람이야..."
" 콘까올리 따이야 ? (따이:남쪽, 콘까올리 따이 = 남한 사람) "
" 응 "
" 내 딸 "화이(Fai) 는 올해 20 살이야...."
" 그래.... 헤헤... 진짜 결혼해도 되는 거지 ?"
" 먼저 사귀어 보고 나서리...... 헤헤 "
피타이와 농담을 주고 받는 사이 오토바이 한 대가 식당 앞을
지나쳐 식당 뒤로 붙은 쪽방 셋집 옆에 섭니다.
" 저 쪽방은 한달에 얼마야 ? "
" 방이 모두 10 갠데 다 나가구 지금 1개 남았어...."
" 한달에 얼만데 ? "
" 제일 싼게 800 밧, 저건 좀 비싸 1,000 밧 (3만원) "
아무리 치앙마이 물가가 싸다지만
한달에 1,000 밧 짜리 방은 흔하지 않았다.
물론 바퀴벌레 소굴이겠지만
바퀴벌레야 먹기도 하는데 뭘.... 헤헤
" 방에 화장실은 물론 없겠지 ? "
" 화장실은 공동, 하지만 방마다 샤워장은 있어..... "
" 함 보자..."
흠... 나름 괜찮았다.... 손만 좀 보면 지낼 만 하겠다....
" 집주인은 어디 있는데...."
" 신데렐라는 전화하면 부를 수 있어...."
" 신데렐라 ? "
" 응... 이름이 신데렐라야 "
이런 .... 그럼 내가 왕자님이 되는 건감 ? ㅋㅋㅋ
" 수도세랑 전기세는 ? "
" 물세는 한달 50 밧, 전기세는 유닛당 3 밧 "
" 보증금은 ? "
" 한달치야... 1,000 밧 "
피타이가 좀 실망한 눈치였다. 사윗감으로 부자를 원했었나 ? 흐흐흐
그래..... 당분간 여기 머물러 보자.... 우~~ 쒸... 돈 굳었당..
보통 호텔 하루치 방값으로 한달을 머물 수 있다니.... 헤헤....
지미가 죠를 만난 곳은 바로 그 쪽방셋집 이었다.
용문신 롭부리 야쿠자 죠.......
지미와 따이깐
31 살 죠를 귀여워해 주세요~~~~
오늘도 답글 달 시간이 없는 지미....
용서해 주시면 여러분 모두 복받으실 거에염...
사진 1. 1,000 밧 짜리 방에서 집주인 "신데렐라" 와 함께.... ㅋㅋㅋ
사진 2. 그 시절 지미.
찦이 사주는 밥을 낼름낼름 맛있게 잘 먹었다...
사진 3 귀여운 롭부리 야쿠자....
사진 4. 지미와 죠, 또또 (찦의 사촌 형)가
지미의 사업장에서 제사를 드리고 있다.
사진 5. 지미와 나차
죠의 롭부리 사촌 동생. 미녀(나차)와 야수(죠) 는 사촌간.
지미와 사랑에 빠진 나차가 벤츠를 몰고 치앙마이에 나타나
콘쫀(가난뱅이) 지미를 놀라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