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도시와 나.
1.
세월이 늙어갈수록
마음은 더욱 시기로 들끓고...
어찌하여....
날이 저물수록
휘이잉 서늘한 바람
가슴 언저리에 사무친다.
나를...
방센의 그 해변가 식당으로 다시는 초대하지 마라
무섭도록 섬뜩한 그 황량한 석양에
나는 수천번 수만번 심장을 쪼개며 죽어나가고..
검불게 타 오르던 그
암흑의 전조는
너도 살고 나도 살고
우리는 아무도 죽지 않았건만
염을 하듯 애절해지고..
그 매몰차고 무정한 석양은 찬란하고
무시 무시한 바다는 검붉게 일렁이기만 한데...
2.
나를, 나를, 번화한 소이카우보이에나 데려다 다오.
천박한 망사 스타킹에
쥐잡아 먹은 듯이
겉도는 뻘건 립스틱을 바른
어이쿠나..근육맨 아저씨!!!
짜리몽땅 궁뎅이 방뎅이 콩껜에서 온 촌녀
냅다 팔짱을 끼고
오라버니! 하는데 어이쿠나...팍치 냄샌가??
기웃 거리던 한국 청년들, 일본 청년들
노팬티의 처자들 치맛속을 히히덕 거리고..
세월이 늙어가면
사랑은 더욱 시기로 들끓고
하루 이틀 그리고 사흘..
날이 저물수록
욕정속으로 휘이잉 지나가는 서늘한 바람
3.
살같을 까맣게 태우고도 작열하는 아스팔트의 도시 태양이
거짓말 처럼 첨벙 바다로 추락한 뒤...
매몰차게 서늘한 바람이 불면,
비로소 나태하고 밍기적 거리던 도시가
꿈틀 꿈틀 활기를 시작하는 저녁.
나를...
방센의 그 해변가 식당으로 다시는 초대하지 마라
사람이 살고 욕정과 객기와 잠시잠간의 과한 일탈이 꿈틀대는
소이 카우보이로 차라리 나를 데려다 다오.
암스테르담과 포세이돈이 있는 라차다 도 좋겠지
사람이 입으로만 먹고 살까?
4.
나도 죽지 않고, 너도 죽지 않고
밤을 맞는 도시는 비로소 활기가 넘치기만 한데....
저 너머로
검붉게 일렁이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