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똑 나이 짜이 파유 나이 짜이 - 2
몹시도 가려운 거리의 개
비비다가 깨물다가 흔들다가...
이젠 포기한 채
길거리 한 복판,
조각 그늘에 주저앉은 방콕의 도시 풍경속에
어느덧 비는 내리고
오래된 포춘타운의 쇼핑몰 맞은 편으론
언제 시작인지
언제 끝나는지 도 모르는 맨날 시끄럽게 포크레인만 굴리고
기초 공사도 않는 공사장..
한 나절 동안 쿵쾅대던 공사장에도 밤과 함께 고요가 깔리고 나서는
비는 그렇게 우두둑 쏟아진다.
언제 부터인가 공사장 넓은 빈터에 몰려든
방콕의 도시 빈민들
양철로 다닥 다닥
떠돌이 인생의 쉼표를 찍는건가.
하나 둘 모여 들더니
이젠 조그맣게 자기네들만의 이웃을 만들었다.
포크레인 쿵쾅대거나
잠시 조용하다 싶으면,
이내 과일사세요~ 나물 사세요~
허드렛 과일과 나물 파는 조그만 쏭테우 행상들이
약속이나 한듯이 그렇게 드나 든다.
언제였는지 ,
공사장 빈 공터의 맨 흙바닥을 포크레인으로 파고 웅덩이를 만들더니
하루 이틀 내리는 비만 받고도
근사한 물 웅덩이를 만들고선
커다란 파라솔 하나를 세우고 나무 판대기 밑에 깔고 나더니
맨날 맨날 내려다 봐도
흙탕물에서 헤엄치는 사람은 안 보이네
저 마을 사람들은 어데서 무얼해서 먹고 살까?
그리고 저 마을 사람들은 하루종일 무얼 하길래 바깥은
지저분한 개들 몇 마리만 왔다 갔다 하는 걸까?
우두둑 비는 그렇게 쏟아져 내리고
그 조그만 자기네들 만의 마을에도 비는 내리는데...
마을의 커다란 마당이 되어 버린 그 공사장은 이내 흙탕물 천지고...
집집마다 하나씩 둘씩 전등불이 반짝 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