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부지 아가씨의 넋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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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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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부지 아가씨의 넋두리...

기분좋은상상 14 2011
한국에서 그럭저럭 회사에 잘 다니는 26살 처녀입니다.
처음부터 저는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활기차고 명랑하고 밝은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꾸준히 서비스 쪽 일을 하기 위해 공부도 헀고 주변에서 저의 성격과 따악 어울린다면서 모두 기대하는 분위기였죠.
그러다가 우연히 괜찮은 회사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넓은 책상에 컴터 두대를 놓고.. 하루 왠 종일 컴터와 열심히 일합니다.
어쩔 때는 말 한마디 안하고..
내 앞사람, 옆사람만 보고 퇴근할 때도 많습니다.
아.. 이 답답한 생활. 이제 6개월이 지났어요.. 입에 거미줄 칠만큼 사람 상대 안하고.. 멍하니 하루 왠종일 컴터를 두들겨 대고 있습니다.
그 업무가 매달 반복이 되죠.. 매달.. 비슷한 날짜에 비슷한 일을 하고..
그러나. 주변에서는 복에 겨운 소리라고 합니다. 이름만 대면 알아주는 좋은 회사에서 주5일근무에.. 꼬박꼬박 월급 나오고 보너스 나오고.. 그렇게 취업이 어려운 요즘 세상에.. 잘 다니다가 좋은 사람 만나 시집이나 잘 가라는 말들 합니다.

그리고.. 얼마전 여름 휴가때 태국이라는 나라에 여행을 갔습니다.
여행자의 입장에서. 관광객의 입장에서 보는 것이라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호사스러운 여행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빠듯하게 아끼고, 태국을 느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처음부터 저의 여행의 목적은 휴양과 관광이 아니라. 삶 그자체였습니다.
태국의 삶을 느끼고 싶어 낯선 거리를 걷고 낯선 사람을 마주하는 것을 겁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짧은 일정의 여름휴가가 끝나고...
깊은 감명과 많은 생각을 갖고 돌아왔습니다.
내가 과연 하고 싶은 일을 찾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서비스 업 쪽 일이 하고 싶다고 매일 버릇처럼 이야기 하면서
뭐가 무서워 도망나오지 못하고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가.
태국.. 이곳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생각하고 또 생각해봐도..
어렵습니다. 솔직히 어렵습니다.
마음은 굴뚝처럼 하루에도 수십번 비행기를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습니다.
마음은 여전히 태국의 한 귀퉁이에 던져놓고 왔습니다.
마음은 지금의 일과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다며 소리치고 있습니다.

지금은 아무것도 할 줄 아는 게 없습니다.
태국에 가게 되면 오랫동안 공부하고 많이 좌절하고 많이 외롭고 많이 실망하겠지요. 하지만 많이 기쁘고 많이 즐겁고 많이 행복하고 많이 배울것입니다.
지금의 직장 과감히 내 던져 버리고..
태국가서 공부해서 가이드 일을 해볼까 하는데..
어떻습니까? 돈.. 문제가 아니라. 그냥.. 제가 즐겁게 일하고 싶습니다.
같은 말을 같은 장소를 같은 음식을 수십번 설명해도 상관없습니다.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은 그 때마다 다를 테니..
즐겁게 일하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꺼 같습니다.
가이드 일이라면..
저의 성격에도 잘 맞을 테구요..
절친한 친구들에게 슬쩍 물어보니 가이드라면 정말 제가 잘 할 거 같다고 합니다.
힘들고 어렵겠지만.. 도전해보고.. 느끼고 싶습니다.
태사랑의 가족분들..
정말 아끼는 딸, 조카, 친구, 동생 이라 생각하시구 조언 부탁드릴께요.
부모님이 이제 시집가라는 말을 담으시려는 이 나이에..
(물론 아직까지는 그런 말씀은 안하십니다만..^^)
새롭게 일을 배워서 시작한다는 거...
감당해야 할 데미지나 리스크가 크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한살이라도 어렸을 때.. 도전하지 않으면 평생 마음에 남아 있을 이 느즈막한 소망을 이루기 위해 용기를 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오랜 고민 끝에.. 태사랑님들의 입방에 오르내릴 것이라 생각은 들면서도..
혼자서는 너무 많이 생각해서 멍해진 이.. 늦은 밤. 이른 새벽에..
넋두리 한번 뱉었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이 글은 다른 게시판에서 이곳으로 이동되었습니다. 앞으로는 꼭 게시판 성격에 맞도록 글을 올려주세요. ^_^ (2006-09-17 13:46)
#2012-06-27 20:33:53 사는이야기#
14 Comments
soho 2006.09.17 03:25  
  지금 비자정책 변경으로 기존분들도 크게 뒤숭숭한 상황입니다.
다른분들이 올리신글중에 비슷한 글이 많이 있습니다. 겸색해보시면 금방 찾아보실수 있습니다.
세옹지마 2006.09.17 08:42  
  사무실에서 본인이 하고 싶은 일과 전공을 살린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요?  좋은 일자리가 많이 없어졌다는 현실에서 모두들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패스맨 2006.09.17 08:52  
  돈이 있으면 시간이없고 시간이 있으면 돈이 없습니다. 우선은 돈 벌수있을때까지 버시고 나중에 생각하세요. 그래도 이게 아니다라고 생각하시면 님께서 말하는 가이드란 직업에 대해 간접경험이라도 한번 해 보세요. 가이디가 님이 생각하는것 처럼 멋진 직업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푸름 2006.09.17 13:54  
  왠지 글쓴이가 여친 친구 같은 느낌이.. 좀 더 치열하게 고민해보구. 결심이 되면 즐겁게 지르길^^
하누리 2006.09.17 14:43  
  저같은 경우는 방콕에 온지 1달도 안된 가이드업무를 배우고 있는 사람입니다...아직까지 말도 안통하고 음식도 맞지않아서 나름대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여기는 한국보다 더 치열합니다...제가 듣기로는 가이드하러 10분이 오시면 8분은 6개월이 되기전에 짐싸서 한국으로 간다더군요^^
한국보다 더 생존경쟁이 치열하다는것을 요즘은 느끼고 있읍니다...또 지금은 비자문제로 인하여 꽤 심각합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몰라도 태국에 계신 모든 외국인들이 결과를 주시하고 있답니다...많이 생각하시고 주위분들한테 조언을 많이 들으시고 결정하세요^^신참인 제가 이런글 올려서 죄송스럽네요...단지 지금까지 느낀점을 적은것 뿐이니 고참님들 오해없으시길 바랍니다...
커이학짜오 2006.09.17 16:45  
  지금은 거의 확정적으로 보여지는 비자법에 의하면
태국내에서 가이드는 물론 그 어떤 직업도 워크퍼밋이 없이는 갖기가 힘들게 될것 같습니다.
지금 그것 때문에 교민사회가 상당히 술렁이고 있구요
실제 시행된다면 교민 상대로하던 요식업과 서비스업,여행업에 상당한 타격이 될걸로 생각됩니다.
가이드 역시 태국내에서는 외국인 가이드 자체가 불법임에도 그동안 암묵적으로 용인되어왔던 부분인데
비자법이 시행되면 워크퍼밋 받기가 어려워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 비자법이 좋은쪽으로 결정되어지기를 바랄뿐입니다.
도시기 2006.09.17 20:27  
  태국에 오시고 싶으시면, 가이드를 하기위해 들어오지 마시고 다른 목적을 가지고 들어오심이 어떨지요.
어차피 태국에 들어오셔서 공부하고 가이드를 하신다고 하셨는데, 그 시간과 열정 투자, 가이드를 하고자하는 목적이 아니라, 차라리 그 열정과 시간으로 태국에서 언어를 확실하게 공부하겠다는 생각을 하심이 어떨지요

가이드 말고도 님께서 하시면서 좋아하실만할 일 분명 많을꺼구요, 근데 가이드가 되겠다는 목적만을 가지고 들어오시게 되면 얼마 못가 철수하시게 될 것같네요
언어 하나만이라도 확실하게 해놓으시면 길이 더 많이 열립니다.
그리고 장담컨대, 가이드 하시기위해 준비하고 투자하는 시간들, 노력들, 그 만큼 투자하면 언어 충분히 할수있습니다.
언어를 확실히 하면 길이 더 많이 열린다는 사실 잊지마시구요, 지레 겁먹지 마시구요
여기서 가이드 하시겠다는 각오와 용기만 있으면 언어 충분히 하실수있습니다.

생각 잘 하시구요
쏜짜이 2006.09.17 20:57  
  우선 격려해드리고 싶네요. 전 외국생활 10여년 해왔고, 태국엔 얼마전에야 살러온사람입니다.가이드란 직업을 직접 해보았고 여행업에 오랫동안 종사해오고있는사람입니다.일에대한 성패는 개개인의 노력과 상황에 따라 많이 다르게 마련이지만 태국에서 살고싶은 맘이라면 과감하게 실천해보는것도 괜찬은것 같습니다. 이것저것 고려해서 그냥 눌러앉으면 두고두고 마음에 남거든요
많은 생각을 할수밖에 없는게 당연하겠지만 때로는 머리로 상황판단하기보다는 마음가는대로 움직여 보는것도 괜찬다여겨집니다. 잘 알다시피 어차피 한길을 선택하면 다른길은 못가는것이고 성공이니 행복이니 이런것은 어떤길을 선택하느냐보다는 얼마나 열심히 사는냐가 중요한것 같습니다. 빤히 보이는 잘못된 길을 가는게 아니라면 그리고 어느정도 선택 가능한 상황이라면 너무 많이 재지말고 맘따라 가보셔도 의미는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최소한 하고싶은 일을 못해본 후회나 살고싶은 곳에서 못살아본 후회는 안하겠지요. 글구 여자분이신 더 나이들거나 결혼후엔 당연히 그선택의 폭은 좁아질것입니다
뚝까딱 2006.09.17 22:54  
  손짜이 님 말씀이 맞는 것 같습니다... 100번 듣는 것 보

다 한번 해보는게 낫다는 말이 있듣이 젊었을때 한번

해보는 것도 괞찮을듯 ,,,

하지만 선배님들의 경험과 충고를 가슴에 새기시길 ...

쁘라솝깐 이라고 하지요 ....태국말로
기분좋은상상 2006.09.17 23:28  
  아.. 감사합니다. 많이 도움이 되었고.. 오랫동안 읽고 또 읽어보았습니다. 정말.. 열심히 생각하고 열심히 느끼며.. 결정하겠습니다. 정말 감사해요^^
새시 2006.09.18 02:52  
  상상님...저도 매일매일 직장을 그만두고 싶은^^ 축이랍니다.ㅋ 저의일은 제 적성에 맞는데도 그래요....
하지만, 나름대로 시간을 가지고
목표에 근접해가는게 제일 중요할 것 같아요..지르는 것만큼 신중하게 점령하는것도^^ 필요할거라는...

하지만, 저도 언제 확!때려치구 떠날지 몰라요 헤~
chang 2006.09.18 16:45  
  가이드란 직업 의외로 여자분들이 남자들보다 더 잘 한다고 하더라구요. 근데 태국에서 가이드는 아무래도 힘든 조건들이 한두가지가 아니라는건 잘 아실겁니다.
가이드하시더라도 언제라도 때려칠 수 있어도 든든한
자금 (대충 약 5000만원 이상은 되야겠죠)을 한국에 저금해 놓으시고 맘 편하게 떠나세요.그리고 하고싶은
가이드도 해보시고 그러다 아니다 싶으면 다시 회사에
다니시던가 아님 자금으로 다른 일을 또 할 수 있잖아요?
감자오너 2006.09.18 23:16  
  참 좋으시겠네요.
저는 연말에 태국으로 이주해서 제 전공 살리며
태국인 여친이랑 앞으로 못다한 꿈 이루려
전공과는 전혀 무관한 계약직 업무로 뼈빠지게
돈 모으는데......쩝 대학서 전공과목,영어,중국
표준어에 광동어까지 죽어라 열심히 했건만
막상 대학나오니 취업도 안 되고 눈높이를 낮춰서
낮춰서 지원했거늘 어떤 곳은 이 학력으로 더 좋은 곳
찾지 왜 이런 곳 지원했냐고 연신 묻기만 하고....
아무쪼록 좋으시겠어요.

그리고 가이드 하시려고요?
음.......태국이란 나라에 전반적으로 지식이 있어야만
하고 그 어느 누구보다도,어떤 직업보다도 어렵고
치열한 직업인데.......마음 단단히 먹으셔야 할 듯.
그리고 지금 관광비자로 들어온 외국인 불법 취업자들
단속 심합니다.가이드를 정 하시고 싶으시거든
한번 부딪혀 보세요.저도 26세이지만 뭐 늦은 나이도
아니고...도전해 볼 시간은 아직 많잖아요?^^
근데 태국에는 몇 번 다녀가셨었나요?
태국어로 언어소통은 가능하신지.....
관광국가인지라 영어가 어디서든 통하기는 합니다만
(못하는 분들도 더러 있음)정말 무언가를 하고자
원하시거든 태국어를 먼저 배워보시고 지리와 태국의
문화를 먼저 이해해 보심이 어떨런지요?
양파공주 2006.09.19 16:06  
  가이드 매력있는듯..특히 여자는 ㅋㅋ  힘내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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