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와 대한민국...
필리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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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22 11:36
김연아 때문에 온 나라가 시끌시끌하다...
IOC에 청원하자며 여기저기서 카톡을 보내온다...
김연아는 CF 1편 찍을 때마다 약 10억원을 받는다고 한다...
1년에 CF 수입만 약 100억원이고 이것저것 합치면 150억원쯤 번다고 한다...
세계 여성 스포츠 선수 중 5위에 해당하는 액수라고 한다...
그런데... 그 김연아 경기 보느라 밤잠을 설치고
청원하느라 몸살을 앓는 우리들의 처지는 어떠한가...
요 몇 달 사이 아파트 관리비가 너무 올랐다고 아우성인 이웃들이 많다...
실제로 수도요금 전기요금 가스요금 등 각종 공공요금은 5% 가량 올랐다고 한다...
그런데 서민들이 느끼는 물가 인상 폭은 50%에 가깝다...
어째서 이런 현상이 생겨났을까???
연말정산은 봉급쟁이들에게 13월 치 월급이라는 우스개가 있었다...
웬만한 봉급쟁이들은 50~100만원 쯤 환급받기 때문에 생긴 말이었다...
그런데 올해 연말정산에서는 오히려 100만원 가량 토해내야 한다고
울상인 봉급쟁이들이 많다...
고소득 자영업자들은 세금을 덜 낸다던데,
왜 매번 봉급쟁이만 봉 노릇을 하는 걸까???
홍대에서 식당을 하던 후배는 월세와 보증금을
3배(30%가 아니라 300%!)나 올려달라는 바람에 쫓겨나게 생겼다...
후배가 떠나면 그 자리에 고급 레스토랑이 들어올 예정이라고 한다...
서민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임대차보호법이 오히려 서민의 목줄을 죄고 있다...
어째서 이런 결과가 벌어졌을까???
서민들 삶이 팍팍해진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노무현 정권 때는 사람이 죽으면 20만원 정도의 장례비가
건강보험공단에서 지급되었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 들어서 이 제도가 슬그머니 없어져 버렸다...
해마다 환경부에서는 우수환경도서를 선정한다...
그렇게 선정된 도서들을 몇백만원 어치씩 구입하여
전국의 도서관이나 공공기관에 배포해주곤 했다...
가뜩이나 어려운 중소출판사들에게는 아쉽지만 고마운 제도였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 이후부터는 딸랑 상장 하나 주는 걸로 끝내고 있다...
우리가 눈치도 채지 못하는 사이에
서민들을 위한 복지 정책은 하나둘 줄어가고...
재벌들을 위한 각종 혜택은 하나둘 늘어가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99%를 착취하여 1%에게 퍼다주는 정책을
수정할 의향이 전혀 없어 보인다...
거대 야당은 아직 생기지도 않은 정당에게 밥그릇 뺏길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그나마 서민에게 좀 관심을 가지던 진보정당들은
몇몇 시대착오적 망상가들 때문에 자중지란에 빠져 있다...
힘없고 빽없는 서민들은 과연 누굴 믿고 살아야 할까...
상황이 이렇게 암울하고 참담하다보니
김연아에게 몰입하면서 위안을 삼는 심정, 충분히 공감이 간다...
하지만 그러는 사이...
우리는 우리에게 진정으로 중요한 걸 잊어가고 있는 건 아닌지...
레미제라블을 보면서... 변호인을 보면서... 김연아를 보면서...
거기에 몰입하고 환호하는 동안... 우리는 스스로도 의식하지 못한 채...
우리의 삶이 왜 이 지경이 되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되어 갈 것인지...
그 진지한 탐색과 고민들을 서서히 희석시켜가고 있는 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