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분 대통령에 대한 제 편견을 고치고 싶은데......
대한민국에게 5 월은 잔인하고도 비극적인 달 인 것 같습니다. 작년 5 월 말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직후 온라인 대화 중에 두 대통령 이야기가 나와 가벼운 경험담을 나눈 적이 있습니다. 한 분에 대한 것은 개인적인 경험담이고 또 한 분은 일면식도 없는 분이기 때문에 그냥 신문에 보도된 어떤 에피소드에 대한 느낌만을 전달했습니다.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물론 이 이야기는 지극히 단편적인 사건이나 역시 단편적인 정보를 통해 받은 개인적인 인상을 요약한 것이기 때문에 편견일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5 월 이 되니 갑자기 그 때 생각이 나서 가져왔습니다.
그냥 제 편견일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반대되는 편견(?) 있으면 댓글이든 답글이든 달아주시면 됩니다. 화를 내실 필요는 전혀 없구요^^
코끼리의 각 부위를 만져 본 장님들의 편견이 모이다 보면 코끼리가 그려지겠지요. 코끼리 옆에서 멱살잡고 싸운다고 코끼리가 그려지는 건 아니잖아요?
개인을 평가하는 기준은 다를 수 있지만 품격판단의 기준은 이념의 차이를 막론하고 대동소이할 것 입니다. 우리가 어떤 사람을 그가 가진 정치적 입장, 또는 대통령으로서의 능력을 가지고 논할 때와 개인의 품성이나 인격을 말할 때는 주제 자체를 구별해야 되겠지요.
나는 개인적으로 그에 대해 아주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에피소드인데요. 1989 년 4 월 말에 부산교대 학생 하나가 머리에 최루탄을 맞고 뇌사상태에 빠진 적이 있었지요. 제 기억으로는 그 학생 이름이 이경현 이었습니다. 당시 나는 XXX 편집기획실 간사 자격 (20 대에 불과한 젊은 아가 약간 출세했었답니다^^)으로 그 학생의 부모를 면담하고 그 여학생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부산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5 월 3 일 동의대 사태가 터집니다. XXX 본부에서는 부산에 내려와 있는 나에게 사태파악과 취재를 우선 시작하라고 해서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돼 있는 학생들을 만날 수가 있어야지요. 당시 경찰 분위기는 통일민주당 총재 김영삼 조차 분향소에서 봉변을 당할 정도로 험악했습니다.
본부 XXX 변호사와 부산의 XXX 등의 주선으로 노무현 의원에게 도움을 받았습니다. 노무현은 당시 통일민주당 부산 동구 지역구 국회의원이었는데 중요한 것은 그가 학생들이 수감돼 있던 경찰서 (이름 생각 안 남) 서장(황 모 씨였음)과 막역한 사이였다는 것 입니다. 그 자신도 바쁘고 잘못하다가는 서장 친구고 뭐고 이성을 잃은 경찰관들에게 봉변을 당할 수 있는 상황이라 처음에는 꺼려 했었습니다.
그러나 일단 본인이 도와주기로 마음을 먹자마자 자세를 완전히 바꾸어, 자신의 모든 일정을 취소하면서까지 직접 전화를 걸어보고 양해를 구하고, 상황을 일일이 물어보고, 경찰서까지 같이 가 주는 등 차분하게 일 처리를 착착 해 나가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결국 그 경찰서의 서장실에서 서장 입회 하에 이른바 주모자로 분류된 학생들을 만날 수가 있었고 유치장까지 내려가 학생들을 면담할 수도 있었습니다. 당시 마지못해 우리 일행을 안내하면서 적의에 찬 눈으로 우리를 노려보던 그 경찰서 직원들의 눈빛이 아직도 생생하군요.
당시 쟁점이 발화 원인이었는데 그 학생들의 증언을 통해 학생들이 화염병을 먼저 던진 게 아니라 시너통이 싸여있는 위험한 건물내부에서 총류탄을 마구 발사한 경찰측에 책임이 있다는 요지의 특집기사를 쓴 기억이 납니다.
아무튼 그와의 개인적인 인연은 딱 두 차례밖에 없지만, 내가 본 그는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그리고 자기가 곤란한 입장에 처 할 수 있어도, 자기가 책임지겠다고 한 일은 마무리를 짖고 확인까지 하는 아주 성실한 인간형이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나는 내 작은 경험 속에서 그의 인간형에 대해서만큼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것이고 다른 분들은 또 각자 나름대로의 시각이 있겠죠.
이라크 참전 이후에 나타난 참여정부의 일련의 행보만 보고 나의 이런 인간적 호의조차 못마땅해 하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지만 아무튼 내 생각은 정직하게 표현해야 하니까요.
sarnia 의 대통령 이야기 둘 (이 분의 실명은 공개 안 합니다)
저는 지금 그가 젊은 시절 성매매업소를 들락거린 적이 있다는 사실 자체에 시비 거는 게 아니라 그의 분별력과 입방정에 대해 지적을 하고 있는 것 입니다.
각하의 마사지 이야기는 태국 마사지를 두고 한 말이죠. 작년과 재작년에 태국에 연달아 갔을 때 각하 마사지 사건을 나름대로 알아보고 다닌 적이 있습니다. (각하 사진 들고 이런 사람 여기 온 적 있느냐고 물으면서 다니지는 않았고……)
“기회의 균등보장을 위해 못생긴 여자를 골라줬다”는 눈물겨운 이야기는 어제 000님에게 처음 들었는데, 대선직전에 문제가 심각해지자 발마사지였다고 둘러댔던 건 틀림없이 기억합니다.
방콕과 치앙마이에는 닥터핏을 비롯해서 수준 높은 발마사지업소가 많고 수 많은 안마 업소들이 타이마사지 발마사지 오일마사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요.
70 년대 이발소처럼 빨강 파랑 원통 같은 것을 뺑글뺑글 돌려대며 주택가에 까지 들어와 있는 한국의 ‘여대생 스포츠 마사지’ 같은 성매매업소가 아니라 말 그대로 가족끼리 친구끼리 또는 혼자 부담 없이 가서 쉬고 올 수 있는 공간입니다. 두 시간짜리 타이 마사지가 보통 3~400 밧 (10 불~13 불) 정도이고, 궁전 같은 호사를 누릴 수 있는 세시간 짜리 고급스파도 2~3000 밧 (6~90 불)이면 뒤집어 쓰니 스파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천국이나 다름없는 곳이지요.
제가 한 조사에 따르면 이런 태국의 안마업소가 손님이 안마사를 고르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물론 단골이 되면 자기가 선호하는 안마사를 예약하거나 할 수는 있지요. 잘하는 곳은 관광객들이 많이 몰려들어 손님이 안마사를 고르기는커녕 번호표 받아 기다려야 하는 곳도 많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손님들이 선호하는 안마사는 경험 많고 실력이 있다고 소문난 안마사인데 대체로 중년여성인 경우가 많고 남자들도 많습니다.
그러면 태국 가서 못생긴 여자를 골랐다는 각하의 증언은 거짓말이냐? 그가 또 BXX사건 때 처럼 위증을 한 것이냐?
그렇지는 않습니다. ‘발마사지’ 라는 말을 빼면 그의 증언은 사실과 일치하는 점이 많습니다.
태국에는 각하께서 증언하신 그런 곳이 분명히 있습니다. 한국처럼 주택가건 시장통이건 빨강 파랑 원통을 뺑글뺑글 돌리며 아무데나 있는 것이 아니라, 방콕의 경우 주로 라차다피섹이라는 곳에 몰려 있는데 웬만한 호텔 뺨치는 규모의 성인 마사지 업소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습니다. 포세이돈, 나탈리, 시저 등등인데 웬만한 태국 관광 사이트에는 유명하게 알려진 곳들입니다.
그의 증언처럼 그곳에 가면 그가 한 표현 그대로 ‘못생긴 여자’를 고르는 게 제도적으로 보장되어 있습니다. 다 똑 같은 건 아니겠지만 대체로 두 세 종류의 유리관 속에 번호표를 단 반라의 여자들을 수 십 명씩 가두어 놓고 있는데, 두 세 종류의 유리관이란 각각의 등급을 의미합니다. 그 등급이 바로 각하께서 증언하신 ‘예쁜 여자’ ‘보통으로 생긴 여자’ ‘못생긴 여자’를 의미하는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 입니다.
그러니까 “못생긴 여자를 골라야 서비스가 화끈하다”는 각하의 증언은 그냥 대충 통밥으로 한 농담이 아니라 태국의 성매매제도와 그 개념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뢰할 만한 발언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 분은 태국의 성매매 개념도에 대한 정확한 통찰력과 사건 경험에 대한 확실한 기억력을 바탕으로 진실을 증언한 셈입니다. 저는 그런 각하의 말씀을 믿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진짜 한심하게 생각한 건 그가 성매매업소에 들락거린 적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저 벼랑아래로 끝이 보이지 않는 그의 분별력입니다.
그가 대통령 후보 시절 어느 지방을 방문한 자리에서 그 지방의 어느 얼빠진 도지사 놈이 “옛날 같으면 관기를 불러 모셨을텐데” 어쩌구 하는 주접에 화답을 하느라 내뱉은 소리일 것 입니다.
다카키 마사오씨가 이 글을 읽었다면 아마 이런 댓글을 달았겠죠.
“어이~ sarnia 씨, 배꼽아래 일은 문제삼지 않는 거야. 사내가 시시하게” (영화 ‘그 때 그 사람들’ 에 나온 유명한 대사)
배꼽아래 이야기가 아니고 촐랑새 같은 입과 stuck in ass가 분명한 해골에 관한 이야기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