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분 대통령에 대한 제 편견을 고치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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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분 대통령에 대한 제 편견을 고치고 싶은데......

sarnia 13 416

대한민국에게 5 월은 잔인하고도 비극적인 달 인 것 같습니다. 작년 5 월 말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직후 온라인 대화 중에 두 대통령 이야기가 나와 가벼운 경험담을 나눈 적이 있습니다. 한 분에 대한 것은 개인적인 경험담이고 또 한 분은 일면식도 없는 분이기 때문에 그냥 신문에 보도된 어떤 에피소드에 대한 느낌만을 전달했습니다.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물론 이 이야기는 지극히 단편적인 사건이나 역시 단편적인 정보를 통해 받은 개인적인 인상을 요약한 것이기 때문에 편견일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5 월 이 되니 갑자기 그 때 생각이 나서 가져왔습니다  

그냥 제 편견일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반대되는 편견(?) 있으면 댓글이든 답글이든 달아주시면 됩니다. 화를 내실 필요는 전혀 없구요^^

 

코끼리의 각 부위를 만져 본 장님들의 편견이 모이다 보면 코끼리가 그려지겠지요. 코끼리 옆에서 멱살잡고 싸운다고 코끼리가 그려지는 건 아니잖아요?    

 


sarnia 의 대통령 이야기 하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개인을 평가하는 기준은 다를 수 있지만 품격판단의 기준은 이념의 차이를 막론하고 대동소이할 것 입니다. 우리가 어떤 사람을 그가 가진 정치적 입장, 또는 대통령으로서의 능력을 가지고 논할 때와 개인의 품성이나 인격을 말할 때는 주제 자체를 구별해야 되겠지요.

 

나는 개인적으로 그에 대해 아주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에피소드인데요. 1989 4 월 말에 부산교대 학생 하나가 머리에 최루탄을 맞고 뇌사상태에 빠진 적이 있었지요. 제 기억으로는 그 학생 이름이 이경현 이었습니다. 당시 나는 XXX 편집기획실 간사 자격 (20 대에 불과한 젊은 아가 약간 출세했었답니다^^)으로 그 학생의 부모를 면담하고 그 여학생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부산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5 3 일 동의대 사태가 터집니다. XXX 본부에서는 부산에 내려와 있는 나에게 사태파악과 취재를 우선 시작하라고 해서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돼 있는 학생들을 만날 수가 있어야지요. 당시 경찰 분위기는 통일민주당 총재 김영삼 조차 분향소에서 봉변을 당할 정도로 험악했습니다.

 

본부 XXX 변호사와 부산의 XXX 등의 주선으로 노무현 의원에게 도움을 받았습니다. 노무현은 당시 통일민주당 부산 동구 지역구 국회의원이었는데 중요한 것은 그가 학생들이 수감돼 있던 경찰서 (이름 생각 안 남) 서장(황 모 씨였음)과 막역한 사이였다는 것 입니다. 그 자신도 바쁘고 잘못하다가는 서장 친구고 뭐고 이성을 잃은 경찰관들에게 봉변을 당할 수 있는 상황이라 처음에는 꺼려 했었습니다.

 

그러나 일단 본인이 도와주기로 마음을 먹자마자 자세를 완전히 바꾸어, 자신의 모든 일정을 취소하면서까지 직접 전화를 걸어보고 양해를 구하고, 상황을 일일이 물어보고, 경찰서까지 같이 가 주는 등 차분하게 일 처리를 착착 해 나가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결국 그 경찰서의 서장실에서 서장 입회 하에 이른바 주모자로 분류된 학생들을 만날 수가 있었고 유치장까지 내려가 학생들을 면담할 수도 있었습니다. 당시 마지못해 우리 일행을 안내하면서 적의에 찬 눈으로 우리를 노려보던 그 경찰서 직원들의 눈빛이 아직도 생생하군요.  

 

당시 쟁점이 발화 원인이었는데 그 학생들의 증언을 통해 학생들이 화염병을 먼저 던진 게 아니라 시너통이 싸여있는 위험한 건물내부에서 총류탄을 마구 발사한 경찰측에 책임이 있다는 요지의 특집기사를 쓴 기억이 납니다.

 

아무튼 그와의 개인적인 인연은 딱 두 차례밖에 없지만, 내가 본 그는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그리고 자기가 곤란한 입장에 처 할 수 있어도, 자기가 책임지겠다고 한 일은 마무리를 짖고 확인까지 하는 아주 성실한 인간형이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나는 내 작은 경험 속에서 그의 인간형에 대해서만큼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것이고 다른 분들은 또 각자 나름대로의 시각이 있겠죠.

 

이라크 참전 이후에 나타난 참여정부의 일련의 행보만 보고 나의 이런 인간적 호의조차 못마땅해 하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지만 아무튼 내 생각은 정직하게 표현해야 하니까요.

 

sarnia 의 대통령 이야기 둘 (이 분의 실명은 공개 안 합니다)

 

저는 지금 그가 젊은 시절 성매매업소를 들락거린 적이 있다는 사실 자체에 시비 거는 게 아니라 그의 분별력과 입방정에 대해 지적을 하고 있는 것 입니다. 

 

각하의 마사지 이야기는 태국 마사지를 두고 한 말이죠. 작년과 재작년에 태국에 연달아 갔을 때 각하 마사지 사건을 나름대로 알아보고 다닌 적이 있습니다. (각하 사진 들고 이런 사람 여기 온 적 있느냐고 물으면서 다니지는 않았고……)

 

기회의 균등보장을 위해 못생긴 여자를 골라줬다는 눈물겨운 이야기는 어제 000님에게 처음 들었는데, 대선직전에 문제가 심각해지자 발마사지였다고 둘러댔던 건 틀림없이 기억합니다.

 

방콕과 치앙마이에는 닥터핏을 비롯해서 수준 높은 발마사지업소가 많고 수 많은 안마 업소들이 타이마사지 발마사지 오일마사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요.

 

70 년대 이발소처럼 빨강 파랑 원통 같은 것을 뺑글뺑글 돌려대며 주택가에 까지 들어와 있는 한국의 여대생 스포츠 마사지같은 성매매업소가 아니라 말 그대로 가족끼리 친구끼리 또는 혼자 부담 없이 가서 쉬고 올 수 있는 공간입니다. 두 시간짜리 타이 마사지가 보통 3~400 (10 ~13 ) 정도이고, 궁전 같은 호사를 누릴 수 있는 세시간 짜리 고급스파도 2~3000 (6~90 )이면 뒤집어 쓰니 스파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천국이나 다름없는 곳이지요.

 

제가 한 조사에 따르면 이런 태국의 안마업소가 손님이 안마사를 고르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물론 단골이 되면 자기가 선호하는 안마사를 예약하거나 할 수는 있지요. 잘하는 곳은 관광객들이 많이 몰려들어 손님이 안마사를 고르기는커녕 번호표 받아 기다려야 하는 곳도 많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손님들이 선호하는 안마사는 경험 많고 실력이 있다고 소문난 안마사인데 대체로 중년여성인 경우가 많고 남자들도 많습니다.

 

그러면 태국 가서 못생긴 여자를 골랐다는 각하의 증언은 거짓말이냐? 그가 또 BXX사건 때 처럼 위증을 한 것이냐?

 

그렇지는 않습니다. ‘발마사지라는 말을 빼면 그의 증언은 사실과 일치하는 점이 많습니다.

 

태국에는 각하께서 증언하신 그런 곳이 분명히 있습니다. 한국처럼 주택가건 시장통이건 빨강 파랑 원통을 뺑글뺑글 돌리며 아무데나 있는 것이 아니라, 방콕의 경우 주로 라차다피섹이라는 곳에 몰려 있는데 웬만한 호텔 뺨치는 규모의 성인 마사지 업소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습니다. 포세이돈, 나탈리, 시저 등등인데 웬만한 태국 관광 사이트에는 유명하게 알려진 곳들입니다.

 

그의 증언처럼 그곳에 가면 그가 한 표현 그대로 못생긴 여자를 고르는 게 제도적으로 보장되어 있습니다. 다 똑 같은 건 아니겠지만 대체로 두 세 종류의 유리관 속에 번호표를 단 반라의 여자들을 수 십 명씩 가두어 놓고 있는데, 두 세 종류의 유리관이란 각각의 등급을 의미합니다. 그 등급이 바로 각하께서 증언하신 예쁜 여자’ ‘보통으로 생긴 여자’ ‘못생긴 여자를 의미하는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 입니다.

 

그러니까 못생긴 여자를 골라야 서비스가 화끈하다는 각하의 증언은 그냥 대충 통밥으로 한 농담이 아니라 태국의 성매매제도와 그 개념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뢰할 만한 발언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 분은 태국의 성매매 개념도에 대한 정확한 통찰력과 사건 경험에 대한 확실한 기억력을 바탕으로 진실을 증언한 셈입니다. 저는 그런 각하의 말씀을 믿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진짜 한심하게 생각한 건 그가 성매매업소에 들락거린 적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저 벼랑아래로 끝이 보이지 않는 그의 분별력입니다.

 

그가 대통령 후보 시절 어느 지방을 방문한 자리에서 그 지방의 어느 얼빠진 도지사 놈이 옛날 같으면 관기를 불러 모셨을텐데어쩌구 하는 주접에 화답을 하느라 내뱉은 소리일 것 입니다.

 

다카키 마사오씨가 이 글을 읽었다면 아마 이런 댓글을 달았겠죠.

 

“어이~ sarnia 씨, 배꼽아래 일은 문제삼지 않는 거야. 사내가 시시하게” (영화 그 때 그 사람들에 나온 유명한 대사)

 

배꼽아래 이야기가 아니고 촐랑새 같은 입과 stuck in ass가 분명한 해골에 관한 이야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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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고백 끝 54.gif

13 Comments
간큰초짜 2010.05.06 19:56  

뭐 sarnia님의 글의 의도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지만, 저도 노무현 전대통령과의 인연이 하나 있어서요....

초딩시절...아마 노통께서 인권변호사 시절이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제 선친은 부산상고 51회 졸업생이십니다. 노통은 52회시죠.
부산에 계신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부산에서 부상출신들의 자부심은
어마어마합니다. 실업계 고등학교가 뭐...하시겠지만, 60년대에 봉하마을이나
제 선친의 고향 같은 깡촌에서 부산상고는 몇년에 한명 갈까 말까했었고
부산고, 경남고와 함께 1차 고등학교는 부산에 3개교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어린시절 숱하게 선친의 손을 잡고 부산상고 야구시합을 보러 가서
선친과 함께 부산상고의 교가를 불렀고, 저희 집을 방문하시는 선친의
회사 상사나 후배는 거의 대부분 부산상고 출신인데다가 매년 가족과 함께
참석하셨던 동창회 체육대회에서는 지금 너무 유명해지신 분들이 많이
오셨던 것 같습니다. 강병철 감독, 신상우 전총재, 노무현 대통령, 이학수 부회장 등...
물론, 저는 그분들이 오셨는지 모릅니다만, 선친께서 식사중에 그런말씀을 하셨습니다. 
빛바랜 흑백 사진속에 저와 함께 노대통령이 있는 것으로 보아 저와 분명 인연이
있긴 있습니다. 저는 그에 대해서는 선친께 들은게 전부지만, 그가 국회의원이라서가
아니라(그가 대통령이 되기 전에 선친은 소천하셨습니다) 그리고 변호사라서가 아니라
제가 기억하는건 선친은 그를 아주 많이 자랑스러워하셨습니다.

그리고 작년 5월, 그냥 아버지 생각과 고초를 겪고 계신 그분 생각이 나서
한번 꼭 뵙고 싶어서 8살 딸래미와 서울에서 차를 몰고 봉하마을에 다녀왔습니다.
여러 일로 골치아픈 시절이라 직접 뵙지는 못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주 학교대표로 사생대회에 나간 딸래미와  함께 인천의 어떤 공원에서
그림을 그리다가 배가 고파 근처 김밥집에서 김밥 시켜놓고 기다리는중에 그 뉴스를
보게 됐습니다.....

올해는 다음주에 어머님 뵈러 부산 가는 길에 겸사 겸사 봉하마을 들러볼려고 합니다.

sarnia 2010.05.07 00:28  

벌써 1 년이 지났습니다. 5 월이 되니 생각이 나서……<?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님의 말이 맞습니다. 그가 대통령으로서 수행한 직무내용과는 상관없이 그를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가 바위에 몸을 던진 이유와 의미를 아주 잘 알고 있지요. 많은 사람들 특히 어떤 형태로든 그와 일의 관계에서 만났던 사람들, 소위 옛 동지들이란 사람들이 오랫동안 죄책감에 시달려 왔던 이유는 2009 3~5 월 그가 힘든 마지막 나날들을 보내고 있을 때 알면서도 모른 척했다는 스스로의 비겁함과 치사함 때문이었을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내심 좋아했지만 또 한 편으로는 매우 거북하고 불편해 하기도 했습니다. 그가 진보진영과 인연을 맺기 시작한 건 (계기는 1981 년 부림사건 변호를 맡게 되면서부터지만) 1987 년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 부산지부를 맡게 되면서부터 일 겁니다. 다음 해 제도권 정당(통일민주당)으로 들어가긴 했지만 1989 1 22 일 발족된 진보진영의 총 결집체인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 (전민련) 과도 긴밀한 관계를 가지면서 여기서 형성된 인맥이 향후 민주당을 거쳐 열린우리당까지 이어 집니다.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겠지만 당시의 진보진영이란 정당이고 노동운동권이고 시민단체고간에 철저한 학출 (학생운동권 출신) 헤게모니에의해 지배되고 있는 구조였는데 이 구조에서 이른바 상고출신 노무현의 까칠한 시시비비는 일면 신선한 충격을 주기도 했지만 많은 경우 왕따와 견제의 이유가 되기도 했습니다. 민주당 경선과정에서 당한 수모나 열린우리당 탈당, 대통령 재임 당시 외곽 진보논객들의 도가 넘는 공격, 2009 3~5 월 국면에서 알만한 사람들이 철저하게 외면하고 오히려 그를 조롱한 것 등등이 모두 이런 역사와 관계가 있다고 봅니다. 이와 관련해서 작년에 제가 써 놓았던 글이 있어서 가져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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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진영은 이 외롭고 가엾은 사나이에 대한 검찰의 자살몰이가 진행되는 동안 방관자적 조롱과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그들 중 상당수는 부인과 자녀에게 전해졌다는 그 돈이 대가를 바라고 준 뇌물이 아니라 일종의 전별금이라는 걸 이해하고 있었다. 받은 돈의 성격과 검찰수사의 방향이 전혀 격에 맞지 않는데도 그들 대부분은 거기에 대해서는 입을 다문 채 노무현과 철저하게 거리 두기에만 전념했다.

 

대한민국 진보진영의 노무현 따돌리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상고출신 인권변호사노무현은 이른바 학출(학생운동 출신) 활동가들이 학맥과 인맥으로 권력구조를 형성하고 있던 진보진영에서조차 비빌 언덕이 없었다. 그는 대한민국 전체를 기준으로 할 때만 주변인이었던 것이 아니라 진보진영에서 조차 주변인이었다. 대한민국 전체의 주변인으로서 당한 가장 대표적인 수모가 탄핵소동이었다면 진보진영의 주변인으로서 받은 가장 대표적인 따돌림은 새천년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때 당한 무시와 천대일 것이다.   

 

노무현에 대한 그런 주변인 대접이 치사할 정도로 노골적이고 야비했던 이유란 다른 게 아니다. 주변인인 그가 인맥으로 똘똘 뭉친 주류보다 훨씬 똑똑하고 인간적이었기 때문이다. 보수진영이건 진보진영이건 주변인이 주류보다 똑똑하거나 인격적으로 더 훌륭해서는 살아남기가 어려운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그가 죽는 그 순간까지 진보진영으로부터 조차 의붓자식 취급을 받으며 외면을 받았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주범인 검찰총장이 사건이 일어나자마자 사표를 집어 던진 것과는 달리 공범인 진보진영의 논객들은 한 이틀 정도가 지나서야 하나 둘씩 마지못해 얼굴을 내밀고 한마디씩 조의를 표하기 시작했는데 그 중 한 명이 내놓은 핑계가 아주 그럴듯했다.

 

먼저 노무현을 정말로 사랑했던 사람들이 조의를 표하고 나서 그와 다소 거리를 두었던 사람들이 나오는 게 순서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사람이 죽었다니까 자책감이 들어 그랬는지 그 논리 정연하던 이빨꾼들의 논조들이 하나같이 횡설수설이었다. 특히 놀라운 것은 그들이 예전에 썼던 글에선 일찍이 본 기억이 없는 미안하다는 말을 누누이 반복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경황 중에도 그런데 내가 전에 비판했던 문제를 번복할 이유는 아직 찾지 못했다자기가 잘난 것은 불변의 사실임을 천명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렇게 써 놓고 또 미안한 생각이 들었는지 이제 와서 내 주장을 번복하는 것은 고인을 오히려 모욕하는 것이라는 이유를 친절하게 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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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의 임기 말년, 사람들만 만나면 그를 맹공했던 사람으로써, 이른바 노사모를 조롱하고 다녔던 사람으로써, 그의 죽음 소식을 듣고 엄청 충격을 받았습니다. 밴쿠버 한인타운의 어느 한국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먹다가 mbc america의 뉴스를 통해 들었는데 처음에는 무슨 정치풍자 코미디극인 줄 알았습니다. 그 충격은 아마 그의 죽음 자체에서 비롯된 것 이라기보다도 사람의 진실을 알고도 애써 외면해 버리고 비난 행렬에 동참했던 스스로의 양심불량에 대한 깨달음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담인데, 그 뉴스를 듣고 옆 자리에서 식사를 하던 어린 학생들 몇 이 울음을 터뜨리는 걸 목격하고 그 경황에 뚱딴지 같이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노짱 당신은 참 행복한 사람이라고...... 자기나라 대통령이 죽었을 때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저 아이들도 행복한 아이들이고……

 

제가 저 아이들 또래였을 때도 대통령이 죽었지요. 자살을 한 게 아니라 비밀요정에서 여대생과 여가수의 시중을 받으며 밥을 먹다가 느닷없이 날아온 총알에 맞아 죽었는데……

그 때 저는 울음이 나오기는커녕 하도 기뻐서 춤을 추고 싶을 지경이었거든요
. 그 어린 나이에 말이지요. 저도 그 대통령도 불행한 한 시대를 산 사람들이었으니까……   

 

봉하마을 올 가을에도 또 들르게 될 것 같군요.

 

진지한 댓글 감사합니다.

초미녀 2010.05.07 14:36  

sarnia님이나 간큰초짜님처럼 직간접적으로
개인적인 인연을 맺었던 것은 아닙니다만
저 또한 멀리서 지지하는 노사모였답니다.
민주당 시절, 대선후보선출을 위한 국민경선에 참여, 투표해서
그 분이 대선후보가 되는데 저도 한몫했던 것이 벌써 8년 전이네요..
좋아하는 책도, 여행도, 카메라도 연애(?)도 모두 접어둔 채
그분의 토론과 연설과 대한민국 근현대사에 대한 진지한 공부를 밤 새워
하기 시작했던 것도 그 즈음이었어요. 다 그 분 덕이죠^^

대통령이 된 후, 아프간  파병건 등 저 또한 실망했던 적도 있었지만
그 분의 진정성과 능력에 대한 믿음, 인간적 신뢰는 늘 변함없었답니다.
 
작년 서거일엔 정말 망치로 맞은 것 같다는 표현처럼 그저 멍하니..
아프지도 않고 슬프지도 않고 이게 영환지 현실인지 도무지 믿기지가 않아서
쉴 새 없는 추측과 오보가 흘러나오는 TV를 앞에두고 한나절을 그렇게 있다가..
그렇게 그렇게.. 해가 지고 몇달이 가고 나서야..

봉하에 다녀왔어요.. 그게 10월이네요.

그 후
사람사는 세상, 서프라이즈 등
정치 관련 홈피에 매일같이 가서 (태사랑에 매일 출근 하듯이^^)
저는 여전히 그분에 관련된 소식과 사상과 흔적들을 꾸준히  접하지만
그럴 때마다 모니터 한 켠에 뜨는  그분의 사진만은 아직 외면하고 있네요.
울기 싫어서요. 사진을 보면 가슴이 쿵 내려앉거든요.
아직 그 분의 서거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일 수도 아니, 그럴거에요.
아직도 인정하기 싫거든요.
생각만 해도 많이 아프고  아프다는 표현 조차, 감성적 투정일 뿐인 것 같아
그 분께 죄송하거든요.

즐겁고 유쾌한 태사랑에서는  안하려 했는데
기어이 정치 얘기, 하게 만드시네요  sarnia 님.

아니 사람얘기니까. 사람사는 세상의 사람얘기니까..
의식적 공감대를 표현하고 싶었는지도 몰라요^^

태국도 대한민국도 미국의 압력에 못이겨
월남전에 파병을 지원했던 부끄러운 기억이 있지만
그러한 미국과 생사를 걸고 싸운 후
싸이공이라는 도시의 이름마저 호찌민으로 바꾸어놓는
베트남 국민들의 정치, 역사 의식이 그저 부럽고 존경스럽기만 하네요.

그 분에 대한 기억과 의식의 출발점을 마련해 준 님의 글이 참 고맙네요..^^

sarnia 2010.05.07 22:00  
초미녀 님의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잔잔히 빨려들어가는 마력같은 걸 느꼈었는데, 이번에는 많이 놀랐어요......

그래요 사람사는 이야기니까, 언제나 유쾌하게 할 수 있는 주제인데 아직 우린 그게 안되죠. 그만큼 비극과 한의 농도가 깊어서일까요. 

출근길에 새 댓글이 달렸다기에 잠깐 들어왔다 갑니다.

초미녀 님 감사합니다 :)  
나마스테지 2010.05.08 00:36  

몇년 전, 포항에서 남자 4명이 오랜만에 만나서 공놀이를 했던 자리.
저는 처음 본 셜대 교수가 한명있었고.

저는 공놀이를 무척 싫어하는 지라 혼자서 돌아다니다가 공놀이를 마친 이들과
횟집에서 이른 저녁을 먹는데...

누가 조심스레 말을 꺼냅니다.
" 노무현의 고지를 넘을 수 있는 비주류 인물이 나오기도 힘들고, 비주류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었기 때문에 역으로 비주류의 앞길이 차단된 거 아니냐..."

프랑스에서  본토 프랑스인이 아닌 여성이 정치야망을 드러내니, 대통령이 좌천시켰다지요. 본인이 키운 사람인데...
그래도 비주류인 여성정치인이 하늘을 찌르는 인기를 얻을 수 있다는 것!
그런 것들-이 부러워요.

위의 대화가 오가고 난 후, 짜증이 나서 광주요에서 운영하는 식당에 자리를 옮긴 후, 화요라는 술을 마니 먹어서 술깨고 오느라 새벽운전을 했습니다.

부산와서도 내내 기분이 안좋았는데.

노무현이 비주류의 가능성(말하자면 개천에서 난 용의 정치입신)을 차단한 거다????

도대체 왜들 이러시나.


sarnia 2010.05.08 12:42  

제가 그냥 노무현 전 대통령 이야기만 할 걸, 저 두 번째 스토리는 괜히 달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신 댓글들이 너무 진지해서요. 

제가 아무리 이명박 정부를 싫어한다해도, 합법적으로 출범한 조국의 정부입니다. 요새...... 그래서 더 화가 치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중국이 참다참다 심하게 한 방 먹였군요. 전 세계가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는데 나오는 말마다 오리무중이구요. 

화약성분이 검출된 곳은 해병대 포사격장이고 어뢰라면 '우방국' 어뢰고.

차 세우고 내려서 두 팔 벌리고 걸어보라고 해야 겠어요.  

아무래도 역주행에 음주운전인 것 같은데...... 면허취소 당연한 거 아닌가요?
   

나마스테지 2010.05.08 14:24  

(한 나라의 국민으로서 가슴아픈 일이지만) 탄핵은 이럴 때 필요한 거 아닌가요?
4대강까지 합해서.

노무현대통령 탄핵 터졌을 땐 마 제가 죽고 싶더라구요.
내가 이따위 국가에 살고있구나...
이런 인간들 하고 숨쉬고 있구나...
집이 셜이 아닌 게 참 다행이구나...
(부산에선 제가 볼셰겠지만)
홧병 자꾸 도져서 이만가고 싶다고 노래부르는 짓도 지쳤다...

낫티 2010.05.11 20:35  
나마님...짜이얜얜...
그리고 전화기를 돌립시다..
6월 2일은 샘님한테 우리 모두가 도장찍으러 가는날...^^
작은 우리들의 전화 한통 한통이 세상을 바꾼답니다....^^
manacau 2010.05.12 00:53  
일주일 전부터 병이 도졌습니다.

퇴근하고 컴 앞에 않아 DAUM열고 노무현 치고 보고 또 봅니다.

그리고는 슬쩍 눈물 훔치고........

참! 맛나는 사람 입니다.

p.s.)
2mb가 눈치는 있었네요.

노짱이 봉화마을 이장 되는건 도저히 용납 할 수 없었으니까요.

사람이 모두 제 각각이라지만 어찌 이렇게 다를 수도 있는지..........

억장이 무너집니다.
낫티 2010.05.12 01:19  
그 누가 뭐라해도 그는 분명 사람 냄새가 나는 우리들의 대장이셨습니다...
그 누가 아무리 그것을 흉내내며 오뎅쇼를 하고 국밥쑈를 해도 그 마음에 진심이 없다면 그 누구도 그 모습에 감동을 받지 않지요..
하지만 몇년전의 그는 말 한마디로 동작 하나로 사람들을 감동 시키는 그 무엇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그것을 우리는 교감이라고 하지요...

오뎅을 백날을 먹어보라고 하세요.......
1년내내 시장에서 상인들을 가식적으로 얼싸안으라고도 해 보세요...
지금의 노짱처럼 그렇게 네티즌들이 퇴임후에 쥐비어천가를 불러줄지....ㅜㅜ::

그것 절대로 돈을주고도.. 알바를 고용해서도 되는게 아니랍니다... 

그 차이지요...
힘없는 자들과의 교감...그리고 거기에서 파생되는 자발성......

이것은 좌빨이니 수구니 하는 이데올로기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냄새가 나느냐 아니냐의 차이일듯 합니다...

그 웃음이 보고 싶네요....
광주의 그 많은 영혼들과 노짱의 넋이 정신없이 어우러지는 잔인한 5월입니다...ㅜㅜ::
manacau 2010.05.12 15:18  

5월15일 대구 신천에서 추모 콘서트 합니다.

중3 아들하고 가서 가슴 함 적시고 와야죠.

언제 노짱 사진 보고 편하게 웃을 수 있는 날이 올지......

이회색도시에 사는 어설픈 사람의 외로움은 언제 사그라질지.....

낫티 2010.05.12 22:09  

저도 그 추모 콘써트 공지를 보고 무척이나 가고 싶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인생에도 싸이클이 있듯이 역사에도 싸이클이 있고....

요즘은 그저 모든 인간 세상엔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이 있다는 그 진리를 믿으며 살아가고 있답니다....

다시금 그때같은 좋은날이 오겠지요...

희망을 버리지 않으면..분명히 꿈은 이루어 지겠지요.....

나마스테지 2010.05.12 23:38  

회색도시를 manacau님께서 열씨미 검열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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