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 때 굶어죽을 뻔 한 하나님의 언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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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 때 굶어죽을 뻔 한 하나님의 언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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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green 오랜만이네요. 치앙마이 예쁜 여자 이야기 때 듣고 처음이죠^^<?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제가 처음에 이 글을 썼을 때 원제는 홍수 때 같이 굶어 죽을 뻔 한 하나님 이야기였습니다.

근데 가만 생각해 보니 그건 잘못된 제목이었습니다. 굶어 죽을 뻔 한 건 기독교(유대교)의 하나님이 아니라 하나님의 큰 언니뻘인 수메르의 신이었으니까요.  


인류학을 공부하지 않았더라도 중학교 세계사 시간에 졸지만 않았으면 인류문명의 4 대 발상지를 알고 있을 것 입니다. 대한민국과 가까운 곳부터 나열하면 1황하 유역, 2 인더스 겐지스(강가) 강 유역, 3 메소포타미아의 유프라테스-티그리스 강 유역, 4 이집트의 나일 강 유역 입니다.  이 중 가장 오래된 문명은 메소포타미아 문명으로 오늘날의 이라크 지역에서 발생한 문명이지요.


기독교경전
(일부 기독교인들이 신약이라고 부르는)에 대한 대대적인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는 자료가 1945 나그함마디”(Nag Hammadi) 동굴 속에서 발견된 또 다른 복음서들이었다면, 유대교경전 (일부 한심한 기독교인들이 멋대로 구약이라고 부르는)에 대한 재평가가 불가피했던 것은 유대교 역사보다 적어도 1000 년 이상 앞서 있는 메소포타미아 수메르 문명시대 당시 제작됐던 설형문자들이 판독되는 일대 사건 때문 이었지요.

수메르 문명이 시작이 지금으로부터
6500 년 전인 기원전 4500년까지 내려가면서 이전까지 유대교경전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이른바 bible-archaeology 시대가 종언을 고하고 만 것 입니다. 


잠깐 빙하시대 이야기 할까요
.  이 지구상에는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네 차례의 빙하시대가 있었습니다. 그 중 마지막 빙하기가 기원전 약 10000 년에서 8000 년경에 끝난 것으로 추정되는 위스콘신 빙하기였답니다. 이 마지막 빙하기가 끝날 당시 지구 대기온도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엄청난 홍수가 일어났다고 하지요. 물론 이 홍수는 노아 홍수하고는 전혀 관계없는 홍수 입니다.

 

아니! 전혀 관계가 없다고는 할 수 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빙하기 끝 무렵에 밀어닥친 무서운 홍수이야기가 구전으로 내려와 인류최초의 문자문명을 구가하고 있던 수메르인들에 의해 이 홍수 이야기에 대한 설화가 신화로 작성되거든요.

 

Gilgamesh라는 한 수메르 족장이 기록했다는 서사시에는 이런 내용이 나오지요.  


Tablet III of the Atrahasis Epic contains the flood story. This is the part that was adapted in the Epic of Gilgamesh, tablet XI. Tablet III of Atrahasis tells how the god Enki warns the hero Atrahasis ("Extremely Wise") of Shuruppak, speaking through a reed wall (suggestive of an oracle) to dismantle his house (perhaps to provide a construction site) and build a boat to escape the flood planned by the god Enlil to destroy mankind. The boat is to have a roof "like Apsu" (a fresh water marsh next to the temple of Enki), upper and lower decks, and to be sealed with bitumen. Atrahasis boards the boat with his family and animals and seals the door. The storm and flood begin. Even the gods are afraid. After seven days the flood ends and Atrahasis offers sacrifices to the gods. Enlil is furious with Enki for violating his oath. But Enki denies breaking his oath and argues: "I made sure life was preserved." Enki and Enlil agree on other means for controlling the human population.

(Wikipedia Encychopedia Atra-Hasis 편에서 발췌)


수메르의 신들이 그 자녀들을 홍수로 쓸어버리기로 결정하고
Atrahasis에게 경고를 하는군요. 지붕과 두 층이 있는 밀폐된 배를 만들고 그의 가족들과 동물들을 데리고 배로 들어가자마자 (신 자신도 두려워할 정도의) 어마어마한 홍수가 일어났는데, 그 뒤 이야기가 아주 걸작입니다.


신들은 결심대로
Atrahsis 가족과 선택된 동물들을 제외한 모든 것들을 홍수로 쓸어버리긴 했는데, 그 바람에 인간들로부터 제물을 받지 못해 꼼짝없이 비참한 신세로 쫄쫄 굶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7 일간의 홍수가 끝나고 나서야 Atrahsis 가족들로부터 제물을 받아서 허겁지겁 허기를 채우긴 했는데 스스로의 초래한 봉변에 화가 머리 끝까지 난 신들은 토의 끝에 앞으로는 다른 방법으로 인간에 대한 형벌을 가하기로 하고 다음과 같은 결심을 했다고 하지요.


우리가 전에 행한 것 같이 모든 생물을 멸하지 아니하리니……아고 배 고파라      


신들이 이런 결심을 하게 된 배경은 아무리 봐도
굶어 죽을 뻔 한 봉변때문인 것 같은데 그들 스스로는 이런 핑계를 가져다 붙이셨군요.


내가 다시는 사람으로 인하여 땅을 저주하지 아니하리니 이는 사람의 마음의 계획하는 바가 어려서부터 악함이라


다시는 땅을 저주하지 않기로 결심한 진짜 이유는 땅을 저주하다가 자기가 굶어 죽을 뻔 했기 때문인데요
.

어쨌거나 이런 결심은 수메르의 신들이 먼저 한 건데, 기독교(유대교)의 하나님께서 나중에 슬쩍 표절을 하신 모양이군요^^


다음은
욥기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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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dlul bel nemeqi, I Will Praise the Lord of Wisdom, is a Mesopotamian poem (ANET, pp. 434-437) written in Akkadian that concerns itself with the problem of the unjust suffering of an afflicted man, named Shubshi-meshre-Shakkan. The author is tormented, but he doesn't know why. He has been faithful in all of his duties to the gods. He speculates that perhaps what is good to man is evil to the gods and vice versa. He is ultimately delivered from his sufferings.[1]

The poem was written on four tablets in its canonical form and consisted of over 400 lines (the exact length is still unknown). Alternate names for the poem include the Poem of the Righteous Sufferer or the Babylonian Job.[2] According to William Moran, the work is a hymn of thanksgiving to Marduk for recovery from illness[3].

The standard (but now out-dated) edition of the poem was published by W. G. Lambert in 1960 (reprinted in 1996).[4] Amar Annus and Alan Lenzi are currently preparing a new edition of the poem for the Neo-Assyrian Text Corpus Project. This volume is tentatively slated as State Archive of Assyria Cuneiform Text 8 (SAACT 8).[5] The new edition will include tablets published by Wiseman,[6]George and Al-Rawi,[7] Horowitz and Lambert,[8] and several other unpublished tablets from the British Museum.[9]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Ludlul bēl nēmeqi 편에서 발췌)


유대판 욥 이야기
(기원전 6 세기 경 작성) 보다 최소한 1000 년에서 무려 2000 년 정도까지 앞선 것으로 보이는 수메르판 욥 이야기는Shubshi-meshre-Shakkan 라는 이름의 젊은이 이야기입니다. 이 서사시는 고대 메소포타미아 어인 Akkadia으로 작성돼 있는데 이 고어는 기원전 2500 년에서 1900 년경에 사용되던 것 이랍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부족함 없이 잘 살던 이 청년에게 어느 날 갑자기 이유를 알 수 없는 역병이 닥칩니다. Shubshi의 친구들은 그가 죄를 지었기 때문에 신에게 죄를 받은 것이라고 그를 규탄하지요. Shubshi는 자기에게 몹쓸 병으로 고난을 안겨 준 신을 원망하지 않고 끝까지 신실한고 충성된 신앙을 유지함으로써 신을 감동시켜 병으로부터 구원을 받게 된다는 아주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제가 수메르 판 욥 이야기라고 한 것은 공정하지 않은 용어 같습니다
. 수메르 신화가 유대교나 기독교 신화보다 훨씬 형님이니까 유대교 또는 기독교 판 Shakkan 이야기라고 해야 옳지 않을까요? 


이 이야기를 검색해 보니 한국에서는 길 출판사에서
메소포타미아와 히브리 신화라는 책이 이미 출판돼 있군요. 저는 읽어보지 않아 소개는 할 수 있어도 추천할 수는 없는데 아무튼 이런 책들도 읽어보시면 욥 이야기에 대한 더욱 풍부한 이해를 갖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성경과 과학을 좀 비벼보려고 애쓰는 목사님들이 자주 언급하는
욥기에 나오는 과학 이야기는 고도로 발달했던 수메르 문명과 무관하지 않을 겁니다. 기원전 3 천 년 (지금으로부터 5 천 년 전)에 벌써 수로와 운하를 개척하고 일식과 월식, 행성들의 움직임까지 파악했다고 하니까요.


서울역 앞에서 고성방가로 행인들을 짜증나게 하고
, 이슬람이 사탄이라는 둥 불교는 마귀라는 둥 무식하기 짝이없는 소리로 분란이나 일으키고,, 전도를 한답시고 아무 집 초인종을 마구 눌러대는 무례를 저지르기 전에……


종교의 다양성과 그 연결의 하나됨을 느끼면서 진리의 여명을 추적해 가는 열정과 즐거움을 느끼는 것
. 그게 기독교인들이 가져야 할 기본 자세가 아닐까요?


좀 조용하고 매너있게
……   


, 너나 조용 하라는 소리 나오기 전에 이만 찌그러지겠습니다.

 
휘리릭~                 54.gif





 


2 Comments
미쾀쑥 2010.04.11 19:13  
서양의 문화는 헤브라이즘과 헬레니즘에서 시작되었다고들 말하더군요. 하나는 성경, 하나는 그리스 로마 신화...물론 그리스 신화가 가장 오래되었지요. 지금 시대엔 헬레니즘의 후예들이 득세하는게 아니라 헤브라이즘의 후예들이 득세하니까 당연히 역사는 기독교쪽으로만 확장해석 재생산 되는 듯하지요. 그러나 돌고 돌겠지요. 항상 진지하게 생각하시는 님에게 격려의 박수를...질문이 선행되어야 답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정답이 없어도 인생엔 방향성이 제시되겠지요.
sarnia 2010.04.11 21:44  
와, 정확한 분석이시네요. 기독교 중심문화가 서양에서는 이미 돌이키기 힘들 정도로 퇴조하고 있는데 그런 걸 보면 돌고 돈다는 말씀도 예지에서 나온 거구요^^<BR>&nbsp;<BR>대한민국은 여러 면에서 훌륭한 나라지만 기독교만은 예외인 것 같아요. 비주류 일부를 제외하면&nbsp;정말 천박한......<BR><BR><BR>여긴 일요일&nbsp;아침인데 놀러 나간답니다^^ &nb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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