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와 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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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와 닭

sarnia 36 540
한 시간 전 쯤,, 김기춘이 비서실장에 임명됐다는 황당한 기사가 메인에 떴다. 눈을 의심했다. 혹시 동명이인이겠지 하는 마음에 이름을 다시 검색해 보기도 했다.

김기춘이 누구인가?

많은 사람들은 우선 1992 년 제 14 대 대통령 선거 직전 발생한 초원복집사건을 떠 올릴 것이다. 대선을 며칠 앞둔 그 해 12 월 어느 날, 노태우 대통령의 특명을 받은 김기춘 법무부 장관은 부산으로 날아갔다. 그는 부산에 도착하자마자 다음 날 아침 부산시장과 국가안전기획부 부산지부장, 부산지방경찰청장, 부산직할시 교육감 등 부산 지역 기관장 전원을 초원복집에 집합시켰다. 김기춘 일당은 이 자리에서 영남권 단결을 위해 지역감정을 부추켜야 한다는 등의 황당한 소리들을 늘어놓았다. “우리가 떨어지면 모두 영도다리에서 바다에 빠져죽자를 비롯해서 이 식당에서 김기춘 일당이 내뱉은 상소리를 곁들인 지역감정 발언은 당시 통일국민당 후보였던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측에 의해 모조리 도청되어 언론에 폭로됐다.

1991 년에는 이른바 한국판 드레퓌스 사건으로 알려진 전민련 간사 강기훈 씨 유서대필 사건 조작음모를 검찰총장 신분으로 진두지휘했다. 그는 노태우 정권 내내 검찰총장과 법무부장관을 역임하며 이례적으로 국가안전기획부를 제치고 공안정국을 주도해 나갔다. 1988 년에는 김대중 당시 평민당 총재를 압박하기 위해 서경원 방북사건을 확대수사했다. 1989 년에는 문익환 목사와 임수경 씨 방북사건을 수사하면서 당시 진보진영의 총 결집체였던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 소속 명망가들과 활동가들을 이 사건에 연계시키며 전민련 조직와해공작에 광분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것들이 아니다 !!

그가 검찰츨신임에도 불구하고 군사정권의 공안정국을 주도할 수 있었던데는 국가안전기획부에 널리 퍼져 있던 그의 인맥이 크게 작용했다. 그는 검사의 신분으로 1974 년부터  중앙정보부 제 1 수사국장직을 무려 5 년간이나 역임했다.

중앙정보부 제 1 수사국은 대공수사국이다. 중앙정보부 직제상 역할분담을 보면 대북정보는 제 9 국이 담당하고 있었고 대공수사국은 말 그대로 국가보안법 혐의자들을 잡아다가 무자비하게 고문하는 부서였다. 박정권이 말기적 포악을 떨었던 이 기간동안 중앙정보부의 고문에 의해 죽어나갔거나 불구가 된 사람들은 모두 김기춘의 손을 거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검사 김기춘은 1974 8 15 일 문세광 사건 수사를 맡으면서 중앙정보부와 공식인연을 맺었다. 그의 화려한 법조경력 중 1974 년부터 1979 년까지의 직책과 행적이 불명확한 이유는 바로 중앙정보부의 고문수사 전담부서 책임자였다는 사실 때문일 것이다. 여기서 내가 굳이 공식인연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이유는 그가 이미 이후락 부장 시절인 1972 년 경부터 법무부 소속 검사의 신분으로 유신쿠데타 음모인 풍년사업의 법률부문공작을 맡아 중앙정보부와 비공식 인연을 맺었기 때문이다. 

김기춘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임명했다는 것은 마치 이근안을 경기도 경찰청장으로 롤백시키고 정형근을 국정원장에 임명하는 것과 같은 의미를 가진다. 한마디로 정신나간 폭거와 다름없다.        

박근혜 대통령의 판단력과 인권감각이 이정도라면 전면적인 정권퇴진투쟁에 직면한다해도 하나도 놀랄 일이 아니다.          

36 Comments
Gorosne 2013.08.05 13:38  
유신헌법 만든넘이죠. 정말 어이가 없네요.
sarnia 2013.08.05 13:45  
김기춘 비서실장 기용은,, 당선자 시절 극우 칼럼니스트 윤창중을 인수위 대변인에 임명한 거 하고는 비교가 되지 않는 인사폭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자신을 여왕대접해 주지 않는 국민 절반을 상대로 전면전을 선포한 망동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전 정말 놀랐습니다. 박의 독기가 이 정도일 줄은 몰랐거든요..
bonvivant 2013.08.05 13:49  
I don't want go back to Korea...
sarnia 2013.08.05 13:52  
무슨 말씀입니까? 봉봉님이 안 돌아오시면 박은 장세동을 국정원장에 임명할 겁니다.
旴禔_wooje 2013.08.05 15:54  
아주 조용히 해야할 장소에서 침 튀기며 뿜었습니다...아놔...
세일러 2013.08.05 14:11  
예상은 했지만, 이정도로 막장일줄 짐작 못했을텐데,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별로 놀랍지도 않네요.
유신으로 회귀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요.
뭘 해야하고 뭘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죠.
vcdong 2013.08.05 14:19  
다음수순은 개헌인가요? 유신 시즌2 ?
sarnia 2013.08.05 14:32  
후속기사들을 읽다가 들어왔는데, 기자들도 참 문제입니다. 김기춘에 대해 기껏 긁어낸 자료가 초원복국집 사건 정도.. 하기야 민주화 이후 세대 기자들에게 올해 일흔 세 살의 노인이 1970-80 년대 독재주구검사로서 활약했던 그 족적들의 역사적 의미가 무엇인가가 확연하게 와닫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 아베 정권은 그넘들대로 미쳐돌아가고 있고, 박근혜 정부는 그들대로 역사의 수레바퀴를 기어이 역진시키고 있습니다.

1993 년 문민정부 출범이래,, 아니 1987 년 6. 29 선언 이래 오늘처럼 '역사후진의 불길한 징조'를 확실하게 느낀 적도 없는 듯 하군요.
旴禔_wooje 2013.08.05 15:57  
딱 그만큼만 긁고 싶은거겠죠.
남의집 수저갯수까지 맘 먹으면 다 캐낼 사람들이...
자기들도 답답하겠죠..한편으론 불쌍합니다.
기자로서의 신념과 의지를 밥벌이때문에 다 꺾어버리는...
MDNA 2013.08.05 17:21  
이쯤에서 정말 궁금한게있는데.. 닭은 1992년에 저 사건이 있었던일을 알기나 알까요? 그러니까... 그여자 머리속에.. 진심으로 아무것도 없을거같아요... 이쯤 여우야여우야의 닭소리를 듣고싶네요 뭐라고말할지 ㅋㅋ
문자 2013.08.05 21:14  
빤한거 아니겠습니까..
51.6% 운운하면서..
헐...
51.6%에 반한다면 역적에 북괴의 고정간첩아니겠습니까? ㅎㅎㅎㅎ
MDNA 2013.08.05 23:24  
그 51.6% 도 확실하지않는 불편한 진실. 여기가 정말 대한민국맞나요? 51.6% 가 아니면 죽일놈이되니... 북한이랑 별반 다를것 없는 사고방식.. 하지만 그들은 우릴보고 종북이라고하죠...  찝찝해....
호루스 2013.08.05 21:30  
앞으로 어떤 인사가 있어도 놀랍지는 않을것 같은데...전 퇴임후가 궁금합니다.

이래놓고도 철의 여인...어쩌고 칭송을 받으며 퇴임할 것 같아서죠.

이명박은 욕먹는걸 넘어 경멸받을만큼 비열했지만, 박근혜는 무식하고 멍청해서 그런 잔머리 못쓸테고, 외려 이를 소신있고 강단있는 것으로 포장하고 그게 먹혀들것 같은 느낌이에요.
MDNA 2013.08.05 23:39  
항상 피해자인양 포장하는.. victim 마인드.. 솔직히.. 퇴임기간을 지킬수있을까요??? 아마 역대 대통령중 제일 추진력도없고 사기도 못치고.... 무식해서 옆에사람들이 조종하기 쉬운스타일이거 같네요..
세일러 2013.08.06 01:23  
MB도 무사히 퇴임했구요, 앞으로도 당분간 무사할 것 같네요. 박통이 잡아 족치는게 MB보다 전두환이 우선순위인것 같으니까요. 뭐, 51.6%가 있는데 걱정할 것 없겠죠~
sarnia 2013.08.06 01:28  
왜 전두환을 족칠까 생각해봤는데,,
그 날 청와대 금고에서 나온 9 억원을 모두 자기에게 바치지 않고 3 억원을 떼어먹은데 대한 앙갚음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세일러 2013.08.06 01:33  
그렇게 추측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만, 자애로운 근혜언니각하께서 그렇게 옹졸하실리는 없구요, 뭐 김대중과 노무현이 하지 못했던 정의를 세우려고 그렇게 하시는거겠죠. 절대로 근혜마마께서 아버지 박통이 키워준 충견이 배신때려서, 당시 받았던 모욕감과 배신감에 사로잡혀 복수를 하려 한다고 억측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정말 이땅에 사는 백성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여왕폐하 만쉐~

근데 이건 정말 코미디다... 쩝...
나마스테지 2013.08.06 20:44  
수고 많으십니다
최후의
자가힐링하신다꼬
부리바 2013.08.06 01:34  
ㅎㅎㅎ...........................
나마스테지 2013.08.06 20:37  
아 ㅠㅠㅠㅠㅠㅠㅠㅠ 오랜만에 웃게 하시네
요즘 웃을 일이 없고
돈벌일만있어서
참 안좋았는데, 고맙버요 형님ㄱㄱ
문자 2013.08.06 09:31  
더 웃긴건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들이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암울합니다.
sarnia 2013.08.06 10:00  
김기춘 임명에 하도 놀라 이번 인사개편 디테일을 아직 자세히 읽지 않았는데,, 들어가서 읽어봐야 겠습니다. 정무수석에는 정당관계에 대해 개코도 모르는 직업외교관 출신을 앉혔다고 하는데 그것도 먼 소린지 모르겠네요..

미국방문 때 감기를 심하게 앓았다고 하고,, 암튼 윤창중 사건 이후 그 분이 뭔가가 약간 이상해 진 건 틀림없는 듯 합니다.
나마스테지 2013.08.06 20:39  
배아파 죽겠소 형님,
근디 넘 슬프네
인간의 mim이 하도 하찮아스리
세븐 2013.08.06 11:53  
혼란하던 시절
삼일 고가도로 위에서 낡은 화물트럭에
NL계열이 빨간 깃발들을 꼽고 내려오는데
"가자 북으로!"란 글귀를 보고 깜놀한 이래

엊그제 김기춘이가
깜놀은 이런것이다 라고 리마인드 해 주네요ㅎ
나마스테지 2013.08.06 20:39  
ㄱㄱㄱㄱㄱㄱ ㅡㅠㅠㅠㅠㅠ
빠이깐마이 2013.08.06 13:12  
쉿~!! 이젠,이런 댓글들 달았다간 쥐두새두 모르게 사라져 어디하나 불구되서 나올지도 모를일입니다..ㄷㄷㄷ
나마스테지 2013.08.06 20:42  

아는 형님 한분 새벽 2시 담배사러나갔다가
봉변 당해 ㅅ ㅂㄹ ㅅ에서 다리 수술했어유
바리 메다 꽂았다는데
댓글도





ㅜㅜ
旴禔_wooje 2013.08.06 22:47  
전 그분이 누구신지 압니다.
목발 짚고 껄껄껄 웃으시면서
홍대앞에서 한잔하셨다죠...ㅠㅠ
sarnia 2013.08.07 09:35  
한때 오누이 사이나 다름없던 박과 전이 참으로 치사한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전두환의 평생꼬붕 민정기 전 비서관이 오늘 느닷없이 청와대 금고에서 나온 돈 9 억 5 천 이야기를 꺼냈는데 참 기상천외한 소리를 했네요.

전이 9 억 5 천 박에게 다 줬는데 박이 나중에 수사비에 보태쓰라며 3 억 5 천을 돌려줬다는 겁니다. 한마디로 박근혜 너 엿먹어봐라 이 소리겠지요.

이 소리를 들은 사람들 중 상당수는 아마도 '아, 박이 6 억이 아닌 9 억 5 천을 다 받아놓고도 지금까지 시치미를 떼고 있었구나',,,,,, 라고 생각할 것 입니다. 당시 스물 일곱살의 근혜양이 3 억 5 천을 수사비에 보태쓰라며 돈을 도로 합수부에 가져왔다는 말은 도대체 이치에도 닫지 않을 뿐 아니라 말이 전혀 안되는 소리이기 때문입니다.

일부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하겠지요. '아이구, 의리가 있는 전두환이 박근혜를 생각해서 3 억 5 천을 가져왔다고 해 주는 거구나. 계산까지 맞추어 주느라고 3 억도 아니고 4 억도 아닌 3 억 5 천이라고 하는 거구나.. 만일 민정기가 이 말 안했으면 어떻게 됐을까?

박근혜가 9 억 5 천 받고도 6 억 받은 것처럼 시치미 뚝 뗀 도둑녀로 몰릴까봐 전두환이 옛정을 생각해서 선의의 거짓말을 하고 있구나......

대한민국 전현직 대통령간에 벌어지는  치사하고 구역질나는 싸움,, 재미있다고 하면 너무 슬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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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6 억 수수설의 진상은 검찰수사 이전에 1987 년 전 육군참모총장 정승화 회고록에 의해 일찌감치 밝혀진 일 입니다. 사실과 다른 점은 당시 합수본부장 전두환이 정승화에게 보고할 때 9 억 5 천을 9 억으로 낮추어 보고하는대신 차액 5 천 만 원을 당시 국방장관이던 노재현에게 정승화 몰래 주었다는 사실 뿐 입니다.

정승화 회고록은 당시 월간조선 편집장 조갑제에 의해 '12.12 사건 정승화는 말한다'라는 제목으로 발간되었는데 초판(이 책 초판 역시 소장하고 있어요) 기준으로 111-113 페이지 '청와대의 주인없는 9 억원' 이라는 소제목 아래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기술되어 있는 내용을 지금까지 당사자 누구도 수정하거나 부인하지 않다가 이제와서 민정기가 저걸 박근혜 압박 카드랍시고 들고 나온 모양입니다.

치사하기는......
물우에비친달 2013.08.07 13:17  
초원복집말고도 전적이 화려하네....아참나...
sarnia 2013.08.08 10:11  
제목을 수정해서 미안합니다.
원제가 한 나라의 대통령을 너무 직설적으로 모욕하는 것 같아 바꾸었습니다.
새 제목에 별 의미는 없고, 그냥 아무거나 생각나는대로 가져왔습니다.
旴禔_wooje 2013.08.08 15:41  
ㅋㅋㅋㅋㅋㅋ 닭 ㅋㅋㅋㅋㅋㅋㅋ
그냥 가져오신거 같진 않은 통찰력이 느껴지는 제목입니다.
닭이 쥐를 쪼나요? 시골에 살았지만, 그런 장면은 못본거 같네요.
쥐가 닭알을 훔쳐먹는건 봤지만...
나마스테지 2013.08.08 20:40  
아우님ᆞ별 의미 없답니다ᆞㄱㄱᆞ부산오심 스시 먹어요~~
旴禔_wooje 2013.08.08 21:47  
다담주에 내려가는데요....누님....
나마스테지 2013.08.08 23:43  
목요일 피해서 접선요망
혹 목요일이면 오후5시 이후 ^^♥
아지라엘냥 2013.08.09 02:46  
저는 시청근처 사는데요 ...
예전엔 뭐하나 트집잡히면 물고뜯고씹으며 나잘났다고 티내기 바쁘던 언론들이
시민들이 내얘기좀 들어달라고 저렇게 모여있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 듯 행동하네요.

조금 혼란스럽습니다.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