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이 죽어서 다행' VS '전라도 승무원 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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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이 죽어서 다행' VS '전라도 승무원 아가씨'

sarnia 13 484
채널 A 인지 A 채널인지하는 종편방송 앵커의 망언이 화제다. 사망자가 한국인이 아니라 다행이라는 뉘앙스의 발언을 한 모양이다. 나는 그 방송을 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사고발생 두 시간 쯤 후부터 보기 시작한 YTN 생중계역시 그 분위기와 뉘앙스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토요일 오후, CNN 스팟뉴스로 아시아나항공 214 편 사고소식을 처음 접했다. 사고발생 두 시간 쯤 지난 후였다.(참고로 내가 사는 곳은 샌프란시스코보다 시차가 한 시간 빠르다

국내뉴스를 체크했다. 짤막한 사고소식 이외에는 아직 구체적인 정보가 나오지 않았다. CNN 화면에는 천장이 사라진 비행기 동체위로 소방차들이 소화분말을 뿌려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아시아나항공의 발표가 자막에 떴다. ‘비행기가 화염에 휩싸이기 전 탑승객들이 모두 무사히 탈출했다는 내용이었다. 같은 시각 샌프란시스코 소방당국은 최소한 두 명이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언론에 알렸다. 역시 같은 시각, CNN 은 병원으로 이송된 부상자 10 명이 모두 위중한 상태 (critical condition) 이라는 보도를 내보냈다. 왜 아시아나항공의 발표가 샌프란시스코 소방국이나 미국 현지언론의 발표와 다른지 의아했다.
   

YTN 에서 생중계를 시작했다. 아무리 생방송이지만 저건 너무하다 싶을정도로 앵커들이 횡설수설했다. 잠시 후 교체된 앵커는 비행기가 방부제에 부딪혔다는 희한한 말을 하기도 했다. 방송국 앵커가 방부제와 방파제의 개념을 잠시나마혼동한 것 같았다.


앵커와 앵커우먼들은 자꾸 우리 아시아나항공” “우리 국민 (사상자)”라는 말을 사용했다. 이 항공기의 탑승자 307 명 중 한국국적은 승객 77 명과 승무원 14 (승무원 2 명은 태국국적) 등 모두 91 명이었다. 나머지 216 명은 외국인이었다. 사상자가 발생한 사고소식을 전하는 언론이 우리를 강조하는 보도 분위기 속에서,,, 사망자의 국적이 중국인일것 같다는 최초 보도의 행간속에서 그래서 다행이다는 뉘앙스를 느꼈다면 오버일까?


YTN 그래서 다행이다라는 뉘앙스를 아주 미세하게 풍겼는데, 채널 A 인가하는 방송은 그런 뉘앙스를 아주 노골적으로 풍겼던 모양이다. 방송국이 사과를 하는 거야 당연하다. 문제는 사과여부가 아니라, 그런 말을 무심코든 의도적이든 입밖으로 튀어나오게 한 잠재의식인 것 같다.  

채널 A의 해명이란 것이 또 가관이다. 이 방송사 윤모 부장이라는 사람이 해명이란 것을 했다. "사망자 가운데 한국인이 없다는 사실이 우리 입장에서는 다행이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멘트였다”,,,,,, 가 그의 해명이다. 여기서 우리가 또 왜 나오나? 불행 중 다행이었다 이건가? 이런 걸 해명이라고 하나?


월스트리트저널에 보도된 승무원 김지연 씨(캐빈 매니저 이윤혜 씨를 잘못 안 것일수도..)의 헌신적인 직무수행에 대해서 일베저장소에 달린 어느 네티즌의 댓글이 눈에 띈다. 그는 이렇게 써 놓았다.


아시아나가 졸라도 기업이라는데, (김지연 씨도) 졸라도 아가씨인가..”


사망자가 중국인이라 다행이다라는 뉘앙스와 영웅적으로 직무를 수행했던 승무원이 전라도 아가씨라면 유감이다라는 뉘앙스 사이에 어떤 소름끼치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을까?  


 
유명을 달리한 두 분의 명복을 빈다. 183 명에 달하는 부상자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
 
(아래 사진 출처는 Wall Street Journal, 왼쪽 승무원이 김지연 씨)
 
Eugene Anthony Rah
Jiyeon Kim, left, a flight attendant on Asiana Airlines Flight 214, stands near a runway with passengers after the plane crash landed at San Francisco International Airport.


 
13 Comments
fisherman 2013.07.08 10:09  
뉴스매체가 정신병자 아닌 이상 어찌 이런 ,,,암튼 종편뉴스  문제 많습니다.

저도 그런 느낌이었는데,
저와 같은 느낌을 많은 분들이 느꼈을겁니다.

사고순간 절대절명의 공포와 패닉에 고통스러웠을 부상자 및 탑승자, 승무원 전원들에게 위로를 전하며,,,
운명을 달리하신 분들에게도 삼가 애도를 표합니다.


몇해전 호주 퍼쓰 여행때 묵었던 홈스테이 쥔 어르신,
아시아나와 대한항공을 세계최고 라고 침이 마르도록 칭찬 하셨었는데,
그래서 참  뿌듯했었지요.

그분도 아시아나 착륙사고 소식을 아실텐데.....ㅠㅠ
sarnia 2013.07.08 11:42  
제가 보기엔 정신병자들은 아닌 것 같고
저널리스트로서 기초지력과 판단력에 좀 문제가 있어 보이긴 합니다.
채널 A 의 경우만 하더라도 망언과 해명을 빙자한 재망언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그건 그렇고,,
가만보니 Wall Street Journal은 승무원 영웅담에 대해 마이너한 오보를 낸 듯 하군요. 인터뷰를 한 나유진 이라는 이름의 재미동포가 이윤혜 씨를 김지연 씨로 착각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bonvivant 2013.07.08 20:20  
이번 일의 핵심은
왜 사고가 났느냐...이지
찌질이들의 삐뚤어진 애국 감정이나
지역 감정 논란에 귀기울일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특히 승무원의 무용담은
119대원에게 불 잘껐다...고 칭찬하는 거지요...
sarnia 2013.07.08 22:00  
항상 핵심만 다룰 수는 없지요.
항공사고원인을 규명하는 문제는 전문지식없이 함부로 말할 수 있는 게 아니고요.
추측이라도 조심스러운 부분입니다.

애국주의나 지역감정으로 보시나요?
일베에 나타나고 있는 반호남-반여성 정서는 지역감정이나 성차별 문화가 아니고요.
자기 시각이나 감정을 이론화할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어 낸 탈선한 저항문화에 불과한데,
이게 마치 네오나치처럼 사회의 태클로 속을 썩일 수가 있습니다.
채널  A 망언의 배경에 자리잡고 있는 사상도 애국주의라기보다는,
그냥 '우리주의'라고 보는 게 맞겠습니다.

이번 사건의 측면에서 이런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었기에 글을 올린 거지
이게 이번 사건의 핵심이라 올린 거 아니고요.

승무원 무용담은 자칫 이번 사고의 책임소재를 덮을 수 있는 위험이 조금 내포되어있긴 하지만,
승객들의 증언과 SFO Fire Dpt. 관계자들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충분히 칭찬할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는 승무원 칭찬하려고 이 글 올린 건 아니지만요.
bonvivant 2013.07.08 22:22  
"우리주의"... 생소한 논리인데요?
"시청률주의"가 정확한 표현이겠죠...
글구 그런 식의 표현은 국대 축구중계 보면 너무 많이 나와서
한국인들은 면역이 되어 있어요~ ㅎㅎ

근데, 대민방에 늘 진중한 주제의 글을 쓰시던 분이
"항상 핵심만 다룰 수 없"다고 물러서시니
좀 실망입니다... ^^;;;

요즘 시국이면 사르니아님이
그 명석하고 논리적인 시각으로
국정원 문제나 이집트 사태에 대한 글을 써주시길 기대했는데...
겨우 아샤나 사고라니...
게다가 글 제목이 너무 선정적이에요...ㅠㅠ
나마스테지 2013.07.09 00:53  
시청률주의가 오히려 국지적인 시각인 거 같고요
우리주의라고 봐야 합니다ᆞ

태클로 작용할수도 있다ㅡ에 심각하게 공감하구요

항상 우리주의라고 표현할수밖에 없는 기본 철학없는 발언들이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반복되는 것, 큰 문제라고 봅니다ᆞ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우리의 경거망동을 접하면 당장에 외국에서 한국사람이라 어떻게 떳떳하게 말하나 그런 걱정이 듭니다ᆞ본능적인 이 애국심을 없애려 해도 잘 안되네요ᆞᆞ
bonvivant 2013.07.09 12:05  
그럼, 광주항쟁은 북한군이 일으킨 거라고 지껄이고
NLL 팔아먹었다고 노통 까대는 것도 "우리주의" 때문인가요?
우리나라 방송 중에 "우리주의" 같은 나름의 이데올로기를 지닌 방송은 없어요...
자신들 생존을 위해서는 주인도 물어뜯는 "시청률주의"만 있죠...
특히 종편은 헛소리든 개소리든 줄기차게 씨부려대서 사람들 이목을 끄는 게
유일한 이념이자 철학이죠...
사르니아님이 말하고자 하는 "우리주의"라는 것도 정확히는
"국가이기주의"나 "지역이기주의"일텐데...
그것도 이번 사안(종편의 보도 태도)과는 맞지 않죠...
글구 일베(또는 그 아류)...는 개무시하는 게 젤 좋아요...
자꾸 관심을 가질수록 그들의 영향력은 커집니다...
마치 불가사리처럼...
sarnia 2013.07.09 10:04  
글 제목이 선정적이라는 봉봉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생각해보니 항공사고 파생이슈 (일베댓글)을 도구로 지역감정을 부추킨다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첨에 이 글 옆 방 (그냥...)에 올리려고 했습니다.
본문은 문제가 없는데 제목이 걸리더라고요.
그래서 여기다 올린 겁니다.   

글고,,
국정원 문제가 따로 있나요? 박근혜 문제이지요.
세일러 2013.07.08 22:23  
대한민국 언론의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박통(박정희)때 언론통폐합을 감행하면서 망가진 언론을 다시 바로잡을 기회가 없어서 오늘날 이모양 이꼴이 되었습니다. 쿠데타를 일으킨 사람들이 제일 먼저 하는 것이 언론장악입니다. 쿠데타의 정석이죠. 최소한 쿠데타의 정석은 정확하게 알고 있던 박통이 제일 먼저 한 것이 언론길들이기. 통제하기 쉽게 전국지 몇개와 1도에 1사 언론만 허용하고 나머지는 모조리 통폐합 시켜버렸습니다.

그렇게해서 망가진 언론이, 전두환을 거치며 더 망가졌고, 전세계 어디를 가도 보기 힘든 중앙지 위주의 언론시장이 형성되었습니다. 미국, 유럽 등 다른나라들 모두 지방지가 잘 발달되어 있지 우리처럼 몇몇 중앙지가 전체 언론시장을 독과점하는 기형적인 곳이 없습니다. 그런데 아예 신문/방송 겸업을 시켜야 경쟁력을 높인다는 말도 안되는 논리로 종편까지 만들어주고 나니, 언론은 희망이 없죠. 한국일보사태만 봐도 불길한 징조가 실제화되고 있는 것 처럼 보입니다.

그나마 불행중 약간이라도 다행이라면, 미디어환경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어서 기득권층이 예측불가능하게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라고나 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암울한 것은 사실이지만요.

종편을 아예 본적도 없다가, 우연하게 윤창증사태때 봤는데, 기가막히게 저질이라는 것을 발견하곤 깜짝 놀랐어요. 센셔이셔널리즘의 극치. 아예 자학이라고 느낄 정도의 저질 막말들을 보며, 한동안 매우 흥미롭게 보다가 질려서 다시 종편은 안봅니다. 뭐, 재밌게 보는 사람들도 있겠죠~ 취향이니.
sarnia 2013.07.09 09:54  
언론의 독과점이 기자들의 자질에는 어떤 영향을 미첬는지도 기회가 되면 설명해 주세요. 미디어 환경이 어떤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복잡한 이야기들일테니 여기 댓글 말고 나중에 대민방에 한 번 올려 주시죠. 쉽게 쉽게요 ^^

저도 종편 방송을 본 적이 없는데, 몇 달 전, ... 의 쾌도난마라는 걸 우연히 보게되었어요. 윤창중이라는 작자는 거기서 웃기는 인간이라는 걸 단박에 알아봤고, 전원책 같은 사람은 (이름 거기서 첨 들었습니다) 우파라곤 하는데 인간적으로 모난데가 없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었고, 진행자는 말은 버벅거려도 착하고 의리가 있게 생겨서 친구는 많겠구나,,,, 뭐 이런 걸 느꼈지요. 그 프로는 딱히 저질이라는 느낌은 안 받았는데 금쪽같은 방송시간 중 쓸데없는 시간낭비가 너무 많다는 생각은 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KBS MBC SBS 같은 걸 보는 것도 아니니 (드라마는 제외) 비교를 할 수도 없구요.

어쨌든 한국의 방송보도를 페이어텐션해서 본 건 이번에 처음인데, 본문에서 언급한 '우리주의' 와 관련해 상당한 이질감과 문화충격을 느낀 건 사실입니다. 과거에도 저랬나 회상을 해 보았는데 잘 생각이 나지 않아요.
세일러 2013.07.09 17:29  
별로 복잡할 내용도 아닌데요. 이미 다 알고 있듯이 정치적 특혜로 거대해진 몇몇 언론이, 언론의 본질인 공공의 이익을 위한 사회비판 감시기능은 뒷전으로 제쳐두고 자사의 이익을 위해 서슴없이 왜곡 편파보도를 일삼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니까요.

사실 정치적 편향성을 떼어놓고 신문 자체만으로 본다면 조선일보는 상당히 잘만드는 신문입니다. 정치적 특혜로 인해 자본이 몰리며 "질"을 높일 수 있었으니까요. 자본을 앞세운 언론 앞에서, 근본적으로 다른 언론은 경쟁력을 갖출 수가 없습니다. 자전거주고 상품권주는데 구독 안할 독자 있나요... 오죽했으면 조선과 중앙일보 지국장간에 칼부림을 하고 살인까지 했겠어요.

위의 논란과 연결해서, 이건 언론뿐 아니라 한국 보수쪽 고질병인 "패거리주의"의 문제죠. 이번엔 그 패거리주의가 잠깐 대한민국 전체를 아울렀나보네요. 그냥 평상시 습성인 패거리주의가 천박하게 튀어나왔다고 봅니다.
sarnia 2013.07.09 22:07  
실은 일간지 중 제가 정독하는 유일한 신문이 조선일보 입니다. 레이아웃도 좋고 타이틀도 참 아슬아슬하게 잘 뽑는다는 느낌입니다. 센세이셔널리즘과 진중함 사이에서,, 칼럼의 경우 글의 짜임새와 설득력에서 그 우수성을 발휘하고 있는 듯 해요. 강천석, 송희영, 윤평중, 모두 합리적 중도의 냄새를 피우면서 기기묘묘하게 잘 쓰고 있습니다. 다른 우익매체에서 천방지축 날뛰고 있는 바보들하고는 확연히 구분되는 무언가가 있는 건 사실입니다. 극우들이 가장 경계하면서 견제하려고 드는 상대도 사실은 조선일보입니다. 재미있지요..
이런 문제가 사실은 언론자본의 독과점과정에서 나온 파생효과라는 건 의미있는 분석이네요.

본문에 언급한 문제,, 패거리주의 밎습니다. 막연한 우리 정서라고 해도 좋구요. 아직 이즘(주의)라고 부르기엔 이릅니다. 하지만 이런 정서는 극우이데올로기가 뿌리내리기에 훌륭한 토양이 될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 극우의 특징이 민족주의의 부재였는데, 희한하게도 요즘 벌어지는 현상을 보면 대한민국 극우는 반외세 민족주의의 이념수렴과정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racism 단계로 이행하는 것 같아요. 일베현상은 비록 탈선한 하류문화임에는 분명하지만 이런 하류문화가 극우확산의 토대로 기능할 수 있고, 실제로 그렇게 기능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그나저나 중국이 이제야 채널 A 망언을 두고 들썩이고 있다고 하네요. 중국 어느 신문이 어제 보도한 것 같습니다.
nooga 2013.07.10 13:16  
제가 아는 많은 중국 사람들은 참 순합니다.
그렇게 순하지 안고서는 인구가 10억 넘기 힘들겠죠.
순하지 않는 사람들은 서로 치고 박고 싸워서
인구가 10억 넘기가 불가능 하겠죠.
물론 극히 일부 중국인들이 극성이겠죠.

중국인들 미워하지 마세요.
의리하나는 정말 배워야 합니다
사기와 배신이 난무하는 한국인들이
본받아야 합니다.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