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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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한 하루...

월야광랑 10 552

오늘 문득 미네르바님의 아고라 게시판에 가 보았습니다.
정부에서 어떤 조치가 있었는지, 이제 경제에 대해서 입을 닫는다고 하시더군요.
왜 이렇게 한국의 현실은 암울해 보이는지...
누군가가 대통령으로 들어서고 나서 1년도 되지 않았는데,
법치주의를 주장하시는 분이
각종 원칙과 상식을 아주 깨버리시는군요.
사실 얼마전에 한국 국적을 버렸습니다.
해외에 살면서 내나라 내민족이 그립고 소중한건 두말할 것도 없지만...
더 이상 희망을 두기 어렵게 만드는군요.
법치라고 주장하시는 분이 법중의 최상위법인 헌법의 정신과 의무를 무시하시고,
국민에게 입닥치고 조용히 시키는데로 머슴이면 머슴답게 살라고 하시니...
저번 선거 과정부터 오늘의 현실까지
국민의 기본권인 언론의 자유를 막아 버리고,
하위법이 상위법을 우롱하는 경지에 이르렀으니...
집회시위의 자유는 최상위법인 헌법에 명시된 권리인데,
그걸 하위법인 집회시위법으로 깔아 뭉갤 수 있는 곳이니...
내일을 예측하기가 어려워 집니다.
미국 시민권 시험을 공부하면서,
미국의 후진적인 대선 시스템도 있지만,
그 법에 담긴 정신이 참 부러웠습니다.
특히나 정부와 개인은 각각의 계약에 의하여 성립되는 관계라는...
정부가 국민에 대한 의무를 다하지 못하면,
국민은 그 정부에 대한 저항권을 가지고, 새로운 정부를 수립할 수 있다라는 부분을 복습하는 순간마다 왜 자꾸 한국의 현실이 생각나는지...
이제 현대화된 사회는 더 이상 일방적인 관계로만 맺어지진 않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현실은 자꾸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형태로 반복되어지니...
원칙과 이상은 "말은 누가 못하나? 말로는 좋은데... " 하면서 거들떠 보지도 않는 것이 되어 버렸고, 내 몫 있으면 얼른 챙겨서 뜨는, "먹튀"가 어째 장려되는 분위기가 되어 버렸으니...

제가 바라는 사회는 부자 사회를 바라는 것도 아닙니다.
열심히 일한 만큼 내일을 설계할 수 있고, 내 미래를 내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다면...
노력한 만큼 많이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남에게 눈치 보지 않고 살아갈 수 있으면 그걸로 족합니다.
남는 것이 있으면 어려운 분들과 함께 나누고, 모자라면 조금 허리띠 졸라 맬 수도 있고...
그러나, 그게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안감에 내가 허리띠 졸라매도 그걸로 나의 미래가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어딘가 모르는 곳으로 새어나가기만 할 때...
그러면, 암울해지게 됩니다.
천원짜리 컵라면 하나랑, 백만원짜리 스테이크랑...
얼마나 많은 차이가 있을까요?
노블리스 오블리제란 말이 자취를 감춘 것 같은 한국 사회에서...
더 이상 무엇을 바랄 수 있을까요?
검사의 소임을 다하지 못한 검사는 검사의 자격이 없고...
경찰의 소임을 다하지 못한 경찰은 경찰 대우를 받을 자격도 없고...
권리와 의무 중에 권리만을 찾는 것 같은 모습들이 좀 암울하게 합니다.
경제를 모르는 제가 봐도 한국의 앞날은 참으로 암울해 보입니다.
특히나,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일 줄 모르는 자존심으로 내가 옳다만을 주장하고 다른 사람들은 입닥쳐 하고 있는 현정부의 실책을 볼 때, 더더욱 암울해 보입니다.
경제와 정치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제한된 자원을 가지고, 조삼모사를 어떻게 잘하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이죠.
그러나, 현재 한국 정부는 조삼모사도 아니고, 당근과 채찍 중에서 채찍만 휘두르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혹시나 미네르바님의 게시판을 보고 싶은 분들을 위해...

http://agora.media.daum.net/profile/list?key=yzcyxX5kuoE0&group_id=1

10 Comments
people 2008.11.14 10:41  
국적을 포기 하셨다구요.
쉽지 않은 결정을 하신듯 하네요

어제 헌재에서 종부세 일부 위헌 결정을 하였는데
해당 판사 9명중 7명이 종부세 과세 대상이 이라고
하지요.

헌재의 판결이 만장 일치가 아닌 표결에 의하여 결정이
되었는 표결 결과가 7:2가 나왔다지요.

대한민국의 최고 법원으로서 정말 그들이 자신들의 결정에
사사로운 감정 없었다고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이 없을수
있는지 궁금하네요
곰돌이 2008.11.14 13:31  
지난 토요일날 선배들과 술을 마시면서, 여러 이야기를 했는데..... 이런 말이 나왔지요....

' 형, 그런일은 4년후에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월야광랑님...

한국계 미국인 (이런 표현이 슬프군요....)  아니, 재미동포로서....

미국에서 큰일(?)을 해 주세요~~~~~
곰돌이 2008.11.15 10:16  
항상배고파님 말씀이.....

맞을 것 같습니다..... ㅜㅜ

그럼 지금부터, 박근혜 전 영애님께 찰싹 붙어야 할것 같습니다.^^;;

그러긴 싫은데....ㅜㅜ
좋은날에 2008.11.15 21:59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써 무척이나 부끄럽고 참담합니다.
저도 국적을 포기하고 싶은 충동을 매일 느낍니다.
조국을 팔아 먹는 집권층이 이 나라를 좌지우지 하는한  더이상 노예같은 삶을 살고 싶지 않습니다.
소나기오면 2008.11.16 15:02  
어디선가 본 글중에

"정치가 썩으면 사회 모든것이 붕괴된다"

제가 가장 걱정하는건

이런 환경에서 자란 우리 아이들이 과연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사회생활을 할수 있냐는 것이죠.

부정과 부패가 당연시 되는 사회

선진국으로는 절대 갈수 없죠~~~
여사모 2008.11.16 17:41  
"암울한"이라는 단어를 쉽게 쓰시는데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단어는 정말 힘들때 쓰는 단어잖아요.
우리는 이런내용의 글조차도 입에 담지 못할 시절이 있었습니다.
저는 희망을 갖습니다.
좋은 시절이 오리라고..
월야광랑 2008.11.18 04:53  
제가 자주 쓰는 모토가 "밝은 내일을 위하여" 입니다.
인생을 긍정적으로 보고 살자는 거죠.
하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의 현실은 내일을 잃어 버린, 미래를 상실한 모습입니다.
젊은이들이 내일, 1년뒤, 5년뒤, 10년뒤에 내가 뭘하고 있을까 하는 청사진을 그리지 못하고, 하루 하루 비정규직으로 몰려 나는 현실에서 뭘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암울하다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자신이 해야 할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입에다 재갈을 물리고, 원칙이 깨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내일이 보이지 않는군요.
나마스테지 2008.11.18 15:35  
제가 태국에 대해 몇자 메일을 보냈더니, 프랑스에 살고있는 동생이
"여기 사람들의 합리적이고 체념적인 모습을 본다"라고 말하는군요.

합리적이라는 말, 원칙이 깨어지는 곳에 합리성은 당연 없겠지요.
광랑아우, 국적포기하셨다니, '암울'한 느낌이 챵마이까지 전해지는 듯^^
월야광랑 2008.11.19 03:13  
사실 해외에 살면서, 문득 문득 생각이 드는 것은 과연 우리나라(으흠...)에 전쟁이 일어나면 어떻게 될까 였습니다. 과연 내가 총 사들고 한국으로 돌아갈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계속 정치권의 행태와 최근의 정부의 행동을 보고,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우리 나라가 이중국적을 허용한다면, 계속 한국 국적을 유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였지만, 지금은 이중국적이 되어도 한국 국적을 유지할 것 같지 않다입니다.
제가 아는 많은 좋은 분들은 여전히 한국에 사십니다. 그러나, 내일이 없이 오늘 하루 하루 살아가기 벅차 하는 모습에, 어떻게 미래가 있다고 볼 수 있는지...
전쟁이 나면 다시 총을 들고 달려가도, 결코 그게 국가를 위한 것은 아니라는 것은 이제 자명해졌습니다. 내 가족, 내 친구들을 지키러 가는 것이지...
국가는 국가 홀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국민이 있어야 존재합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권력은 아직도 자신이 휘두르기 위하여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봉건주의 왕족/귀족주의에 물든 사람들이 권력을 쥐고 있는 이상, 미래는 암울할 수 밖에 없습니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에게 그 댓가가 돌아 가지 않고, 관례와 다들 그래라는 말로 사람들을 체념시키고, 꿈을 꿀 수 없게 만드는 현실이 옳다고 보진 않습니다.
꿈을 꿀 수 없는 젊은이들이 과연 젊은이들일까요?
과연 오늘의 우리들이, "소년이야, 야망을 가져라!"라고 하는 말에서 어떤 내일을 향한 포부와 꿈을 가질 수 있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암울하다고 말씀드린 겁니다. 그나마 희망을 조금 볼 수 있었던 촛불시위에 나선 아이들의 모습도...
이젠 내가 먹고 살아야지 하면서 무관심으로 조중동과 정권이 국민들을 탄압해도 모른 척 내 밥그릇만 챙기고 있으면 그 밥그릇도 언젠가 누군가 가져가겠죠.
이제 저도 무엇인가 제가 할 수 있는 한도내에서 무엇인가를 하면서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월야광랑 2008.11.19 03:19  
미국에서 부시 정권이 들어서고, 9/11이 일어나고 나서 대처하는 모습을 보며, 이제 미국에서 민주주의는 죽었다라고 생각이 들면서 조금 기분이 다운 된 적이 있었습니다. 왜냐? 9/11을 핑계로 민주주의/법치의 근본인 무죄 추정 원칙이 깨어지고, 법과 원칙이라는 것보다는 안보라는 것으로 포장한 권력주의가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예산의 많은 부분을 전쟁이라는 미명하에 쏟아 붇고, 그 중의 절반 넘게는 어디로 갔는지도 모르게 새어 버려서 누구 주머니로 들어갔는지도 모르는 현실... 거기에 교육 예산을 비롯한 각종 예산은 깍고, 이민자들을 마치 잠재적인 테러범으로 간주하는 생각들... 미국 국내 경제는 내팽개치고, 오직 이자율을 낮추어서 사람들이 집사는데만 관심을 쏟게 한 정책...
이 모든 것의 결과가 현재 터져 나오고 있는 미국의 금융산업을 비롯한 산업기반의 붕괴입니다.
그런데, 지금 새로운 십장 대통령의 막장정부가 등장하면서, 마치 그 장면을 되돌리는 듯, 마치 데쟈뷰인냥 그대로 부시가 하던 것을 따라 할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사회의 지도층이라는 것들이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뭐야 하면서 자기몫 챙기는데 급급해 하면서 누가 먼저 많이 먹고 튀나 경쟁하는 것 같습니다. 이 막장 정부가 끝날 때쯤 국민의 평균 소득의 증가와 이 사회 지도층의 평균 소득 증가를 반드시 비교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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