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한 하루...
월야광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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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14 03:59
오늘 문득 미네르바님의 아고라 게시판에 가 보았습니다.
정부에서 어떤 조치가 있었는지, 이제 경제에 대해서 입을 닫는다고 하시더군요.
왜 이렇게 한국의 현실은 암울해 보이는지...
누군가가 대통령으로 들어서고 나서 1년도 되지 않았는데,
법치주의를 주장하시는 분이
각종 원칙과 상식을 아주 깨버리시는군요.
사실 얼마전에 한국 국적을 버렸습니다.
해외에 살면서 내나라 내민족이 그립고 소중한건 두말할 것도 없지만...
더 이상 희망을 두기 어렵게 만드는군요.
법치라고 주장하시는 분이 법중의 최상위법인 헌법의 정신과 의무를 무시하시고,
국민에게 입닥치고 조용히 시키는데로 머슴이면 머슴답게 살라고 하시니...
저번 선거 과정부터 오늘의 현실까지
국민의 기본권인 언론의 자유를 막아 버리고,
하위법이 상위법을 우롱하는 경지에 이르렀으니...
집회시위의 자유는 최상위법인 헌법에 명시된 권리인데,
그걸 하위법인 집회시위법으로 깔아 뭉갤 수 있는 곳이니...
내일을 예측하기가 어려워 집니다.
미국 시민권 시험을 공부하면서,
미국의 후진적인 대선 시스템도 있지만,
그 법에 담긴 정신이 참 부러웠습니다.
특히나 정부와 개인은 각각의 계약에 의하여 성립되는 관계라는...
정부가 국민에 대한 의무를 다하지 못하면,
국민은 그 정부에 대한 저항권을 가지고, 새로운 정부를 수립할 수 있다라는 부분을 복습하는 순간마다 왜 자꾸 한국의 현실이 생각나는지...
이제 현대화된 사회는 더 이상 일방적인 관계로만 맺어지진 않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현실은 자꾸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형태로 반복되어지니...
원칙과 이상은 "말은 누가 못하나? 말로는 좋은데... " 하면서 거들떠 보지도 않는 것이 되어 버렸고, 내 몫 있으면 얼른 챙겨서 뜨는, "먹튀"가 어째 장려되는 분위기가 되어 버렸으니...
제가 바라는 사회는 부자 사회를 바라는 것도 아닙니다.
열심히 일한 만큼 내일을 설계할 수 있고, 내 미래를 내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다면...
노력한 만큼 많이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남에게 눈치 보지 않고 살아갈 수 있으면 그걸로 족합니다.
남는 것이 있으면 어려운 분들과 함께 나누고, 모자라면 조금 허리띠 졸라 맬 수도 있고...
그러나, 그게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안감에 내가 허리띠 졸라매도 그걸로 나의 미래가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어딘가 모르는 곳으로 새어나가기만 할 때...
그러면, 암울해지게 됩니다.
천원짜리 컵라면 하나랑, 백만원짜리 스테이크랑...
얼마나 많은 차이가 있을까요?
노블리스 오블리제란 말이 자취를 감춘 것 같은 한국 사회에서...
더 이상 무엇을 바랄 수 있을까요?
검사의 소임을 다하지 못한 검사는 검사의 자격이 없고...
경찰의 소임을 다하지 못한 경찰은 경찰 대우를 받을 자격도 없고...
권리와 의무 중에 권리만을 찾는 것 같은 모습들이 좀 암울하게 합니다.
경제를 모르는 제가 봐도 한국의 앞날은 참으로 암울해 보입니다.
특히나,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일 줄 모르는 자존심으로 내가 옳다만을 주장하고 다른 사람들은 입닥쳐 하고 있는 현정부의 실책을 볼 때, 더더욱 암울해 보입니다.
경제와 정치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제한된 자원을 가지고, 조삼모사를 어떻게 잘하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이죠.
그러나, 현재 한국 정부는 조삼모사도 아니고, 당근과 채찍 중에서 채찍만 휘두르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혹시나 미네르바님의 게시판을 보고 싶은 분들을 위해...
http://agora.media.daum.net/profile/list?key=yzcyxX5kuoE0&group_id=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