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처구니가 없어서 말이 나오지 않는다.
한국 대선결과는 충격 그 자체다.
투표한 유권자의 41.15 퍼센트가 내란세력을 지지했고 8.3 퍼센트가 혐오주의자에게 표를 던졌다.
둘을 합치면 전체의 절반에 육박한다.
2015 년 이래 극우의 약진이 트렌드이긴 하지만, 그 지지율이 미국은 40 퍼센트 내외, 서유럽은 그보다 적다.
한국의 극우는 미국이나 서유럽의 극우와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폭력적이고 비법적이다.
장기집권음모를 획책하는 과정에서 그들의 잔혹무도한 본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났었다.
12.3 내란주모자들은 자국민 수 천 명을 납치살해하려 했다.
외국과의 전쟁을 유도했고, 우방국 시설에 대한 테러도 계획했다.
그런 특별한 악몽을 겪었는데도 불구하고 한국 유권자의 절반가까이가 그 세력을 지지했다.
언제라도 파시스트 국가가 되기에 충분한 민심이 토양이 마련되고도 남았다고 볼 수 있다.
민주주의와 헌법을 폭력으로 유린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하는 반지성 세력이 국민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면 이 나라의 앞날에는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재명 신임 대통령의 당선 첫 소감은 매우 의미심장했다.
만일 이 국면에서 그가 통합이니 화합이니 하는 따위의 무기력하고 의미없는 단어들을 중얼거렸다면 나의 충격은 실망과 불안으로 옮겨갔을 것이다.
그는 자신의 첫 사명이 “내란을 극복하고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을 겁박하는 군사 쿠데타가 없게 하는 일”이라고 못 박았다.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민주공화정을 수호하는 절대절명의 과제가 자신에게 떨어진 첫번째 사명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노골적으로 표현은 안 했지만 선거결과를 보고 대통령 역시 같은 위기의식을 느낀게 분명해 보인다.
분명하게 말하지만 이번 선거는 내란세력이 참패했어야 마땅하다.
그랬어야 정상적인 나라다.
내란세력에게 표를 던진 유권자들에게 말한다.
당신들이 예전에 박근혜나 이명박에게 표를 준 건 내가 시비할 거리가 아니다.
보수유권자가 보수후보에게 투표한다는데 누가 뭐라겠어?
근데 말이지.
당신들이 민주주의를 폭력으로 뒤집어엎고 반대세력을 살해하려다 적발된 내란세력에게 표를 준건 정말 이해가 가지를 않는다.
이건 전혀 다른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