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이 어찌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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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이 어찌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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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과 이준석 사이로 요즘 시끄럽죠.

바로 아래아래 사르니아님 글에 댓글로 윤석열이 될것 같다는 의견을 피력했는데, 요즘 분위기 보니 뭐, 그것도 아닌것 같고...

앞으로 대선 전에 대충 뭔가 느껴지면 한마디 하겠지만 예측이란 건방진 짓은 안하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준석에 대한 지금까지의 인상은 당대표가 되기 전까지 흔한 야당 정치인인데, 고인물 투성이, 정말 틀딱&꼰대 소리 들어 마땅한 정치권에서 아주 희귀하게도 젊은 정치인이라는 점, 그래서 그런지 가벼운 면도 있지만 그만큼 민심의 흐름을 여타 정치인에 비해 잘 느끼고 기민하게 반응한다는 그런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선거에는 좀 재수가 없는...노원에 도전할 때만다 내적 요인보단 외적 요인(안철수에 치이거나 180석 바람에 치이거나)으로 낙선하는게 참 불운하구나 라는 생각 정도였죠.

그 정도 인지도와 언론 노출을 하고도 매번 선거에 떨어지고, 과거 비례대표 제의도 거절하고 계속해서 지역구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 그래도 민정당의 후예 계열 정치인 중에는 좀 봐줄만은 하다...? 라는 느낌.


그런데 요며칠간 이대표가 공개 유랑을 하면서 자당 대선후보와 마구 싸웁니다?

불구경하고 싸움 구경이 제일 재밌다는데, 이 재밌는 싸움 구경이 많이 어색해 보입니다.

마치 수영장 풀에 불났어요 라는 모순된 느낌을 받습니다.


처음 느낌은 이것들이 벌써 대선 이겼다고 내부권력투쟁하나 싶었다가도 그걸 이런 식으로 해선 서로 이득이 없을거란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오늘 윤핵관들아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주로 언론에 윤석열 이름을 빌어 호가호위하는 내시들) 니들이 이겼다. 라는 비꼼을 던진걸 보고 말았네요.


물론 비꼼은 어그로 끌기 위한 머릿글이고 본 글은 인터뷰를 정리한 글이 있어 갈음합니다.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newconservativeparty&no=1890255&exception_mode=recommend&page=1


윗 링크에 나온 이대표의 발언이 거의 제 생각과 같습니다.

그리고 공개적으로 이렇게 대선후보를 들이박는 모습은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건말건 나는 이 상태를 그대로 두고 볼 수 없으며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이 발언으로 인한 불이익을 모두 감수하겠다는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윤석열 대선 패배시 : 당연히 내부 분란 당사자로 욕도 먹고,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당대표도 사임하겠죠. 아니면 조만간 당대표도 때려치던지. 아마 차기 총선에서나 노원구에 얼굴 내밀겠죠. 근데 그렇다고 해서 국회의원 당선이 거의 확정이라고 불수 없죠. 지금까지도 되도 않을 국회의원 도전을 한건 아니었는데 계속 낙선한 걸 보면 말이죠.


윤석열 대선 승리시 : 이 경우는 당내 찬밥이 문제가 아니라 차기 총선에서 공천 자체를 못받을수도 있겠죠. 무소속으로 출마하거나 차차기 출마를 해야 할 지도 모릅니다. 혹시 한 석이라도 급한 국힘에서 당선이 유력시되는 이대표를 어쩔수 없이 공천할 수도 있겠지만요.


어쨌거나 그는 알아서 피곤한 길을 걸어 갑니다. 명분과 장기적 실리를 보고 말이죠.

어? 이렇게 생각하다보니 이대표에 대한 호감도가 많이 상승합니다?

이런 추세로 그가 일관된 모습을 보여준다면, 지역구 주민이라면 총선 때 이대표에게 표를 던지고 비례대표는 민주당이나 여타 정당에 표를 던질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여지껏 그쪽 계통으론 혐오의 눈길을 주지 않은 정치인은 있었어도, 호의의 눈길을 준 적을 한 번도 없었거든요. 


그의 나이가 30대라고 합니다. 20년을 보아도 50대에 불과해요.


우리 윤석열 후보와 반목한다고 이대표를 싫어할 지지층의 대부분은 20년 후에는 흙과 단일화하거나 단일화 준비를 할 시기라(이 표현은 다른 곳에서 본 댓글입니다.) 비토층도 거의 사라지게 됩니다.


정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준석의 이번 행보에 느낌표 하나는 찍어놓고 20년 정도 기다려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가 계속해서 정치를 한다면 말이죠.


그가 노원에서 계속해서 출마하며 낙선을 거듭하지만 우직하게 한길만 파는 모습.

아닌건 아닌 겁니다. 라고 말하며 모두가 대세를 추종하거나 침묵으로 일관할때 들이박는 모습.


혹시 누가 생각나지 않습니까? 이미 흙으로 돌아간 그 누군가 말입니다.


솔직히 이준석이란 인간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모르겠고, 천시와 지리가 그를 돕지 않아서 그냥 그렇고그런 정치인으로 시들어 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전 약 30여년 전에도 한 인간을 눈여겨 보았고 그 사람이 결국 정치인의 최종 소원을 이루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여정의 와중에 겪는 고난도 안타까워하며 함께 보았고요. 그리고 첫사랑은 결코 이루어지지 않듯 볼수 없는 곳으로 떠나버린 아픔도 겪었고요.


다시는 그런 사람 못볼 거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저와 정치적 결이 다른 정당에서 어? 하는 느낌을 주는 사람을 보게 됩니다. 

정치적 소신이나 인생 이력, 그리고 시대 정신을 통찰하는 시각 등을 살피지 못하고 그저 기존 체제에 신물이 나서 신상 하나 나왔다고 확 몰려드는 연예인 바라보는 식의 시각을 경멸합니다. 안철수도 그래서 처음부터 의심의 눈초리였고요. 지금의 윤석열도 마찬가지.


제가 틀릴 확률이 맞을 확률보다 훨씬 높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사람 잘못 본 걸수도 있고(과대평가), 천시, 지리가 영 아닐 수도 있고, 아니면 애초에 그 인간 자체가 생양아치, 사기꾼이었는데 속은 걸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첫사랑 이후 다시는 오지 않을 줄 알았던 두 번째 설레임이 옵니다.

10~20년 후를 기대해 봅니다. 그때도 제가 살아있고 태사랑이 남아 있으면, 어떤 글을 쓰게 될지 그런 상상만으로도 일단 지금은 즐겁습니다. 

부디 이 여정이 힘들지라도 해피엔딩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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