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룡 씨에게 배운듯한 도바리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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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룡 씨에게 배운듯한 도바리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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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15 일 일요일 카불이 함락됐다

 

Abdul Ghani Baradar 가 총지휘하는 탈레반 병력은 4 개 방향에서 파죽지세로 수도 카불로 진격하여 도시를 완전 포위했으나, 미국측의 애걸에 가까운 요청을 받아들여 도시 외곽에서 진군을 멈추고 그들이 안전하게 도주할 시간을 제공했었다.

 

협상타결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대통령 Ashraf Ghani 가 가족들과 함께 쥐도새도 모르게 카불을 빠져나갔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대통령 도주사실이 알려지자 수도를 방위하던 국가보안군(ANSF)에 대한 명령계통이 사라졌다. 공무원들은 물론이고 수도치안을 담당하던 경찰들도 갈가마귀떼처럼 흩어져 달아났다. 이 바람에 시내치안이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탈레반 지휘부는 수도 치안유지를 위해 선발부대의 시내진입을 명령했다. 시내로 진입하는 부대의 지휘관들에게는 외국공관들과 외국인들에게 손을 대지 말라는 별도의 명령을 하달했다.

 

미국대사관은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으로 긴급이전했다. 시내에 있는 대사관에서는 소수의 정예병력의 엄호아래 대대적인 문서소각이 진행되고 있다.

 

당초 미국은 현지인이 상당수인 약 4,200 여명의 대사관 종사자들을 포함 3 만 명을 국외로 탈출시킨다는 계획을 실행에 옮겨 추진하고 있던 중 이었다.

 

캐나다는 자국 주둔군과 공관에 종사했던 현지인과 가족 8 백 여 명을 포함 2 만 명을 탈출시켜 캐나다로 수송하는 대규모 탈주작전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같은 계획들은 대부분 수포로 돌아갈 공산이 커졌다.

 

당초 미국 국가정보국(DNI)은 미국군 철군이 완료되는 오는 9 11 일 까지는 카불을 비롯한 대도시들이 탈레반의 수중에 떨어지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레거시매체들은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하는데는 한 달 이상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제국의 정보기관과 레거시매체들이 단 하루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최악의 판단착오를 저지른 셈이다.   

 

이들의 판단착오로 이미 탈출을 완료한 현지인들을 제외한 대다수 탈출대상분류 현지인들을 사지에 남겨둔채, 미국이건 캐나다 건 학살위험에 노출된 협조자들을 데리고 나오기는 커녕 제 몸 하나 간신히 빠져나오기도 벅찬 기막힌 사태에 직면하게 되었다.  

 

사태를 급전직하의 위기로 돌변시킨 주범은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Ashraf Ghani .

 

그는 토요일까지만해도 수도 외곽을 방어하고 있던 국가보안군 부대를 방문하여 수도사수를 다짐하며 부대원들을 격려했다.

 

수 십 만 명의 지방 난민들이 대통령의 말을 믿고 국외로 탈출하기 위한 시간을 벌기위해 수도 카불로 밀려들었다.

 

일요일 아침,

 

수도 카불에는 시민들에게 전하는 대통령의 메시지가 방송으로 흘러나왔다.

 

수도 카불 시민 여러분, 나는 대통령 Ashraf Ghani 입네다. 우리 국가보안군은 잘 싸우고 있으며 수도 카불을 반드시 사수할 것 입네다. 시민 여러분께서는 안심하시기 바랍네다!”

 

일요일의 이 방송은 육성이 아닌 녹음방송이었다.

 

카불시민들이 대통령의 수도사수발언을 방송을 통해 듣고 있던 그 시각,

 

아프가니스탄 대통령과 그의 가족을 태운 비행기는 이미 카불국제공항을 떠나 타지키스탄으로 날아가고 있었고, 전파사 앞에서 방송을 듣고 있던 카불시민들은 느닷없이 시내도로에 나타나 질주하고 있는 탈레반 차량행렬을 목격하고 혼비백산했다.

 

오늘 (8.15) 미국은 완전히 뒤통수를 맞았다.

 

9.11 이전으로 예정된 철군이 아닌 아닌 밤중에 홍두께같은 패전을 한 것이다.

 

국가정보망은 물론이고 사태를 분석하고 판단하는 기능조차 마비되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되었다.

 

오늘 조세프 바이든 대통령과 그의 행정부는 1979 (이란 대사관 직원 인질사태) 1980 (인질구출작전 실패) 당시 지미 카터 전 행정부가 입었던 정치적 타격을 능가할만한  심각한 치명타를 입었다.  

  


 

12 Comments
비육지탄 2021.08.16 13:07  
CIA든 DNI든 하다못해 주아프간 미대사든 아프간 정부와
그동안 많은 소통이 있었을건데도 일이 이렇게 흘러간다는건...참
백악관이 요즘 얼마나 허접한지 확인만 시켜준 꼴이네요
무엇보다 미친놈 내보내고 들어앉은 노인네는 일하기엔 연세가 너무 많아요
주사 맞으라고 광고하러 다니는 업무만도 벅찹니다
필리핀 2021.08.17 06:40  
저도 가니 대통령의 탈주극을 보면서
이승룡 씨를 떠올렸어요...
언제나 선량한 시민들만 곤욕을 치르는 현실이 안타깝네요ㅠㅠ
근데 도발이 --> 도바리 아닌가요?
sarnia 2021.08.17 09:30  
도바리로 고쳤어요.

현재 한국에 약 1 만 여 명의 아프가니스탄인들이 산다고 들었는데, 그 사람들에 대한 한국정부의 입장이 무엇인지 궁금해요.
물론 아프간인들이 귀국이건 망명이건 의사표명을 하는 것이 먼저이겠지만 말이죠.

그리고, 어제 사태는 제국의 몰락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어처구니없는 돌발상황 맞아요.
바이든이 늙어서만이 아니고, 미국의 해외공작시스템이 망가져있다는 반증일 거예요.
트럼프 저 놈이 많이 망쳐놓은 결과이기도 하고요.
뽀뽀송 2021.08.17 11:47  
이륙한 비행기에서 사람 떨어지는 영상을 보며, 9/11 이전의 아프간 국민들에게 탈레반이 얼마나 큰 트라우마였는지 간접적으로 느껴보게 됩니다. 점령군으로서 지금은 유화적인 메시지를 내고 있지만, 곧 피의 복수가 시작되겠죠. 예전에 못 다 파괴한 간다라 불교 유적지들도 마저 다 파괴될 테구요.

태사랑에도 '건국의 아버지(?)'를 존경하는 분들이 많을 텐데, 댓글이 없는 건 본명이라 몰라서 일까요?
가니가 도망갔다고 그에게 비유하는 건, 아프간에 대한 모독은 아닐까 싶네요.
2021.08.17 18:03  
아프칸은 아프칸에게.

오사마 빈 라덴이 있다는 이유로 불법적인 침략을 하고 미국 시민권자를 괴뢰 정부의 대통령으로 앉히고 카불 주변만을 통치했던 친미괴뢰카불 정권의 말로는 충분히 예상 가능했습니다.

아프칸인들 중에서 동족을 배신하고 미국의 떡고물을 받아먹으며 호위호식했던 카불의 아프칸인들이 부역자로 몰려 단죄를 받는 것은 아프칸의 입장에서 보면 당연한 것이지요. 대한민국에서 친일파를 처단하려는 반민특위나 프랑스에서 친나치를 숙청했던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아프칸 민중들은 대부분 탈레반을 지지합니다. 아프칸의 선택에 대해 감나라 배나라 하는 것은 제국주의적 시각이지요.

그리고 아프칸의 여성 인권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은데 그 분들은 왜 사우디 여성 인권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입을 닫고 계셨는지 궁금합니다. 사우디 여성이나 아프칸 여성이나 별반 다르지 않거든요. 사우디 집권층인 사우드 왕가는 친미고 아프칸의 탈레반은 반미란 것 외에는.

오사마 빈라덴이 없는 아프칸(그는 파키스탄에서 살해됨)에 불법적으로 쳐들어가 막대한 피해를 입힌 미국은 전범 국가로 처벌받고 그동안의 피해에 대해 배상해야 마땅합니다.
비육지탄 2021.08.18 13:25  
모두 동의하지만 마지막 두줄은 좀 어렵네요

예를들어 멀쩡한 우리나라에 소말리아 해적들이 우리국적 항공기를 납치해
63빌딩을 통째로 날려 수천명의 인명을 한순간에 앗아갔다면
당연히 소말리아 정부의 선제공격으로 간주하거나,
해적의 사령관을 내놓으라 요구하거나 아니면 직접 가서 박살을 내거나 해야합니다
그건 침공이 아니죠

20년 전쟁중 첫 10년은 사령관을 색출해 사살하는 임무를 했다면
뒤의 10년은 민주주의나 친미나 허울이야 뭐가됐던 테러단체로부터 자유로운
독립국가를 만드려고 지원하고 있던거잖아요

부폐던 미개던 그들 종교의 한계던 그들 스스로도 너무나 부족하고
미국 입장에선 천문학적 비용도 부담되니 포기하고 철수하는거죠

안되는건 안된다는걸 베트남서 이미 경험한거죠
부자라 그래도 10년씩은 어떻게든 해보네요

배상까진 아닌것 같습니다
제가 뭣도 모르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평소 명님의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

PS.호의호식 (No offence)
2021.08.18 13:53  
이건 바꿔서 생각해야 합니다.

소말리아에 테러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소말리아 정부가 대한민국의 고려인연합이라는 단체가 테러를 저질렀고 지도자 홍길동이 한국에 있으니 홍길동과 고려인연합을 체포해서 넘겨라하고 일방적으로 대한민국에 통보합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그렇다면 사법적 판단이나 증거를 공유해달라고 요구했는데 소말리아는 아무런 정보 제공없이 무작정 고려인연합과 홍길동을 체포해서 넘기지 않는다고 대한민국을 침략해서 정부를 전복하고 소말리아 유학와서 교수를 하던 한국 출신 소말리아 사람을 대통령으로 앉힙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백주대낮에 여성이 칼에 찔러 죽을만큼 여성인권이 없고 자살률이 높고매일 10명에 가까운 사람이 일하다죽는 나라이다. 대한민국의 인권이 형편없다면서 소말리아군을 20년동안 주둔시키고 대한민국 국민을 수십만명 살해합니다.

그런데 정작 홍길동은 일본에 있었고 살해당합니다. 그런데 일본은 홍길동을 숨겨줬는데도 소말리아는 아무런 조치가 없고 일본과 친하게 지냅니다.

일부 한국인은 소말리아의지원금을 받아서 빼돌리고 호의호식(not taken)하면서 20년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지방에서 힘을.키운 호국불교 청년연합이 소말리아군을 몰아내고 청와대를 접수합니다.

그리고 그동안 소말리아에 협조했던 사람도 다 대한민국 국민이다. 서울에 살아도 된다라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이렇게 봐야 아프간의 비극이 눈에 좀 들어오실 겁니다.
비육지탄 2021.08.18 14:05  
네 대충 이해됩니다  ㅎㅎ
우리가 또는 제가 생각하는것 보다 (당연하겠지만) 훠얼씬 복잡한거군요
옳고그름의 문제는 어쩌면 첨부터 넘어섰는지도 모르겠습니다
sarnia 2021.08.19 09:48  
이승룡 씨 수제자는 현금 1 억 6 천 9 백 만 달러를 가지고 날랐군요. 중앙은행에서 캐시아웃했는데 중앙은행장도 함께 튀었다고 합니다. 현찰이 저 정도 되면 헬기에 다 못 싣는가봅니다. 아마 100 불 짜리가 모자라 1 불 짜리와 동전까지 싹싹 긁어모은 바람에 무게와 부피가 저렇게 커졌을 것 같습니다.

매러디스 빅토리호가 가낭 많은 난민을 실은 배로 기네스북에 올라있다면, 15 일 카불공항을 이륙한 미국 해군수송기 C-17 글로브매스터 1109는 가장 많은 난민을 실은 수송기로 기네스북에 오를 것 같습니다.

그때 그 배에서는 적어도 출항한 다음에는 단 한 사람도 희생되지 않고 오히려 다섯 명의 새 생명이 배 안에서 출생했는데 이 수송기에서는 렌딩기어에 매달려가던 수 많은 사람들이 추락사하는 비극이 발생했어요.

텍싱하는 미국군 수송기를 난민인파가 따라달리다가 밟혀죽고 떨어져죽는 끔찍한 장면이 고르란히 담겨있는 저 비디오는 미국건국이래 최악의 패전과 탈주극, 무책임한 미국, 비겁한 미국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두고두고 회자될 것이 분명합니다.
비육지탄 2021.08.19 10:46  
이승룡은 본명이 아니라 이명이더군요
처음부터 김창수로 던지면 읭? 하는것처럼 좀 어리둥절 했습니다
사이공의 딘 디엠도 분위기를 일찌감치 파악하고 돈만갖고 튀었다면
아마 절묘하게 세계 3대 줄행랑으로 불리울 뻔 했어요
sarnia 2021.08.19 11:33  
원래 이름(초명)인데 승룡이 아버지 이경선이 개명했다고 하는군요. 개명한 이유는 승룡이가 하도 과거에 떨어지니까 화가나서 늦게라도 붙으라고 늦을 만晩 으로 바꾸었다는 설이 유력합니다. 그가 과거에 자꾸 떨어진 이유는 머리가 나빠서는 아닌 것 같고 빽이 없었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사람은 못됐어도 머리가 우수했던 건 부인할 수 없죠.

딘 디엠은 베트남판 이승룡인데, 그러고보니 아슈라프 가니와는 마지막 행동이 대별되는 인물이기는 합니다. 미국이 이승룡을 제거하려고 했지만 실천에 옮기지는 않았는데, 딘 디엠 제거는 진짜 실천에 옮겼어요. JFK 가 배후인게 분명한 군사쿠데타로 축출되었을 때 미국의 제안대로 미국에 망명했더라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지 않고 여생은 편히 보냈을지도 모르지요.

반면 1975 티우는 가니처럼 돈+금괴 가방 짊어지고 튀었어요. 미군 수송기타고.
일등석을 타도 가지고 갈 수 있는 짐이 32 킬로 가방 세 개인데 당시 그가 싸 짊어지고 탄 짐이 15 톤에 달했다고 합니다.
비육지탄 2021.08.19 20:49  
맞네요...
반 티우와 아슈라프 가니와 함께 세계 3대 내빼기의 달인이네요
역사는 반복된다는 얘기는 명언인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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