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놈' 소리 듣지 않으려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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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놈' 소리 듣지 않으려거든

sarnia 6 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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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캐나다 정부와 교회에 의한 원주민 인종청소정황이 사실로 드러남에 따라 캐나다 전역이 발칵 뒤집혔다.

 

캐나다 생일인 7 1 일에만해도 전국에서 수 십 군데의 교회들이 파괴되거나 페인트 공격을 당했다. 알버타 주 모린빌에 있는 교회는 불에 타 전소되었다.

 

벤쿠버와 위니펙에서는 영국여왕의 동상이 끌어내려졌다. 빅토리아 여왕은 모가지가 부러졌고 엘리사베스 2 세는 땅바닥에 코를 처 박은채 등짝에 KKK 라는 낙서가 쓰여졌다.

 

도대체 식민시대의 잔재인 영국여왕년 따위의 동상이 왜 우리 도시 한복판에  서 있으며, 비록 상징에 불과하지만 왜 외국 여왕이 아직도 독립다문화국가 캐나다의 국가원수인지에 대한 새삼스런 의문도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그동안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여왕이 여왕년(queen bitch)으로 격하되어 관심을 끌게 된 동기는 원주민 어린이 유해발굴사태 전에 일어난 자신의 손주며느리 매건 마클에 대한 인종차별적 대우 때문이었다.

 

과거 캐나다정부와 교회들이 원주민 문화를 말살하고 주류사회에 동화시킬 목적으로 원주민기숙학교(so called Indian Residential Schools)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4 천 여 명이 희생되었다는 사실추정은 6 년 전에 당시 정부가 공개했지만, 최근 원주민 기숙학교 어린이 유해발굴사태를 계기로 인종청소의 참상이 실제로 드러나자 시민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저스틴 트루도 총리는 캐나다 정부와 교회의 공식사과와 반성으로는 부족한만큼 교황에게 직접 캐나다로 와서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프란체스코 교황은 12 월에 캐나다를 방문해서 원주민대표단을 만날 예정이었지만, 여왕년에 이어 교황놈 소리를 듣지 않으려거든 개소리하지 말고 지금 당장 와서 그들앞에 무릎을 끓으라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실인식이 부족하기로 정평이 나있는 영국왕실이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여왕의 모가지를 부러뜨린데 대해서만 혼비백산해서 밴쿠버와 위니펙 시민들을 규탄하는 바보같은 성명을 발표한 것은 불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 됐다.

 

캐나다 최대 개신교단 the United Church Of Canada(UCC 캐나다 연합교회)도 교회를 향해 다시 날아드는 돌팔매에서 피하기 어렵게 되었다

 

리버럴 개신교단인 캐나다 연합교회는 원주민기숙학교 시대 교회가 저지른 만행에 대해 여러차례 사과와 반성을 하기는 했지만, 최대교단이라는 위상 때문에 입장이 아주 난처하게 됐다. UCC 1969 년까지 원주민기숙학교를 운영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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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그렇고,

 

교회리더들의 이름을 딴 장소나 학교, 길 이름 바꾸기 운동이 일어나 이름들을 다 바꾸고 있는데, 그런 것들 뿐 아니라 화폐도안 등 이번 기회에 싹 갈아치워야 하는 것들이 많다.

 

남의 주 일은 그 주에 사는 사람들에게 맡기고, 우선 알버타 주는 주 이름부터 새로 바꾸어야 한다. 그리고 나서 지명, 길이름, 학교이름 등을 바꾸는 것이 순서인데, 레이크루이스도 최악의 식민주의자 빅토리아 여왕년의 넷째딸 Louisa Caroline Alberta 에서 따 온 이름이니만큼 당초 스토니 원주민들이 부르던 이름으로 바꾸고, 그 앞에 있는 산 (Mt. Victoria)이름도 당연히 바꾸어야 한다.

 

식민시대 잔재인 이런 이름들을 다 바꾸는데는 아마 10 년 쯤 걸릴지도 모른다.

 

우선 당장 에드먼튼과 캘거리를 잇는 고속도로에 붙은 Queen Elizabeth II (일명 큐이투)라는 터무니없는 이름도 곧 원래 이 도로 이름인 트랜스캐나다넘버투 하이웨이로 회복하든지 아니면 다른 이름으로 교체할지도 모르겠다. 

 

 

 

6 Comments
sarnia 2021.07.04 06:35  
원주민기숙학교 프로젝트를 기획추진한 좐 A 맥도널드의 동상들은 일찌감치 페인트 공격을 당하고 목이 잘린 채 철거되었습니다.
단풍국 독립정국 혼란기에 준동하던 시러배잡놈들이 특정집단에 의해 건국의 아버지로 잘못 추앙되고 있었는데 이제라도 바로 잡혀 가는 현상은 바람직합니다.
이 놈의 초상은 아직도 캐나다 화폐(10불)에 들어가 있는데 머지않은 장래에 교체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필리핀 2021.07.04 06:38  
카나디안의 유체이탈 화법이 경이롭네요.
지들 애비 에미나 할배 할매가 저지른 짓인데
그에 대한 참회와 속죄부터 한 다음에
남 욕을 해야죠...
sarnia 2021.07.04 07:02  
혈연주의와 연좌제식 사고의 패러다임으로는 이 역사적 사건의 본질을 해석하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캐나다는 동일혈연집단으로 구성된 나라가 아니기 때문에 필리핀님의 시각은 캐나다 사태를 이해하는 데 적절한 창도 될 수 없습니다.

원주민기숙학교를 비롯한 차별 및 문화말살제도는 19 세기 말에 집중적으로 만들어진 것이고, 이 시기에 비록 캐나다가 영국식민지로부터 명목상의 독립(1867)을 획득했다고는 하나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스카티시를 포함한 영국계가 압도적으로 지배하던 시기여서 적어도 이 시기에 그 토대가 마련된 원주민기숙학교 만행과 관련해서는 당시 만행을 기획주도한 친영파 정치집단과 로만카톨릭교회에 가장 위중한 책임을 물을 수 밖에 없습니다.

소위 건국의 아버지들이라고 잘못 알려진 19 세기 말 영국계 식민주의자들과 역대 영국여왕 동상들이 끌어내려지고 캐나다 내 교회들이 테러의 표적이 되는 것도 그런 이유이고요.

원주민기숙학교 문제에 대해서는 지난 정부와 현 정부 수 년 동안 면밀한 조사가 진행되었고 진실과 화해위원회 (TRC)에서 19 세기 말부터 지난 세기 중엽까지 약 4 천 여 명이 희생된 것으로 잠정결론이 나서 그동안 역대 정부들과 교회들이 코가 땅에 닿도록 사죄를 하고 보상을 하기는 했으나 이번에 알버타 주, 사스카체완 주 교회소유 토지 등에서 실제로 유해가 발견되자 새롭게 분노가 폭발한 것 입니다.
필리핀 2021.07.04 08:32  
캐나다에 대한 제 관심은 대한민국에 대한 사니아님의 관심보다 절대적으로 부족한지라
사니아님이 올리는 글만 보고 캐나다에 대한 정보를 접해요.
때문에 저의 시각은 다분히 비논리적이고 지극히 직관적이에요.

논리적으로는 이 문제를 혈연주의와 연좌제식 사고로 바라봐서는 안 되겠죠.
그러나 윤리적 측면에서는 혈연주의와 연좌제식 사고를 배제할 수는 없어요. 
오래 전에 자행했던 일을 지금의 교황에게 따지는 게 바로 연좌제잖아요.

사니아님의 원글을 보면 친일파 척결은 하지 않은 채 일본만 욕하는 꼴이에요.
게다가 여왕 동상 파괴하고 교회에 불을 지르는 따위의 행동은
박정희 시대의 김일성 화형식처럼 대중의 관심을 호도하는 행위로만 여겨져요.

제가 이 문제에서 주목하는 건 “원주민”이에요.
때문에 당시는 물론이고 현재도 캐나다의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유럽 이민자 정부와
그 후손들은 “원주민”들에게 참회하고 속죄하는 일을 꾸준히 병행해야겠어요.

“그동안 역대 정부들과 교회들이 코가 땅에 닿도록 사죄를 하고 보상”했다는 내용이
댓글이 아니라 원글에서 자세히 언급되었다면 캐나디안들이 욕을 덜 먹었겠네요. ㅎㅎ
sarnia 2021.07.04 09:02  
원주민기숙학교를 운영한 주체가 교회들이고 문제를 일으킨 절대다수가 카톨릭교회였는데, 카톨릭교회의 지휘구조상 그 정점에 있는 교황이 책임에서 벗어나기가 어렵습니다.
현직 교황 개인에게야 무슨 도의적 책임이 있겠어요. 교회에 대한 엄중한 역사적 비판이겠지요.
불과 며칠 사이에 교회 수 십 군데가 테러응징을 당했는데, 폭력행위는 중단되어야 합니다.
다만 카톨릭이 과거사에 대해 좀 더 적극적으로 사과하고 보상할 필요는 있습니다.
오히려 개신교(UCC)와 연방정부(보수당이건 자유당이건)는 사과와 보상을 지속적으로 해 왔습니다.
어쨌든 이 사건을 계기로 캐나다가 과거의 오류를 반성하고 식민잔재를 청산하기를 바랍니다.
연방을 비롯한 각급 지자체들이 일제히 캐나다데이 행사를 취소하고 반성의 날로 정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런 일 입니다.
9 월 엔가 원주민의 고통을 기억하는 날이 새로 만들어져 국정공휴일이 하나 늘어나게 될 것 같은데, 그것도 좋은 일이구요.
sarnia 2021.07.04 09:41  
근데, 어제 날씨가 더워서 찬 수박을 또 반 통이나 잘라먹은 이후 컨디션이 조금 안 좋아서 이만 쉬도록 하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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