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 전염병이라도 있는 걸까?
이런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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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3 06:50
"우리는 비록 전쟁에 패했지만 조선이 승리한 것은 아니다. 장담하건대 조선인이 제 정신을 차리고 옛 영광을 되찾으려면 100년이 더 걸릴 것이다. 우리 일본은 조선인에게 총과 대포보다 더 무서운 식민교육을 심어 놨다."
- 아베 노부유키, 9대 (마지막) 조선총독
이 인용문은 아래 신문기사의 첫 문단을 옮겨 온 겁니다. 여기서 100년은 숫자상의 시간이 아니라 오랜 세월을 뜻한다고 봐야겠지요? 패망해서 쫓겨가면서도 악담을 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한국 사회 곳곳에 아직도 (사람을 포함해서) 일제의 찌끄러기들이 남아있고 또 불필요하게도 일본 이미지에 빌붙는 장사치들이 있는 걸 보면 "100년으로 될까?" 하는 노파심마저 생겨납니다.
아래 링크는 '외식메뉴는 일본어 홍수'라는 제목의 아주경제에 실린 1년 반쯤 전 기사 입니다.
https://m.ajunews.com/view/20190227153025635
("cj에서 광고를 안줘서 삐졌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내용이 신랄하네요. 하지만 내용만 놓고 보면 또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왜색(倭色)이라고 통칭되는 일본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현상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순화된 부분이 많지만 음식에 연관되서는 오히려 더 심해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아예 대놓고 일본식을 그대로 따라하기도 하고 또 그런 일본팔이 상술이 통하기도 하는 모양이니까요.
제가 불만스럽게 생각하는 부분은 용어인데요 음식과 관련하여 쓸데없이 일본어를 사용하는 모습이 많이 아쉽습니다. 심지어 한국어 설명을 곁들이면서까지 일본어를 사용하는 걸 보면 "이미 해당하는 한국어를 알고 있으면서 굳이 왜?" 라는 의문이 생기더군요.
예를 들어 '참치 대뱃살인 오도로, 중뱃살인 주도로, 등살인 새도로...' 이런 설명은 좀 이상하지 않아요? 그냥 대뱃살, 중뱃살, 등살로만 쓰면 맛이 없게 느껴지나요? 아니면 오도로, 주도로, 새도로라고 말해야 일식을 좀 안다고 으시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그럴 리는 없겠지만 혹시라도 이런 걸로 아는 척해보려는 거라면 더 없어 보여요. "오죽 아는 게 없으면..."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위의 기사에서도 언급되었던 이자카야라고 부르는 일본식 대폿집은 가게 외관서부터 시작하여 내부 장식과 메뉴판에 적어 놓은 글자까지도 일본 술집을 고스란히 옮겨 온 거처럼 꾸민다고 하더군요. 그래야 화제성도 생기고 장사도 더 잘 된다고요.
일본에 대한 동경심(?)과 허영심을 이용한 상술이고 또 그런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장사가 되는 거겠지만 저로서는 꽤나 불편하게 느껴지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마치 서울 한복판에서 훈도시 차림으로 돌아다니는 '얼빠진 한국인'을 보는 기분이랄까요.
가장 아쉬운 건 이런 것들이 새롭게 유입되는 유행이고 주요 소비층이 젊은이들이라는 겁니다. 아무래도 똑같은 음식을 앞에 놓아줘도 덮밥보다는 돈부리라고 불러야 더 맛있고 좋은 음식이라고 생각하는 바보들이 있는 모양입니다.
돈벌이를 위해 앞장서서 그런 바보들을 부추키는 얍삽한 장사치들이 있고 그런 모습을 보며 '일본식으로 하면 장사가 좀 된다더라' 하고 무작정 따라하는 '들쥐떼' 부류의 장사치들도 있고요.
그리고 이런 짓거리도 문화의 한 부분이라고 악악거리며 옹호해 보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들어보면 도둑질을 부의 재분배 행위라고라고 우겨대는 수준의 말장난인 경우가 대부분이였지만요.
우리나라는 일본과 지리적으로 가깝기도 하고 식생활면에서도 비슷한 부분들이 상당히 많지요. 그래서 일식에 대한 친숙도도 높은 편이고 음식조리법에 대한 교류도 많은 편이고요. 다른 나라 음식들과 비교해 보아도 일식에는 생소한 음식이나 낯설은 식재료가 상대적으로 적잖아요.
비슷하거나 똑같기까지 한 식재료를 사용하니까 일본어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한국인들끼리는 소통하는데 큰 문제가 없을 거 같은데도 굳이 일본어를 쓰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예를 들면 내장을 곱창, 막창, 대창, 양, 천엽 등등으로 세세하게 세분화까지 해놓은 한국어를 놔두고 굳이 호루몬(ホルモン)이라는 일본어로 불러야 하는 이유는 뭔가요? 곱창을 호루몬이라는 이름으로 팔고 또 사먹는 사람들은 진정 뭘 팔고 뭘 사먹고 있는 건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부디 음식 위에 덧댄 왜색(倭色)을 팔고 사먹는 건 아니길 바랄 뿐입니다.
언어는 습관이지만 그렇기에 또 바꾸려고 노력하면 바뀌더라고요.
- 아베 노부유키, 9대 (마지막) 조선총독
이 인용문은 아래 신문기사의 첫 문단을 옮겨 온 겁니다. 여기서 100년은 숫자상의 시간이 아니라 오랜 세월을 뜻한다고 봐야겠지요? 패망해서 쫓겨가면서도 악담을 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한국 사회 곳곳에 아직도 (사람을 포함해서) 일제의 찌끄러기들이 남아있고 또 불필요하게도 일본 이미지에 빌붙는 장사치들이 있는 걸 보면 "100년으로 될까?" 하는 노파심마저 생겨납니다.
아래 링크는 '외식메뉴는 일본어 홍수'라는 제목의 아주경제에 실린 1년 반쯤 전 기사 입니다.
https://m.ajunews.com/view/20190227153025635
("cj에서 광고를 안줘서 삐졌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내용이 신랄하네요. 하지만 내용만 놓고 보면 또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왜색(倭色)이라고 통칭되는 일본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현상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순화된 부분이 많지만 음식에 연관되서는 오히려 더 심해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아예 대놓고 일본식을 그대로 따라하기도 하고 또 그런 일본팔이 상술이 통하기도 하는 모양이니까요.
제가 불만스럽게 생각하는 부분은 용어인데요 음식과 관련하여 쓸데없이 일본어를 사용하는 모습이 많이 아쉽습니다. 심지어 한국어 설명을 곁들이면서까지 일본어를 사용하는 걸 보면 "이미 해당하는 한국어를 알고 있으면서 굳이 왜?" 라는 의문이 생기더군요.
예를 들어 '참치 대뱃살인 오도로, 중뱃살인 주도로, 등살인 새도로...' 이런 설명은 좀 이상하지 않아요? 그냥 대뱃살, 중뱃살, 등살로만 쓰면 맛이 없게 느껴지나요? 아니면 오도로, 주도로, 새도로라고 말해야 일식을 좀 안다고 으시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그럴 리는 없겠지만 혹시라도 이런 걸로 아는 척해보려는 거라면 더 없어 보여요. "오죽 아는 게 없으면..."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위의 기사에서도 언급되었던 이자카야라고 부르는 일본식 대폿집은 가게 외관서부터 시작하여 내부 장식과 메뉴판에 적어 놓은 글자까지도 일본 술집을 고스란히 옮겨 온 거처럼 꾸민다고 하더군요. 그래야 화제성도 생기고 장사도 더 잘 된다고요.
일본에 대한 동경심(?)과 허영심을 이용한 상술이고 또 그런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장사가 되는 거겠지만 저로서는 꽤나 불편하게 느껴지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마치 서울 한복판에서 훈도시 차림으로 돌아다니는 '얼빠진 한국인'을 보는 기분이랄까요.
가장 아쉬운 건 이런 것들이 새롭게 유입되는 유행이고 주요 소비층이 젊은이들이라는 겁니다. 아무래도 똑같은 음식을 앞에 놓아줘도 덮밥보다는 돈부리라고 불러야 더 맛있고 좋은 음식이라고 생각하는 바보들이 있는 모양입니다.
돈벌이를 위해 앞장서서 그런 바보들을 부추키는 얍삽한 장사치들이 있고 그런 모습을 보며 '일본식으로 하면 장사가 좀 된다더라' 하고 무작정 따라하는 '들쥐떼' 부류의 장사치들도 있고요.
그리고 이런 짓거리도 문화의 한 부분이라고 악악거리며 옹호해 보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들어보면 도둑질을 부의 재분배 행위라고라고 우겨대는 수준의 말장난인 경우가 대부분이였지만요.
우리나라는 일본과 지리적으로 가깝기도 하고 식생활면에서도 비슷한 부분들이 상당히 많지요. 그래서 일식에 대한 친숙도도 높은 편이고 음식조리법에 대한 교류도 많은 편이고요. 다른 나라 음식들과 비교해 보아도 일식에는 생소한 음식이나 낯설은 식재료가 상대적으로 적잖아요.
비슷하거나 똑같기까지 한 식재료를 사용하니까 일본어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한국인들끼리는 소통하는데 큰 문제가 없을 거 같은데도 굳이 일본어를 쓰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예를 들면 내장을 곱창, 막창, 대창, 양, 천엽 등등으로 세세하게 세분화까지 해놓은 한국어를 놔두고 굳이 호루몬(ホルモン)이라는 일본어로 불러야 하는 이유는 뭔가요? 곱창을 호루몬이라는 이름으로 팔고 또 사먹는 사람들은 진정 뭘 팔고 뭘 사먹고 있는 건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부디 음식 위에 덧댄 왜색(倭色)을 팔고 사먹는 건 아니길 바랄 뿐입니다.
언어는 습관이지만 그렇기에 또 바꾸려고 노력하면 바뀌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