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석 여당이 된 문재인 정권의 첫 시험대 - 재난 지원금 100% 지원
문재인은 보편적 복지를 지지하지 않는다. 선별복지 - 부자들은 빼고 어려운 사람한테만 지원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되고 지금까지 대통령의 발언은 일관되어 왔다.
하지만 총선 과정에서 야당인 통합당이 인당 50만원 전국민100% 지급을 들고나오면서 사태가 꼬이기 시작했다. 이러한 제안을 민주당 지도부가 덥썩 받으면서 선별 지급이 아닌 100% 지급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전국민 100% 지급이 기정사실화 되었다.
그런데 정부의 경제 수장인 홍남기는 일부 정치권의 100% 지급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명확하게 했다. 여당과 야당이 모두 요구한 전국민 지급을 일부 정치권으로 폄하한 것이다. 거기다 야당은 총선이 끝나자마자 선별 지급으로 입장을 바꿨다. 이건 당연한 수순이다. 야당은 선거에서 표를 원했을 뿐 실제 100% 지급을 원하지 않았다.
재난 지원금을 둘러싼 대결은 민주당을 대상으로 정부와 야당이 한편이 되어 압박하는 모양새가 되었다. 민주당으로서는 혼자 힘으로 이 문제를 풀 수 없게 되었다.
홍남기가 70%만 주자고 하는 표면적인 이유는 돈이 없어서이다. 빚은 낼 수 없고(국채 발행) 재정을 쥐어짜서 만들어낸 돈이 7조밖에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문제는 간단하다. 70%에게 100만원 줄 돈을 100%에게 70만원을 주면 된다.
민주당은 100% 주자 그러고 정부는 돈이 7조밖에 없어서 70%만 주자고 하니 지급 금액을 줄여 100%에게 주면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이렇게 해결되긴 어렵다. 왜냐하면 문제는 금액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것은 복지라는 정책에 대한 가치관의 싸움인 것이다.
그동안 한국 사회는 복지라는 것은 국민의 권리가 아닌 정부의 시혜라는 측면에서 존재해 왔다. 정부가 어려운 사람을 돕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무상급식이 논란이 될 때 왜 재벌 아이들에게까지 공짜로 밥을 줘야하냐고 그렇게 반대했던 것이다.
아동 수당도 마찬가지다. 문재인이 내건 유일한 보편 복지 정책이었던 아동 수당도 당시 야당의 반대로 90%만 지급하기로 했다. 그랬더니 선별 비용이 100% 지급하는 것보다 더 많이 들고 선별 과정에 너무 많은 잡음이 있어 결국 야당도 마지못해 100% 지급에 동의해 줬다.
일부 정치인과 언론에서는 재난지원금에 대한 대통령 문재인의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국가의 운영 3주체는 당,정,청이니 당과 정부와의 갈등을 청와대에서 나서서 직접 조정하라는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청와대가 정부와 함께 70%지급을 밀어부칠 것이라 예상한다.
어쩌면 그러한 결정이 거대 여당을 등에 업은 문재인 정권의 내리막길의 서막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