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뜨고 사기당한 대한민국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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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뜨고 사기당한 대한민국 정부

sarnia 10 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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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미아 종료연기를 이끌어내기 위한 미국과 일본의 막판유도공작에 한국정부가 어이없는 사기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일본의 협박사기극에 속수무책으로 말려든 한국은 그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복잡한 외교-안보위기에 봉착했다.  

 

미국의 협박때문에 울며겨자먹기로 일본에 현찰주고 어음을 받았는데, (한겨레신문 말마따나)

일본이 현찰 받자마자 어음을 어제 부도처리 해 버렸다. 

한마디로 눈뜨고 현찰 사기당한 것이다.   

 

이제 한국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두 가지다.

위기돌파를 위해 초강대국들을 상대로 목숨을 건 맞짱을 뜨든지, 

아니면, 완패를 인정하고 미국이 하자는대로 인도태평양전략의 최전선을 당담하는 말단 소총수로서 타율적 굴복의 길을 공개적으로 걷는 것이다.

 

선택할 수 있는 길 한 가지는

 

사기당한 현찰을 도로 빼앗아 오는 것이다. 

종료연기발표 하룻만에 자기들의 완승을 선언하면서 한국에 의도적으로 모욕을 퍼부은 일본을 비난하고, 

지소미아를 원래 종료예정일인 23 일로 소급해서 종료선언을 하는 것이다.

 

이 길을 선택할 경우 미국으로부터 한국으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물리적 보복이 가해질 게 분명하다. 

미국 국방장관 마크 에스퍼와의 청와대 협상이 결렬된 직후, 문재인 대통령에게 비공개적으로 가해진 미국의 보복협박의 강도는 상상을 초월한 것으로 보인다.

 

보복협박의 구체적 내용은 공식적으로 알려진 바 없지만, 

주한미국군같은 군사적인 분야 보다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비롯한 경제보복과 관련된 분야가 많고, 

특히 한국의 다국적 제조기업들의 본사 이전 유도공작추친과 같은 위중한 정보도 포함되어 있다고 전해진다. 

 

한국정부는 누가 묻기도 전에 미국으로부터 협박같은 것이 없었다는 말을 했지만, 지금 그 말을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미국은 한편으론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정부를 강도높게 협박하면서, 

다른 한편으론 일단 종료연기 후 대일본관련문제 재협상이라는 차선적 선택지를 제공했을 것이다. 

 

종료 7 시간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입장을 번복한 한국정부의 태도를 살펴보면 

'막판까지 버티다 결국 미국측이 마지막으로 내놓은 차선택에 넘어가 굴복하고야 말았다'는 설명 이외에는 다른 추론을 할 아무런 근거를 발견할 수가 없다. 

 

수출규제협의를 과장급에서 국장급으로 높이기로 일본측과 합의했다는 게 입장변화의 이유였다는, 

그 말 같지도 않은 이유를 급히 둘러댄 사실 자체가 그 날 저녁의 사태가 얼마나 급박하고 위태롭게 돌아가고 있었는지를 가감없이 드러내 주고 있다. 

그럴듯한 이유를 찾아낼 시간조차 없었다는 반증이다.       

 

선택할 수 있는 다른 길 한 가지는, 

 

국가적 모욕을 감수하고 미국과 일본의 처분에 나라의 운명을 맏기는 길이다.

 

이 길을 선택할 경우 당장의 보복은 피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문재인 정부와 리버럴진영 전체가 파국적 위기에 직면할 위험이 높다.   

 

보수정권때는 미국의 협박같은 것은 별로 드러나지 않았었다. 

협박을 하기도 전에 스스로 알아서 기었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이었다면 어땠을까 하고 묻는 분이 있었다. 

아마 나에게 그런 질문을 한 그 분은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기도 전인 당선자 시절에 일찌감치 미국에 굴복한 전력이 있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싸르니아는 7 년 전, 박지원 씨가 공개했던 다음과 같은 (이제는 제법 유명해 진) 비화를 소개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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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도 어느정도 독자적인 대북외교를 기획하고 실천에 옮겨보려고 노력했다. 그는 당선자 시절인 2003 년 1 월 북한측과 접촉하여 취임직후 특사를 베이징으로 파견하기로 약속했었다. 그는 이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당시 북측의 장성택 대표는 베이징의 비공개 회담장에 나왔는데, 남측에서 사전 연락도 없이 회담장에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바람에 상대방이 오랫동안 혼자 기다리다 돌아가게 하는 사상초유의 외교적 결례를 범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노무현 당선자의 대미관계에 대한 기본자세가 천명된 직후 인수위원회에 가해진 미국의 협박과 압력은 다양하고도 집요했으며 매우 조직적으로 이루어졌다.

압박의 축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주한미국대사관을 통해 이루어졌고, 다른 축은 Moodys 비롯한 미국의 신용평가회사들에 의해 전개됐던 것으로 보인다. 신용평가회사들에 의한 신용평가 하향 조정 위협은 당장 주가폭락과 글로벌투기자본의 대량투매행위가 반복되는 사태로 이어져 아직 출범도 하지 않은 정부의 뿌리를 흔들어댔다. 참여정부는 결국 출범도 하기 전에 백악관의 위협과 글로벌투기자본의 파상공격 앞에 결국 백기를 들고 굴복할 밖에 없었던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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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16 년이 흐른 지난 5 월, 

노무현 전 대통령 10 주기 행사 때 그 손녀가, 자기 할아버지를 그의 임기가 시작하기도 전에 처참하게 굴복시켰던 장본인인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의 팔짱을 끼고 입장하는 광경을 목격하고는 어처구니없어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위기가 별게 아닌 것처럼 생각해야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자로서의 도리라고 생각한다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그런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건 전혀 상관없이, 

문재인 정부는 현재 매우 위태로운 처지에 직면해 있다. 

이 사실 자체를 부정하기는 어렵다.

 

나는 이번에 문재인 대통령이 막판까지 버티다가 어이없이 한 순간에 조건없이 굴복하는 것을 보고 놀랐지만, 사실 그 전에 놀란 적이 한 번 더 있다. 

며칠 전 조선의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5 일 김정은 위원장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보낸 비공개 친서의 내용을 공개해 버린 일 때문이다. 

공개친서라도 상대의 동의없이 그 내용을 공개해서는 안 된다. 

비공개 친서라면 더 말 할 나위가 없다. 

나는 조선이 미국에 최후통첩을 한 연말을 불과 한 달 앞두고 정세변혁의 긴장감이 감도는 이 시기에 김정은 위원장이 부산에 올 수 도 있다고 생각한 청와대 정책결정자들의 무능과 무감각에 놀라기도 했지만, 

비공개 친서를 보낸 것이니 비공개로 거절답변을 보내도 되는데, 왜 굳이 친서내용까지 공개하며 문재인 정부를 망신주고 곤혹스럽게 만들었는지 조선의 행동도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 친서공개 때문에 북의 범죄용의자 추방사건이 아주 어렵게 꼬이게 생겼다)  

조선의 지도부가 문재인 정부를 일찌감치 버릴 패로 여기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기 어렵다.  

근데 그들은 왜 문재인 정부를 버릴 패로 여기는 걸까? 

 

p.s. 믿고 싶거나 보고 싶은 것만 보지 말고,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볼 줄 알아야 제대로 된 전망을 할 수 있다.  

 

 

  

 

10 Comments
비육지탄 2019.11.25 15:28  
저 역시도 김정은 부산방문 가능성을 방송에서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을 불러다놓고 연일 보도할때 실소를 금치 못했어요
또 요즘은 누가 흘린건지도 모르는 모병제 얘기를 연일 해대는데
덮어야하는 어떤 다른일이 있어서 헛소리들을 이렇게 하나 했습니다
킁타이 2019.11.25 15:48  
국익을 위한 외교가 뭔지 우리위정자들은 여기 태국와서
한참 배워야 합니다
2차대전시 독,일,이 편에붙었다가 아주교묘히 종전직전에
연합군편에 붙어서 승전국지위획득하고 6/25 한국전쟁시
미국의 명령?에 따라 득달같이 참전합니다
약소국가가 살아가는 외교술의 극치라고 봐야하지않을까요?
태국역사에 미얀마에게 잠시동안 쳐발렸어도 외세에 지배받은적이 없다고 합니다
sarnia 2019.11.26 09:16  
어제는 일부러 김X준 뉴스공장이 이 사건을 어떻게 보도하는지 관찰했어요.
한심하더군요. 본질을 감추고 싸고돌기만한다고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김X준처럼 헛소리를 하지 않으면, 유X민 처럼 쥐죽은듯이 침묵을 지키고 있으니
(대한민국에서 가장 말 잘하는 유X민 씨, 지금 쥐죽은듯이 조용한 당신 정말 한심한 사람이야)
정부만이 아닌 진영 전체가 비웃음을 당할 수 밖에 없지요.

기왕에 말이 나왔으니 한 마디 더 하겠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에게 부산방문요청 친서를 보내면서 같은 날 북 범죄용의자 송환여부를 함께 물었던 건 정말 잘못된 일 입니다.
무슨 일을 이 따위로 하는지,
도대체 어떤 작자들이 청와대에 있는지,
기가막혀서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자국 사법권 안에 들어와서 망명의사를 밝힌 범죄용의자를 조사도 하지 않고 5 일만에 추방한다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김 위원장의 부산방문과 관련된 외교적 거래와 연결이 되어 있다면 문명사회의 지탄을 면할 수 없는 범죄행위에 가깝습니다.

문재인 정부를 포함해서, 대한민국 진보진영에 경악하는 이유는 이 사건에 대해 아무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진영논리의 문제만이 아니라 도대체 '문명과 인권'의 원칙과 기본소양에 대해 전혀 감각과 윤리의식이 없다는 증거이지요.
향고을 2019.11.26 17:45  
힘이 없어,
선택,
난 문재인 대통령님을 믿어,
삥뜯는 개 트럼프,아웃
문통 사랑하고 지지합니다,
sarnia 2019.11.27 01:48  
상황을 정직하게 말하고 국민들에게 협조를 부탁해야 합니다.
판정승 운운한 안보실장 물러나게 하고, 추방어부들의 망명의사에 대해 거짓말을 한 것으로 보이는 통일부장관도 그만 두게 하는게 좋습니다.

안보실 2 차장과 외교부장관은 비록 책임이 위중하긴하지만 이들을 그만두게 하는것은 또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놀라운 일이긴 하지만 지금 한국정부안에서 통역없이 직접 상대를 영어로 제압하고 논쟁을 주도할 수 있는 사람이 이 둘 뿐 이라니......
sarnia 2019.11.27 02:05  
그리고.. 전광훈인가 하는 자는 정신감정 후 이상이 없으면 구속수사하고, 황교안은 의사소견서받아 병원으로 이송조치하기 바랍니다. 넋놓고 있다 황당한 일 당하기전에.. 저는 문재인 정부가 첫째는 정직해지고 둘째는 빠릿빠릿 해 졌으면 좋겠습니다.
비육지탄 2019.11.27 15:46  
요즘 연예인들의 자살이 잇달아 포털 다음에서는 연예기사 댓글을 없앴어요.
기상천외한 개그 아이디어와 촌철살인의 댓글때문에 기사내용에 흥미가 없어도
재미있게 즐기곤 했는데..역시 악플에 장사는 없나봐요.
정치뉴스의 댓글기능은 아직 살아있던데..
밥 굶는 그 바보가 본인 기사의 댓글들을 보다가 상처받은 나머지...
쓰다보니 지나친것 같기도 하네요.
지지자랍시고 골프웨어 입고와서 굶는게 안타깝다며 울던 아주머니들 보다는 덜 지나치지만요.
sarnia 2019.11.29 10:02  
황교안 생각보다 순진한 면이 있네요.
탠트 안에 전기히터 켜 놓고 사탕하고 에너지바 먹어가면서 단식 할 줄 알았더니 그러진 않았나봐요.
추운 겨울에 노상에서 진짜 단식했다는 걸 알았으면 무지몽매한 자살단식이라고 판단하고 강제로 중단시켰어야지요.
관할서인 종로경찰서장 직권으로도 할 수 있는 일이고, 그렇게 할 수 있어야 나라다운 나라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일상을 심각하게 방해받고 있는 효자동 주민들의 컴플레인이 대단하군요.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고성방가 추태를 부리고 있는 광야교회인지 뭔지하는 저 무례한 무법군중들을 강제해산 시키는 일도 아무런 정치적 컨설팅없이 관할서인 종로경찰서장 직권으로 할 수 있고, 그렇게 할 수 있어야 나라다운 나라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나라가 된다면 공수처 같은 조직 필요없을지도 모릅니다.
2019.11.27 03:25  
“일본이 끊임없이 독도를 자기 영토라고 영토 분쟁을 일으키고 있는 상대에 군사비밀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얼빠진 나라가 있나? 아주 잘못된 것이다”

“정부가 협정체결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그럼에도 협정체결이 강행되면 제가 대통령이 된 이후에 협정폐기를 약속 드린다” “일본과 군사보호협정을 체결하거나 군사적 협력을 강화하는 길은 바로 일본이 하려고 하는 군사대국화, 핵무장에 멍석을 깔아 주는 일이다”

문재인이 후보 시절 한 말입니다.

이번 지소미아 사태가 정말 굴욕적입니다.
sarnia 2019.11.29 10:05  
애당초 비장한 각오를 했던 게 아니라,
판을 잘못 읽은 것 같습니다.
백기항복 불과 이틀 전에 김 2 차장 칭찬하면서 문재인 정부 응원하는 글 올렸었습니다.
솔직히 많이 위험한데 괜찮을까 하는 걱정까지 하면서 말이지요.

일주일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어이가 없네요.
올린 그 글 다시 내릴 수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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