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하면 두 번다시 만나지 맙시다
유튜브는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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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nia 는 마스터카드가 없다. 왜 안 만들었는지 그 이유는 잘 모르겠다. 비자는 두 개나 가지고 있고 아멕스도 사용했다가 안 받는 곳이 많아 해지한 적이 있는데 마스터는 가져 본 적이 없다.
근데 어제 마스터에서 편지가 한 장 날아왔다. President’s Choice라는 수퍼스토어 마스터카드인데 아주 구미가 당기는 제안을 했다. 거의 제로에 가까운 금리로 부채 트랜스퍼를 해 주겠다는 제의였다. 물론 기한은 6 개월인데 지금까지 경험으로 비추어 볼 때 거의 3 개월에 한 번씩 비자회사에서도 비슷한 제안이 담긴 편지에다 아예 백지수표까지 동봉해서 보내오기 때문에 이걸 마음먹고 활용하면 내내 초저리 융자로 돈을 끌어다 흥청망청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근데 불행하게도 sarnia에게는 트랜스퍼 할 카드 빚이 없다. 카드대금은 반드시 제 때 완납해서 제로 밸런스를 유지한다는 나름의 철칙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회비 외에 이자를 낸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아마 나 같은 고객만 존재한다면 지구상의 카드회사는 모두 망해버리고 말 것이다. 덕분에 sarnia의 신용등급은 최근 굴욕적인 강등을 당한 미국의 신용등급보다 한 등급 높을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끊임없이 꼬리를 흔들어대는 카드회사의 유혹에 언제까지 넘어가지 않고 버틸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만일 카드회사가 진짜 제로금리를 선언하고 (6 개월이라도) 지금처럼 각종 보너스까지 지급한다고 설레발을 치면 오히려 돈을 안 빌리는 게 손해다. 금융비용일체 없이 공짜로 돈을 가져다 쓸 수 있다는 말인데, 거기다 보너스까지 받는다면 사실상의 마이너스 금리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지금 자본주의 돌아가는 꼬라지로 봐서는 그런 날이 안 온다고 장담하기도 어렵겠다.
만일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지면 당장 거래은행에서 Line of Credit으로 신용한도까지 돈을 빌린 다음, 바로 그 날 제로 금리 카드 트렌스퍼를 이용해 완납해 버리면 된다. Line of credit 은 아마 연이자가 5 퍼센트쯤 될 것인데 대출당일부터 이자가 계산되니 상환시기를 하루라도 늦출 필요가 없다. 라인오브크레딧에서 savining’s account로 이체된 금액에 대해서는 조금이나마 이자가 붙어나가니 이래저래 손해날 거 없다. 금융비용없이 보너스까지 받아가며 생긴 돈으로는 뭐하지? 한 6 개월간 세계여행을 떠나면 어떨까?
제로금리 기간이 지난 6 개월 후에는 어떡할 거냐고?
그거야 나도 모르지. 근데 가만 보면 그런 걱정 할 필요 없을 것 같다. 아까 말했지만 여행에서 돌아오면 또 다른 카드회사에서 제로금리 트렌스퍼 제안이 새로 도착해 있을 텐데 뭐가 걱정인가?
카드 이야기 그만하고 오늘 미국 뉴스 이야기 좀 할까?
오늘 (어제인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밴 버냉키 선생이 그랬다.
<2013 년 중반까지 제로금리 정책을 유지할 것이다>
천국이 따로 없네.
보도를 보면 어제 오늘 FRB 가 고려하고 있던 경기부양정책은 세 가지 같다.
첫째는 <Quantity Easing> 우리말로 하면 <양적완화>라는 말인데, 겉으로는 착해 보이는 이 용어는 한마디로 사기꾼의 개소리나 다름없는 용어다. 통화증발을 그럴듯한 표현으로 각색했는데, 어쨌든 잘 나갈 때 생기는 즐거운 일들은 자본이 독점하고 어려울 때 발생하는 고통만 서민 중산층과 함께 분담하자는 말이다.
둘째는 <Operation Twist> 장기채권은 매입하고 단기채권은 매도해서 통화량의 변동 없이 장기금리를 저리로 유지하겠다는 것인데, 무식한 sarnia의 뇌리에는 카드 돌려 막기 하겠다는 말로 밖에는 들리지 않는다.
셋째는 단순무식 제로금리 유지. ㅋㅋ
사실 앞의 두 가지 중 <양적완화-이미 두 번이나 했다->는 시행가능성이 없단다. 불경기-저고용 상황에서 물가까지 폭등하면 너무 위험하기 때문인데 하도 답답해서 그냥 해 본 소리라고 하는 말이 있다. 둘째, 카드돌려막기 역시 아무 짓도 안하고 있으면 월급이 아깝다는 소리 들을까봐 해골을 짜서 만들어 낸 묘수인데, 이번 달 말에 열리는 Federal Open Market Committee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다 제출은 할 모양이다.
버냉키 선생은 또 이런 말도 했다.
<지금 우리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선생의 이 말은 사실에 대한 실토이기도 하다. 근데 그는 이 말을 하면서 침울한 표정이 아닌 비장한 표정으로 했기 때문에 잘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마치 아직 여러 가지 히든카드가 준비되어 있는데 아직 상황을 주시하면서 때를 기다리고 있기라도 한다는 말처럼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그건 절대 오해다. 선생이 이런 말을 한 이유는 주시하는 거 외에는 지금 할 일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분명히 보고 있다.
1981 년부터 상위 1 % 에게 돈을 몰아주기 위해 서민과 중산층을 개박살내기 시작하면서, 한편으로는 해외전쟁과 첩보공작에 미친 듯이 돈을 퍼 부은 나라가 지배하는 세계가 어떤 꼴로 추락하고 있는지.
헉!
어떻게 선진국 영국의 수도 런던에서 그런 <야만적>인 폭동이 일어날 수 있느냐고?
나는 지금 미국의 최대도시 뉴욕에서 폭동이 안 일어나는 것이 더 이상하다.
오늘 집 앞에서 찍은 사진이다. 9 월 초에 낮 기온이 30 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이 주말까지 계속된다는데 벌써 단풍 (황풍)이 들었다.
미국 동부에서는 뚱딴지 같은 지진이 발생하고 허리케인이 뉴욕을 비롯한 동북부해안까지 강타하는가 하면 열대성 폭퐁이 남동부를 휩쓸고 중서부는 산불에 토네이도에 아주 죽어라 죽어라 한다. 재난 복구에 당장 투입돼야 할 돈이 무려 350 억 불이 넘는다.
예전 같으면 350 억불이 껌 값일 수 있지만 지금 미국의 입장에서는 그만한 액수의 돈에도 허리가 휘어진다. 단 돈 200 억 불을 못 갚게 생기는 바람에 나라가 부도가나서 길거리에 나 앉고 개망신을 당할 뻔 한 게 불과 한 달 남짓 지났는데 350 억 불을 당장 내 놓아야 한다니 얼마나 억장이 무너지겠는가?
미국의 기상이변과 자연재해를 보면서 이런 속담이 떠 올랐다.
<절간이 망하려면 새우젓 장사가 들어온 다더니……>
알림: 위 속담은 불교 사찰과 젓갈판매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을 폄하하기 위해 인용한 것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참, 젓갈 이야기 나오니까 생각이 난 건데, 서해안 변산해수욕장 근처에 젓갈시장과 젓갈정식으로 유명한 항구가 있다고 들었어요. 알려주세요)
암튼~
good bye, neo-liberalism. Have a nice fcuking trip to the hell and hope never see you again.
2011-09-07 19:00 (MST) 침몰하는 타이타닉호 옆에서 sarn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