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콩님이 가져오신 엉터리 글을 읽고나서......
시민이 권력을 위임한 부분은 두 가지로 나뉘어지는데 하나는 대의성이고, 다른 하나는 전문성입니다. 전자는 주로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비롯한 선출직이 가지는 성격이고 후자는 공무원집단의 기능적 성격입니다. 전문성보다는 대의성이 우위에 서는 개념이므로 선출직이 전문가집단이자 대부분 임명직인 분야별 공무원 조직을 통제하는 형태가 일반적 입니다. 시스템 안에서의 작은 예를 들면, 민주주의 역사가 오래된 미국같은 나라에서 국방장관에 군인출신을 임명하지 않고 법무장관에 검사출신을 임명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전문가집단의 지적 편향성과 인맥이 작용하는 문제들로부터 그 부서집단을 감시하면서 문민통제 하기 위해서 그렇게 합니다.
광장민주주의는 시민이 위임한 권력 시스템, 즉 행정-사법-입법부를 스스로 문민통제하는 기능을 합니다. 광장민주주의는 일인시위부터 이익집단의 권익투쟁, 그 마지막 단계로는 폭력을 수반하는 시민저항권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합니다. 저 칼럼필자가 인용했듯이, 최인훈이 지적한대로 여기에는 ‘영웅’과 ‘폭동’이라는, 상반되는 것 처럼 보이는 가치가 공존합니다. 그게 시민권력의 본질이기도 합니다.
저 글쓴이는 무슨 이유에서인가 광장에서 행사되는 시민권력의 모습들 중 부정적인 부분들만을 골라내어 마치 광장민주주의가 대의민주주의와 대립하고 그 대의민주주의의 질서있는 시스템에 반하는 야만적 현상인 것 처럼 선전하려고 시도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보나마나 다음의 두 가지 중 하나에 해당합니다. 글 서두에 썼듯이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총체적 시스템의 본질을 좀 더 깊이 이해하지 못한 지력의 부족이든가, 아니면 그럴듯한 글재주로 독자를 오도하려는 역선동이든가 둘 중 하나라는 말 입니다.
그리고, 남의 글을 포스트하실 때는 반드시 자기 이야기를 덧붙이는 것이 예의입니다. 게다가 읽을만한 글도 아닌, 필자의 정치적 당파성과 그 당파성에서 나온 촛불대회 폄훼의도만 가득찬 정치적 선동글을 본문만 달랑 가져와서 ‘너희들 한 번 읽어봐라~~’ 하고 내미는 건 그냥암꺼나 독자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생각합니다. (님의 글이 운영자에 의해 대민방으로 옮겨졌는데, 당연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적 당파성에 기반한 글은 대민방에 올려야 합니다. 앞으로는 규정에 맞는 적절한 방에 글을 올리시기 바랍니다.)
가져오신 저 엉터리 글의 필자는 '엥거스 디턴' 의 책 'The Great Escape: Health, Wealth, and the Origins of Inequality' 를 재편집해서 사기번역한 혐의로 저자와 프린스톤 대학 출판부 측에서 강력한 항의를 받고 번역책들이 재수거되는 개망신을 자초한 한국경제신문사의 주필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대한 이야기는 제가 대민방에 정확히 1 년 전 (2015 년 11 월 12 일)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남의 글을 가져오실때는 님의 의견을 함께 올려주시고, 가급적 가져오시는 글도 그 저자가 과연 지나치게 편향된 당파성이 치우친 사람이 아닌가를 먼저 가늠한 후에 선택하시는 게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