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 화남.. 우울.. 그리고..
한달 전쯤부터 캄보디아 국민들께 옷 나눠주기를 한다.
어머니들의 성원으로 이미 100키로쯤 보냈는데,
우리 어머니들 어찌나 발이 넓고 힘이 장사이신지..
어젠 한 어머니께서 20키로쯤 또 모두어 오셨다.
내가 사는 나라는 이런 나라.. 이런 이웃.. 그런데..
그 와중에 얼토당토않은 사망진단서를 빌미로 백남기씨의 부검영장이 청구되는 상황에 씁쓸 했고,
특검을 보다가.. 방산비리와 미르재단은 사라지고, 김제동과 이은재만 회자되는 상황에 좌절감을 맛봤고.. 우울했다. 그 와중에도 나의 오지랖은 안드로메다로.. 곧 역사 교과서가 발표되겠군. 위안부 할매들 어쩌나... ... . 자꾸만, 상식이 붕괴되는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각각 별 건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처음엔 뭐지? 했다.
최태민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있었기에.. 그 딸? 그 딸의 딸?? 무슨 짓을 하고 있다고???
이대 학생들의 투쟁을 지켜보고, 뉴스에 나오지는 않았지만, 교수들의 참여에 스승의 은혜를 부르는 모습을 보고 울다가.. 천암함 유족 재단의 이사장인가 하는 자가 국민들 성금을 빼돌려 못된 짓만 하며, 유족들을 두 번 울리는 걸 보고, 대체 이 나라는 국민의 희생이 왜 이리 우스운가? 화가 나기 시작했다.
내가 확실히 인지한 건.. 언론사가 아니었으면, 결코 이슈화 되지 못했을꺼다.
내가 세월호에 갇혀 서서히 가라 앉는 기분이 들었다.
과연 몰랐을까? 내가 아는 최태민을 국회의원들이 몰랐을까? 그 딸의 존재와 영향력을 과연??
사실, 제도 정치라는게 얼마나 복잡한 것인가.. 북한을 북괴라 불렀다가 적이라 했다가 한민족이라 했다가 통일을 이야기 했다가 체육대회에서는 손에 손잡고.. 아이 때는 그 것부터 헷갈렸다. 공산당은 싫은데 북한 주민들은 불쌍하다. 이게 얼마짜리 답안지인가?
정말 중요한 건, 사실.. 지금의 이 문제에 국민들이 느낀 자괴감과 허탈감이다.
비리도 참고, 희생도 참고, 왜곡도 참고, 파탄도 참았지만.. 대한국민으로의 자긍심..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국민이라는 긍지마저도 빼앗다니.. 속았다. 빼앗겼다..
오늘 처음으로 출근길에 이웃집 아저씨가 앞 빌라 아저씨가 정치 얘기 하는 걸 들었다.
워낙 쩌렁쩌렁한 목소리에 3년간 그 자리, 그 시간에서.. 늘 수다와 막심골드를 즐기시는 아저씨가..
정치 얘기를 한다... ... .
사람들은 정치에 관심 없다 하지만, 이는 정치가 자기 삶과 상관없다 여기기에 가능한 일..
그런데, 후미진 동네의 별 볼일 없는 아줌마로 살다 보면, 새마을 조끼를 입고 공공 근로를 하는 어르신들과 하루종일 목욕탕에서 아줌마들과 수다 떠는 통반장 아줌마들이 내 집 앞을 청소하고, 내가 듣던 말던 지극히 개인적이고 시시콜콜한 이야기나 성적인 얘기도 스스럼 없이 한다. 내가 본 바로는.. 한 낮에 모여서 수다로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곳, 강남권 학교 마다 있다는 돼지 엄마같은 역할을 하는 이들이 여기 다 있다. 그들은 선거철이 되면, 빨간 조끼를 입은 사람들로 변한다. 그리고, 웃는 낯으로 평소처럼 말을 한다. 어쩌라고?!!
이웃집 아저씨의 쩌렁한 목소리를 듣다가, 손에 든 핸드폰으로 지구를 누른다.
특검 무렵부터였지 싶다. 기사만 읽고, 댓글은 관심이 없었는데.. 이상하게 애들이 학교에 있는 시간과 아닌 시간에 맞추어 글의 늬앙스와 의견이 달라진다. 혹시.. 만약.. 아이고.. 설마... ... .
정유라가 아이를 낳았는지, 애 아빠가 누구인지 나는 궁금하지 않다.
박근혜가 어려서부터 부모 잃고, 무서운 어른들 사이에서.. 어쩌구.. 동정론에도 관심 없다. 이미 다들 알고 있었잖아?!!
최태민이 목사인지, 교주인지는 이미 답이 나와 있고.. 최순실.. 그 딸이 최순실인 것만 몰랐다.
그런데, 정말 새누리당과 수족들도 몰랐을까? 주머니에 넣고 다닐 사이즈로 축소법을 쓰는 무당인거임?
기만 당했다. 세금을 도둑 맞았고.. 경제가 어렵고, 세금은 오르고, 나라빚은 천조에 육박한다는데..
나는 쓴거 없이 빚쟁이가 되어 가는데, 저들은 금수저라 불리우며 금수만도 못한 짓을 하고 있다.
어떻게? 내 세금으로 월금 받아 가면서. 어디에서? 내 세금으로 지은 공관에서. 누가? 생판 모르는 이가 선봉에 서서.. 얼마나? 수천억을.. 왜? 제 살집 늘리려고.. 언제부터? 이전부터 지금까지
그래서 뭐가 제일 불만이냐고? 억울한 거.. 분한 거.. 세금도 도둑 맞고, 민주주의도 도둑 맞고.. 대통령도 도둑 맞았다.
이 상황에 야당은 협상을 한다 했다가, 그나마 상황 판단 하는 이도 걔중에 있는지 수위 싸움을 하는 형세를 갖추고..
이미 여당은 반격을 준비한 모양새이다. 저들은 다시 덮고, 마치 아무 일 아닌 것인냥 보이고자 한다. 그 앞에 이번엔 최순실을 재물로 삼을 셈이겠지만, 내 생각에 박근혜는 절대 대통령을 관두지도 최순실을 돌팔매질 당하게 두지도 않을 것이다. 박근혜한테는 최순실이 전부일테니까... .언제나 그렇듯 모르쇠.. 뚱한 표정, 휑한 눈빛, 느린 어투로 다른 사탕을 내밀겠지... ... .
너무 화가 났다 우울 했다 하다가.. 이러다 갖혀서 빠져 죽겠다 싶어서..
키보드 워리어가 되어 보았다. 수다를 좋아라하는 국민들도.. 다들 놀라고, 당황하고, 수치스러웠는지.. 어느 때보다 한 결이다. 스무 개의 300자.. 솔직히 힘 들었지만, 뭐라도 안하면 정말 못견디겠어서.. 저자가 제 발로 내려올리 만무하다지만, 손발을 묶어 놓는다고, 1년을 조용히 앉아 있을 사람이 아닌 거.. 왜들 모르는지.. 하루만에 뻔뻔히 부산 가는 걸 보길.. 아무튼.. 글을 올리고, 내일 6시 청계 광장 집회를 홍보했다. 온단다.. 답글도 제법 달린다. 멀리 있는 분들은 따뜻하게 입고 가라는 격려가 쏟아진다. 많이 보게 할 요령으로 꼼수도 부렸다. 가급적 새로운 글에 댓글 달기.. 간단, 심플, 명료 따윈 두고 감정에 호소하기.. 아.. 글은 이리 쓰는거 아닌데.. 근데.. 전투적으로 그리 되더라..
내일..아홉시부터 3시 40분 치료.. 4시 반 정리.. 그리고, 지하철 타고 시청역으로 간다.
내 마음은.. 97년 종로 바닥에서 보낸 차디찬 겨울만큼 춥다. 그래서, 이웃들과 온기를 나누려 한다.
믿을 건.. 이웃들.. 나와 같이 이 땅에서 살고, 세금 내고, 그러면서 선거 때만 주인 대접 받는 우리들.. 아.. 12시가 되어 간다.. 퇴근해야 겠다.. 집에 가서 다시 보면, 지울 지도 모르겠다. 그러면 혼나는데.. 그럴 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