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이야기가 왜 갑자기 나오는지는 모르겠지만......
유튜브는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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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글이 9.11 에 대해 언급하고 있지 않은데 이런 내용의 포스팅을 바로 뒤에 하시면 오해의 소지가 있습니다. 아래 본문에 대해 하실 말씀이 있으면 거기에 대해서만 이야기 해 주시기 바랍니다.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기왕에 9.11 이야기를 하셨으니까 저도 그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한 언급을 약간 할 수 밖에 없군요. 마침 이 주제에 대해서는 제가 오래 전에 써 놓은 글들이 있기 때문에 그것들을 토대로 다시 정리하겠습니다.
9. 11은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있는 단순한 사건이 아닙니다. 사건과 관련된 수 많은 세부사항들간에 연결고리가 실종됐을 뿐 아니라 정황자체가 아주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의혹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중요한 것은 일부 유럽언론들이나 loose change 등이 과거에 주장했던 ‘자작극론’과 같은 섣부른 결론을 둘러싸고 찬반논쟁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일단 외부의 공격이 이 사건의 기본골격이라는 전제아래, 당시 미국 집권세력의 이너써클이 사전에 무엇을 어디까지 알고 있었느냐 하는 것과 사건 전후에 각각 무슨 역할을 했느냐 하는 것을 밝혀내는 일입니다. 이건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이 비극적인 사건의 숨겨져 온 진실과 함께 미국측 정보기관의 사전인지범위가 어디까지였는지, 인지범위와 대응절차간에 이해할 수 없는 간격이 존재한다면 그 간격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지를 알아낼 수 있는 열쇠이기 때문입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정보수집과 분석 판단능력은 일반인들의 상상을 초월합니다. 이 막강한 두 나라 정보기관들의 협조수준은 각각 다른 두 주권국가의 그것으로 보기에는 지나칠 정도로 긴밀하게 밀착돼 있습니다. 조지 터넷 9.11 당시 CIA Derector가 모사드의 지시를 받고 있었다는 정보는 과장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게 당시 저널리스트들의 일반적인 판단이었습니다. 파키스탄 무샤라프 (당시 대통령)의 정보기관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9.11 공격의 기본정보를 미국 정보기관이 아무것도 모른 채 앉아서 당했다는 이야기를 믿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많은 미국인들은 ‘믿고 싶은 것’ 과 믿는 것’을 혼동하고 있을 뿐 이지요. 사건 직후 사전 정보가 있었다는 럼스펠드의 실언(?)으로 국방부의 실무진들이 라이스 당시 안보담당보좌관(후에 국무장관 역임)을 비롯한 백악관 측으로부터 대 곤욕을 치른 건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사건 연결과 관련된 인식의 오류에 빠져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9.11 사건과 두 전쟁간의 관계입니다.
우리가 잊고 있는 사실이 하나 있는데, 2001 년 10 월 단행된 아프가니스탄 침공과 2003 년 3 월 단행된 이라크 침공은 9.11 이후에 추진한 전쟁이 아니라는 것 입니다. 두 전쟁 모두 9.11 훨씬 이전부터 계획된 침략전쟁이었습니다. 이라크 침략은 중동지역 자원확보의 안정성 유지와 미국의 전진기지인 이스라엘 보호를 위해 네오콘이 집권 이전부터 일찌감치 기획했던 중동전략 프로젝트였고, 아프가니스탄 침략은 중국과 러시아, 인도와 파키스탄, 그리고 이란을 견제할 지정학적 공간을 확보하고 카스피해 주변에 매장돼 있는 엄청난 양의 원유와 천연가스를 차지할 목적으로 부시 정권이 집권 초반부터 기획한 프로젝트였습니다.
이라크 전쟁은 에너지 메이저 와 Zionists 들의 조언을 받은 대통령이 정보기관의 고위 책임자들을 협박해 날조한 가짜 정보를 근거로 일으킨 전쟁입니다. 아프카니스탄 침략 과정은 더 가관입니다. ‘9.11 의 주범인 빈 라덴을 무조건 인도하지 않으면 침공하겠다’고 협박하더니 정작 탈레반 정권이 ‘빈 라덴이 9.11 과 관련이 있다는 증거를 한 가지라도 제시하면 그를 인도하겠다’는 발표를 하고, 오마르 정부가 실제로 그를 미국에 인도할 수도 있다는 정보를 포착하자 마자 당황한 나머지 화급하게 쳐들어 간 것이 이 전쟁입니다. 9.11 공격이 일어나고 불과 26 일 만 인, 그리고 오마르 정권이 빈 라덴 인도 관한 조건시사를 한지 불과 수 일 만인 2001 년 10 월 7 일이었습니다.
부시 정권은 애당초부터 빈 라덴을 체포할 마음이 전혀 없었지요. 오히려 눈치 없는 수색부대가 그를 어디서 잡아오기라도 할까봐 걱정이었습니다. 오마르 정권 전복과 친미 괴뢰정권 수립이 진짜 목적이었던 이유도 있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미국은 빈 라덴이 9.11 과 관련이 있다는 확실한 증거 (solid evidence)를 한 조각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지금은 그 확실한 증거를 가지고 있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지요. 다만 9.11 관련을 극구 부인하던 빈 라덴이 무슨 이유에선지 2004 년 자신이 그들을 지휘하고 훈련했다는 내용을 담은 비디오테이프를 공개하는 바람에 그의 배후설이 그냥 기정사실화 된 것뿐 입니다. 암튼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미국은 빈 라덴을 찾기보다는 오마르를 비롯한 탈레반 정부의 주요관리들을 색출, 사살하는데 전력을 집중했습니다. 그들의 도주로 와 은거지가 될만한 지역에는 예외 없이 무자비한 공습을 퍼부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수도 카불을 비롯한 수 많은 도시들과 마을들이 잿더미로 변했고, 5 백 여 만 명이 전쟁난민이 되어 길거리로 쫓겨났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부자나라들인 미국의 군대와 동맹국 군대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인 아프가니스탄에 퍼부은 무차별 융단폭격으로 인해 사지가 절단된 채 길바닥 나 뒹구는 시체더미가 썩는 냄새와 유가족들이 울부짖는 통곡소리로 세계인들을 분노하게 만든 전쟁이 이 전쟁입니다.
제 결론 말씀 드리고 끝내겠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개인을 움직이는 것은 상식과 양심입니다. 그러나 초강대국의 권력을 장악한 시스템을 움직이는 것은 조직의 보존논리와 명분입니다. 일반적인 잣대로 생각하기에 부도덕한 Mission을 수행해야 할 경우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명분이 소속된 개인들의 도덕적 저항감을 극복해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사례는 세계역사에서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보통사람들이 ‘황당하다’ 고 생각하는 것은 일반 개인 과 거대조직의 보존논리 사이에 존재하는 가치판단에 관한 잣대의 차이에서 오는 정서적 괴리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9.11 이 자작극이다 또는 외부 공격이다 이런 결론은 함부로 내는 것이 아닙니다. ‘순수한 자작극’과 ‘순수한 외부공격’ 사이에 칼로 나누듯이 그 개념을 분리할 수 있는 경계선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무조건 음모론을 신봉하거나 또 무조건 정부발표만을 신뢰하는 경우처럼 순진하고도 위험하기 이를 데 없는 사고방식입니다.
모르는 건 그냥 모른다고 하고 의심이 나는 부분이 있으면 그 의심이 풀릴 때까지 그 실종된 ‘인식의 연결고리’를 찾기 위해 노력하면 됩니다. 겸손이란 일반적인 상식에 무조건 복종하는 무기력한 자세가 아니라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면서 이런 풀리지 않는 연결고리를 찾기위해 노력하고자하는 마음가짐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님은 무슨 근거에서인지는 모르지만 이미 어떤 결론을 가지고 있는 듯하고 저는 아직 정보가 부족해서 그런지 이 사건에 대해 모르는 게 참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