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이라면 정말 용서하기 어려운......
유튜브는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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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님의 결정적인 힌트 제공을 토대로 언론 보도를 검색한 후 당시 상황을 재구성해봤다.
연평도 포격전으로 뒤숭숭하던 지난 해 11 월 29 일 오전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에 대한항공 094 편이 도착했다. 게이트에 보딩브릿지가 연결되자마자 미국 국무부 소속 공무원 두 명이 일등석 안으로 들어오더니 2A 석에 앉아있던 한국인 중년 사내에게 정중하게 목례를 건넸다. <?xml
검은 색 싱글에 체크무늬 셔츠를 입은 그 잿빛 머리의 중년 사내는 국무부 직원들의 안내에 따라 세관과 이민국을 통과하지 않고 별도로 마련된 입국통로를 따라 공항청사 밖으로 나온 뒤 문 앞에 대기하고 있던 검은 색 8 인승 SUV Tahoe 뒷자리에 올랐다.
덜레스 공항을 출발한 검은 색 Tahoe 는 모두 세 대였는데, 잿빛 머리의 중년 신사와 한국에서부터 따라 온 수행원 10 여 명 중 책임자들로 보이는 두 명이 중간 차에, 나머지는 맨 뒤차에, 국무부 직원들은 맨 앞 차에 각각 분승했다. 마중 나온 듯한 한국인 두 명은 주미한국대사관의 경제공사와 경제협력관이었다. 이들은 잿빛 머리 중년 사내와 몇 마디 말을 나눈 뒤 곧바로 자신들이 타고 온 흰 색 제너시스 승용차에 다시 올라 SUV 행렬을 따라 붙었다.
공항을 출발한 세 대의 검은 색 타호와 제너시스는 덜레스 공항과 인근도시들을 연결하는 267 번 주도와 495 번 주간고속도로를 달려 매릴린드 주 컬럼비아 시로 들어섰다.
이상은 굴욕적인 한미 FTA 추가재협상을 위해 지난 해 11 월 29 일 미국을 방문했던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의 도착 실황을 재구성한 스토리다.
그로부터 한 달 후인 그 해 12 월 30 일, 동아일보와 경향신문 등 국내언론은 이상한 이야기 한 토막을 짧게 보도했다.
미국측에 유리한 양보를 전제로 진행된 이 추가협상을 전후해서 백악관과 무역대표부 (USTR)의 고위 관료들이 김종훈 본부장에게 세계무역기구 (WTO) 사무총장 출마를 제의했다는 것이다. 이 제의는 물론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사적으로 전달됐다.
중요한 것은 세계무역기구 등 국제기구 대부분의 최대주주인 미국이 지원하면 사무총장을 뽑는 이 기구의 만장일치 컨센서스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는 점인데. 문제는 왜 미국이 이런 개인적인 제안을 양국간의 민감한 통상쟁점을 놓고 줄다리기가 벌어지고 있는 협상시점에서 상대국의 협상대표에게 몰래 했느냐는 것이다.
그에게 사무총장 출마를 제안했다는 무역대표부의 고위관리란 론 커크 대표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백악관 고위관리가 누구인지는 알려진 바 없다. 론 커크 혼자 사석에서 제안을 한 것이라면 ‘분별력이 없는 한 관리의 주책스러운 덕담’으로 흘려버릴 수 있지만 백악관 고위관리까지 가세했다면 협상 상대국 대표에 대한 간접적인 회유로비가 조직적으로 진행된 것이라고 밖에는 보기 어렵다.
만일 추가협상에서 당시 대표단이 미국에게 보인 저자세와 며칠 전 국회에서 그가 보여줬던 상상할 수 없는 건방진 망언이 그의 개인적인 야심 및 미국정부의 제안과 지원과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이라면 이건 정말 용서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제 보니 그의 야심은 주미대사가 아니라 미국의 후원을 등에 업고 세계무역기구의 사무총장이 되는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대한민국 검찰과 국가정보원은 그가 미국정부로부터 받은 제안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그 제안이 FTA 추가협상결과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는지 내사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