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의 딜레마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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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의 딜레마 2

필리핀 2 115

아마 호남유권자들은 이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이번에는 더민주 혼내주고 제3당을 키워주자.

그래야 더민주도 개혁하고 물러터진 문재인도 맷집이 생기지.

 

호남유권자가 생각했던 총선 결과는 이랬을지도 모른다.

새누리당 150(박빠들 땜에 어쩔 수 없지만 개헌 선은 안 되지.)

더민주 100(이래야 정신도 차리고 김종인도 쫓아내지.)

국민의당 30(방귀 좀 끼려면 원내교섭단체는 넘겨야지.)

기타 20(정의당+무소속)

 

그런데 결과는 예상 밖으로 엉뚱하게 나왔다.

새누리당 폭망(자중지란은 기분 좋지만, 저러다 이 악물면?)

더민주 1당 등극(김종인은 기 살고, 문재인은 코 뀄네.)

국민의당 호남 싹쓸이(너무 키워줬군, 게다가 싹쓸이라니.)

 

이런 결과 앞에서 많은 호남 유권자들이 당황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망한 것은 잘 됐지만

본 게임인 대선을 앞두고 환골탈태할 기회를 준 것은 아닌지

약간 걱정이 되기도 한다.

 

더민주는 혼 좀 내려고 했는데

오히려 기를 살려준 꼴이 되어 버렸다.

호남에서는 폭망했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전국 정당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호남이 없으면 안 될 줄 알았는데

호남이 없어도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드러났다.

게다가 꼴 보기 싫은 김종인은 기세등등하고

애꿎은 문재인만 자기가 한 말에 코가 꿰어서

벌써부터 대선 불출마 선언하라,

정계 은퇴하라는 여론에 시달리고 있다.

저사람 성격에 저러다 진짜로 정치 때려치우면 어떡하지?

 

국민의당은 울며 겨자 먹기로 뽑아주긴 했지만,

너무 커버렸다올챙이 시절 모르고 제멋대로 하는 거 아닐까?

게다가 몇몇 후보는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유언비어를 퍼트렸다.

문재인 아버지가 장사하다 호남사람 때문에 망했다고

책에 썼던데 이에 대해 해명하라.”

노무현은 이명박과 정동영이 대선에서 붙었을 때

정동영이 되는 걸 방해했다.”

 

이런 식이라면 김기춘이 우리가 남이가.

호남에게 진다면 모두 영도다리에서 빠져죽자.”

라고 이간질했던 것과 뭐가 다른가.

근데 저렇게 말한 후보들이 죄다 당선됐다.

지역감정의 최대 피해자가 호남인데,

겨우 잦아들려는 망국의 감정을 호남이 되살려준 꼴이 되었으니

정말 창피해 죽겠다...

 

사람마다 얼굴이 다른 만큼 생각도 다르므로

현재 호남의 정서를 한 마디로 정의내릴 수는 없다.

어쨌든 이번 총선 결과에 당황하고

민망해 하는 사람들이 꽤 있는 것 같다.

이와 정반대로 잘 됐다고 기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어떤 인물이 국회의원이 되고

어떤 인간이 대통령이 되는지는 별 관심이 없고

내손에 떡고물만 묻으면 된다, 고 생각하는 부류들이다.

이런 분들은 호남에서 몰아내야 한다.

아니, 호남뿐만이 아니라 전국에서 몰아내야 한다.


아무튼 판을 흔들어서 야당을 정신 차리게 하고

내년 대선 정국에 활기를 불어넣자는 의도는 좋았는데

결과는 절반의 성공, 절반의 실패로 나타난 것 같다.

이것이 바로 호남의 딜레마인 것이다.

성공한 부분에 대한 자화자찬도 중요하겠지만,

실패한 부분에 대한 치열한 반성도 필요하다.

그래야 역시 호남정신은 살아 있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다  

2 Comments
역류 2016.04.19 10:56  
머지않아 안철수에 대한 제대로 된 호남의 평가와 함께 호남의 딜레마도 해소되리라 기대해봅니다.
백번 생각해도 그의 정치철학이나 과거행적이 호남의 정서와는 맞지 않은 것 같아서요.
참새하루 2016.04.19 11:11  
호남 홀대의 주역들이 죄다
몰려가서 국민의당에 끼어들고
죄다 당선되어서 구제되었으니
도대체 호남 홀대의 주체는 누구고
누가 면죄부를 받았는지
정작 호남인들도 헷갈려 합니다

여기서 호남인이라고 함은
제 주변 친인척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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