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초등학생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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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초등학생 시절...

간큰초짜 7 297

30여년전...부산에서 국민학교에 다닐때
제가 다니던 학교 옆을 지나던 철길(동래역)을 사이에 두고
아파트촌과 국민주택촌으로 나뉘어져 있었더랬죠.
모르긴 몰라도 생활수준이나 여러면에서 차이가 났을겁니다.

저는 아파트촌에 살았습니다. 서로 파벌이 갈리거나 그런건 아니었지만,
이상하게 친구집에 놀러가도 철길건너로는 잘 안가졌습니다.
축구나 야구나 피구를 해도 늘 아파트가 모여 있는 친구네에 가곤 했습니다.
어릴때라 몰랐지만, 지금 생각하면 약간은 그런 구분이 은연중에
있었던듯 합니다.

한 번은 학교에서 싸움이 났습니다. 아파트촌에 사는 아빠가 의사인 친구와
철길 건너 마을에 편모슬하에서 목사님 가정에 입양된 친구가 한판 제대로
붙었는데, 철길건너 사는 친구는 얌전하지만 원래 싸움을 좀 잘해서 주위에
의리있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사실 그 친구들과 친해서 싸움 구경은
했지만, 대놓고 의사아들 친구 편을 못들었습니다.

싸움의 결과는 철길건너마을 친구가 간단히 제압했습니다.
그 후에 의사아들의 엄마는 학교에 와서 난리를 피우고 결국은
목사님이 오셔서 사과하고 일단락됐습니다. 모르긴 해도 아마 그 엄마는
학교 육성회의 임원쯤 됐을겁니다.

싸움에 진 그 친구는 졸업할때까지 여기저기 다니면서
철길건너 그 친구와 그 친구의 의리있는 친구들까지 싸잡아
비난하고 다녔습니다. 그리고 골목에서라도 맞딱뜨리는게 두려웠는지
늘 큰 길로만 다녔습니다. 골목길 지름길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아파트촌 친구들은 골목길 지름길로 다녔습니다.
그 골목길 지름길은 철길건너 사는 친구들도 다니는 길이었습니다.

철길건너 친구들은 그 의사아들 친구에게는 관심도 없고
건드려봐야 좋을게 없다는걸 알기에 무신경했는데
그 의사아들 친구만 괜히 그 철길건너 친구들 신경쓰며
피해다닌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욕하고 다니고...

무서웠나 봅니다.

그냥....

그런 옛날 생각이 나네요.

7 Comments
나마스테지 2011.01.05 02:58  
와우~그런 트라우마를 가진 의사아빠의 아들이 말입니다...전 괜히 걱정됩니다...
독신으로 사는 게 아니라면 아마도 여자를 만나 동반 중일텐데....
아유~저는 남자들의 트라우마 -들, 너무 걱정돼요~~~
한정치산자 처럼 행동하는 남자들 많아서 말이죠~쿄쿄
(남자의 인간의 트라우마를 경멸 비난하는 거 아니구요~)
혜안을 가진 려성을 만나 자연치유책을 가지는 거, 엄청 중요한데 (공공의 적이 되지 않기 위해서) , 음....
의사아빠 딸들과 살아갈 남성들도 참 걱정입니다......
----------------요즘 생각
구엔 2011.01.09 07:49  
저두 비슷한 경험이 있네요. 중학교땐가, 빨래꼴이라는 단어는 공포(?)의 대상이었습니다. 본적도 없고, 가본적도 없는 동네였지만, 만나면 죽는다더라 라는 식의 카더라 통신이 학교에 쫘악 퍼졌었지요. 그동네 사는 애들이 누구를 집중적으로 노리는 조폭집단도 아니고, 그냥 그 동네 산다는 거 뿐이었는데 다른 동네 애들(뭐 큰 차이도 없겠지만요)이 그냥 그렇게 부르곤 했었지요.
plantubig 2011.01.09 14:12  
빨래골이라 함은...요??

서울에 두군데의 빨래골이 있던걸로 기억하고 있읍니다.

혜화동 보성고등학교 뒷길로 가면 정능인데,,,,,그동네가 빨래골이었구요,

또 한군데는  청구국민학교에서  세검정 넘어갈때,,,,,거기도 빨래골이었는데,,,

저는 두군데 다 가보았고,,,,이불 홑청도 엄마랑 같이가서 빨아 본 기억이 있읍니다~
sarnia 2011.01.09 15:15  
빨래골이라는 지명을 들은 기억도 있는데 어딘지는 몰랐습니다. 그냥 지나가려다가 하도 궁금해서 결국 검색을 해 보고야 말았네요. 지하철 4 호선 수유역에서 마을버스 3 번을 타고 가면 북한산 칼바위 능선 골짜기 아래 그 동네가 있다는군요. 행정구역상으로는 강북구 수유 1 동 486 번지 일대라는데 제가 가 본 적이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겠어요.

동래역이 지하철 동래역이라면 작년에 제가 박차정 여사 사가를 찾으러 그 일대를 걸어다닌 기억이 나는군요. 대동병원 생각나고 동래고등학교도 생각나는데 지금은 철길 양쪽 모두 비까비까한 아파트들이 들어선 것 같던데요.

그나저나 철길건너 살던 그 아이와 의사 아들은 영영 화해를 못 하고 헤어진 걸까요......
간큰초짜 2011.01.10 10:17  
지하철 동래역이 아니고, 기차역 동래역입니다. 동래고등학교 맞은편 150미터죠.
구 대동병원 근처이기도 하구요. 지금 대동병원은 지하철역 동래역 옆에 있죠.
부산에서 경주, 포항가는 기차를 타는 곳입니다.

그나저나 철길건너 친구와 의사아들 친구는 아마 화해를 못했을겁니다.
철길건너 친구는 신학대학 나와서 지금 꽤 큰 교회 부목사하고 있고, 의사아들 친구는
지금 서울에서 성형외과 의사(전공은 산부인과)하고 있습니다. 전 둘 다 만나고 있습니다.

위에 글에 좀 빠진게 있는데...
의사 아들인 친구는 6학년때 전교회장을 했어요. 권력을 쥐었죠. 나름대로...
그리고 철길건너 친구는 조용히 학교만 다녔는데, 왜 그렇게 그 친구를 씹고 다녔는지
친구들한테 인기가 많은 그 친구가 아무래도 부러웠었나 봅니다. 가난했어도 그 친구 주위에는
항상 애들이 따랐고, 늘 주위에 친구들로 넘쳤어요. 저는 박쥐처럼 둘 다 친하게 지냈구요^^

위 글을 대한민국 게시판에 쓴 건, 며칠전 신문기사에서 죽은 사람들(김&노 전대통령)에게
끊임없이 공격하는 사람들이 참 한심하고 그 상황이 제 어릴때랑 신기할만큼 싱크가 되는거
같았습니다.
폴스 2011.01.10 23:00  
좌파든 우파든
서로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해야지요.
한민족인데...
요즘은 한쪽의 목소리가 너무 커져버려서
심히 우려스럽네요.
자기 기준에 안맞는다고
가스통으로 협박하면 안되지여.
방콕중 2011.01.11 13:57  
tv토론회에 여야를 초대 했는데 어느 한쪽이 전부 퇴장하고 한쪽 진영만 토론에 참가한 꼴이네요 서로를 존중하면서 토론을 진행한다면 양쪽 모두를 위해서 좋을텐데 말입니다 ..
일방적인 자기 주장을 하더라도 상대편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 ..그리고 합의점을 찾아가지 안는다면 같은말만 되풀이하는 제자리 걸음에 지나지 안을것 같은데 말입니다

우선적으로 퇴장해 버린 진영이 가장 큰 잘못이 있겠다고 봅니다 .. 상대편의 말을 듣지 안겠다는 겁니다 .. 거친 반응 보다 더 나쁜것이 무관심 아닌가요 상대방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도 없는 것이지요 ..

하지만 왜 한쪽 진영이 퇴장 해버린 것인지도 tv 토론회에 동료들과만 토론하고있는 진영에서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안을까 생각합니다 ..

같은 진영이니 평화롭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토론을 할수는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뻔한 결론에 시청자들은 채널을 돌려 버리지 안을까요

마라톤에서 경쟁자가 있다면 .. 보다 좋은 기록을 남길수 있을것입니다 .. 옆에 경쟁자는 알고보면 가장든든한 동료가 아닐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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