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타령, 아무리 화가나도 하지 마세요

홈 > 커뮤니티 > 정치/사회
정치/사회

- 정치, 사회, 경제, 종교 관련 글을 올리는 곳입니다.
- 게시물은 매주 2개까지 올리실 수 있습니다.


국적타령, 아무리 화가나도 하지 마세요

sarnia 9 557


 

 

----------------------------------------------------------------------

 

미래소년 답지 않은 덧글을 주신 코난님께만 드리는 말씀이라기 보다는, 

국적타령을 입에 달고 사시는 모든 분들과 함께 나누는 이야기라고 해두는 게 좋겠습니다. 

싸우자고 하는 이야기도 아니고 설득하려고 하는 이야기도 아니고 해명하려고 하는 이야기도 아닙니다. 

일종의 자유게시판인 이곳에 올리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니까 부담없이 들어보세요. 


동의하시는 분들이 적을지는 모르지만, 

저는 어떤 국가 자체를 조국 모국 운운하며 신성시 하는 것은 위험한 정서라고 생각합니다

국적이나 민족에 무슨 본질적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 적도 없습니다. 

국가주의나 민족주의 같은 집단정서가 독재자들과 파시스트들에 의해 사악한 방향으로 이용되어져왔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제가 아무리 생각해 봐도요. 

‘신성한 존재’란 인식의 주체로서의 자연인 뿐 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국가란  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보장하고 

개인간의

그리고 개인과 조직간의 관계를 제도적으로 최선화하는  필요한 도구로서의 공동체일 뿐 이지요

거기에 부속되는 제도나 기관도 마찬가지구요. 

 

어떤 개인이 '자기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다' 라고 했을 때, 

그런 희생적 행동역시 주체적 결정자로서의 개인의 결단에 의한 것이지

거꾸로 국가의 부름에 부응하거나 국가가 충성을 요구하기 때문임이 아니라는 것이  기본생각입니다

 

국가지상주의자들이 만든 국정교과서로 십 수 년 간 교육을 받은 세대들은 

종종 개인과 국가간의 가치의 우선순위를 가름하는 교착지점에서 몹시 헷갈려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검은 머리 외국인"  이라는 말을 듣고 조금 웃었는데요. 

그런 말은 아주 옛날에 외국인을 보면 미국사람이라고 하고 미국사람은 모두 노랑머리인 줄만 알았던 시대 사람들이 하던 말 같아서요. 

 

그 시대 사람들보다 더 옛날 사람들은 "검은 머리 짐승은 은혜를 모른다"는 말을 했잖아요. 

그때는 사람 머리가 모두 검은색인 줄 알았었나봐요. 

 

참고로 저는 헤나염색을 해서 머리카락의 20 퍼센트가 오렌지색이랍니다. 

 

^^

 

 


한국의 현직 대통령처럼 치명적인 오류를 반복적으로 저지르고 있는 '헌법기관' 대해서 강도높은 비난과 조롱심지어 하야요구가 쏟아지는 것은 당연한 반응입니다. 

제가 일면식도 없는 자연인 박근혜 씨에게야 무슨 감정이 있겠어요. 

 

믿어지지 않으시겠지만, 박근혜 후보를 ‘박정희의 딸’로서 비판하는 행위를 옳지 않다고 생각했던 사람입니다

 

혹시 2012 년 대선 직전 민족문제연구소가 제작했던 백년전쟁 중 박정희를 다룬 프레이저보고서 편을 보셨나요? 

 

저는 그 백년전쟁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비판했던 적이 있습니다

제작시기도 적절치 않았을  아니라 내용에도 오류가 많았다고 생각했어요. 


부탁할게요. 

제 말의 의도가 무엇인지 이해를 쉽게하시도록 하기 위해 이렇게 바꾸어 말해볼게요. 

 

엄연한 대한민국 국민인 이자스민이 맘에 안드는 언행을 할때는 

그냥 맘에 안드는 그의 언행만 가지고 나무라세요. 

필리핀X 운운하며, 출신국가를 들먹이며 공격하지는 마세요. 


마친가지로 

저에 대해 무슨 말로 공격해도 다 좋은데요. 

국적타령하며 공격하지는 마세요. 

 

그런 말을 하는 순간 당신은 

정치적으로 다른 견해를 가진 싸르니아 한 사람을 공격하는 게 아니라

800 만 명 쯤 된다는 해외거주동포 전부를 모욕하는 말이 되니까요. 

트럼프 같은 인간이란 소릴 들으면 너무 슬프잖아요.. 


해외국적을 가진 동포를 제삼자 취급, 배신자 취급하지도 마세요. 

영주목적으로 외국에 이주했다면 그 나라 국적을 취득하는 것은 장려할 일이고, 

그것은 그 분들의 모국을 위해서도 어떤 형태로든 도움이 되는 일이예요. 

 

그 사람들이 자기 모국 위해 이민간 건 절대 아니고 

각자 잘먹고 잘살기 위해 떠난 거지만요,

미국이나 중국같은 강대국이나 캐나다같은 자원부국에서 

그 나라 국적을 취득한 동포들이 더 이상 주변부가 아닌 그 나라 주류사회로 진입하고 있다는 건 어쨌든 나쁜 일은  아니니까요.  


제가요


1990 년대초반에는 한국에    왔다갔다 하다가

 이후로는 2007  까지 한국에  갔습니다

 

그리고는 2007 년에 한국에 15  만에 갔었거든요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는데, 15  만에 들어와 집이 있는 동교동까지 가면서 

정말 놀랐습니다

한국이 그동안 엄청나게 변했더라고요

불과 15   까지만 해도 후줄근하던 합정동 서교동이 뉴욕 맨하튼처럼 변한 거 따위에 놀랐다는 게 아니라요.


사람들이 달라진  뚜렷이 느낄  있었어요

여유로와지고 친절해지고


내가 더 놀란 건요.

거기 계속  사람들은 그런  별로 모르더라는 사실이었어요

근데 밖에 오래 나가있다 들어온 저같은 사람은 그걸 분명히 느낄  있었습니다.

 

“한국사람도 친절할 수 있다’  사실이 그토록  희망적 충격인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한국에 계속 살아온 사람들은 별로 느낄  없는

한국에 처음  외국인들은 결코   없는

하지만 저같은 사람

 과거에 한국에서 오랫동안 살아왔고

한국이 정치문화적으로 엄청난 변화를 겪었던 시기 (1990 년대) 떠나있다가 15  만에 한국에 들어간 사람

한국의 과거와 현재에 문화적으로 소통이 가능한 사람

 

그런 사람만이 발견할  있는 경이로움

 경이로움을  보물처럼 간직할  있게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운이 참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경이로운 경험이 없었다면  이후 한국여행을 이처럼 자주하지는 않았을  같습니다.


국적타령은 종북타령보다 더 안 좋게 들려서 

용기를 내어 조금 이야기를 해 보았어요. 

 

 

 

9 Comments
sarnia 2015.12.11 12:01  
참 좋은 노래인데,
어쩐 일인지 iframe 으로 올릴 수가 없어서 유튜브가 안 보이시는 분도 있겠군요.
디킨슨 2015.12.11 12:13  
싸르니아님께서 마음 상하신 것 같아 저도 좀 속이 상합니다.
너무 마음 쓰지 마세요. 님의 글 늘 관심있게 보는 사람 중의 한 사람입니다.
일 년에 두 차례씩 꼬박꼬박 고국으로 여행을 오시는 분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그런 면에서 오히려 싸르니아님이 감사할 따름이지요.
싸르니아님, 사랑합니다^^
필리핀 2015.12.11 13:19  
태국 국민도 아니면서

태국 상황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하는 태사랑 회원도 많던데...

그럼 그분들은 뭐죵?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 왜 이리도 많은지... ^^
호루스 2015.12.11 13:26  
논리가 안되면 인신을 공격하라 - 키케로

무려 2000면 전에 한 말이 아직도 유효하죠.

그런걸 보면 머리가 나쁘거나 아니면 사악하게 머리 굴리거나 하는 사람은 항상 인류사에 비슷한 비율로 존재하는듯 합니다.
zipper 2015.12.11 17:47  
논리가 안되면 다음과 같이 말하라!
- 너 나이 몇쌀이야?
- 너 애비 아비도 없냐?
- 니 아버지 머하시노?
배낭딸랑 2015.12.12 12:17  
힘내세요..촌철살인 글 항상 잘읽고 있습니다.
싸바이디 2015.12.13 20:31  
저도 항상 두팔 벌려 가슴 벅차게 응원합니다.
사르니아님 감사합니다...그리고 건강하시길 바래봅니다.
싸바이디 2015.12.13 20:44  
노래가 너무 좋아서 몇번을 듣다가 센치해집니다..
이리 좋은 노래는 저뿐 아니라 누구나에게도 좋은 선율이겠죠?
그런데 저도 그렇고,
많은 사람들이
내가 듣고 싶은 말들과 보고있는 현실만이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건 아닌지..
사르니아님..
그동안 주신 글들로 많은것을 깨닫고 있습니다.
참새하루 2015.12.14 20:41  
온라인의 익명의 닉 뒤에 숨어서
정정당당히 얼굴 맞대고 말할 용기도 없는자들
비겁하고 책임감없이 싸지르고 사라지는
뜨내기 인격 수양이 덜된 사람들이 참 많지요
그들이 싸지른 분뇨에 일일이 대응하는것 자체가
에너지 낭비일뿐입니다
그냥 분뇨는 무시하고 돌아서  외면하고 가면 되지요

오늘은 음악을 끄고 글을 읽었습니다
도저히 음악을 들으면서 읽을 마음이 들지 않았네요
많은 공감과 힘을 주는 글입니다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