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미경 씨를 아시는 분들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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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미경 씨를 아시는 분들께

sarnia 16 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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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를 지배하고 있는 일본 지주회사 대주주들간에 벌어지고 있는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 따위에는 관심 없다. 다만 그 와중에 새삼 들먹거려지고 있는 있는 두 이름 때문에 잠시 옛날 생각에 잠겨보았다. 싸르니아로 하여금 옛날 생각에 잠기게 한 두 이름 중 하나는 서미경이고 또 다른 하나는 시게미쓰다.


1970 년대에 청소년기를 보낸 사람들이라면 서미경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당시 연예매체들은 미모의 여배우였던 정윤희, 유지인, 장미희를 트로이카라고 불렀지만만일 싸르니아에게 미모만을 기준으로 그 시대의 여배우 두 명만 뽑으라고 한다면 단연 정윤희와 서미경을 꼽을 것이다.


서미경은 MC, 탤런트 영화배우 광고모델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한국 최초의 3D영화라는 홍길동에서 주인공 홍길동 역을 한 서미경 때문에 그 엉터리 작품을 보러가기도 했다. 명보극장이었는지 스카라극장이었는지는 확실히 기억나지 않지만 두 극장 중 하나였던 것 같다. 서미경의 모습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다음과 같은 가사를 담은 TV 광고에서였다.


처음 만난 그때도 칠성사이다 사랑해요 지금도 칠성사이다 일이삼사오륙칠 - 슈바칠성사이다~~”


나중에 서승희로 이름을 바꾸었다는 소식을 들은지 얼마 안 돼 갑자기 자취를 감췄는데, 요즘 다시 서미경이라는 옛날 이름 그대로 등장하는 걸 보니 감회가 새롭다.


시게미쓰라는 이름은 서미경이라는 이름 만큼 감회가 새롭지는 않지만, 몰락하는 일본제국주의를 상징했던 한 인물의 출신가문이라 역사를 다시 한 번 뒤돌아보게 한다. 같은 성씨를 가진 일본 국적의 지주회사 가문이 한국에서 다섯 손가락안에 들어가는 유통-오락-숙박-식음료-부동산 기업집단을 지배하고 있다는 기묘한 현실과 맞물려 비애감을 함께 불러일으킨다.  

  

시게미쓰가문과 몰락하는 일본 제국주의의 운명적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서 70 년 전 그 날을 회상해볼 필요가 있다.   

 

마침 보름 앞으로 다가 온 올해 8 15 일은 제 2 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일본제국주의가 몰락한 지 70 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 전쟁은 1945 8 15 일에 끝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공식적으로는 1945 9 2 일에 종료됐다. 그 날 도쿄만까지 들어와 정박해 있던 만재배수량 5 5 천톤 아이오와급 전함 미주리호 (USS Missouri) 함상에서 항복조인식이 거행됐기 때문이다.


이 국제전쟁은 종료된 날도 해석에 따라 제각각 다르지만 시작한 날 또한 나라에 따라 서로 다르게 알려져 있다. 일본과 중국은 이 전쟁의 개전일을 중일전쟁이 발발한 1937 7 7 일로 본다. 유럽에서는 보통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한 1939   9 1 일을 전쟁시작일로 간주한다.


미국은 또 다르다미국은 2 차대전 개전일을 진주만에 주둔하고 있던 자기 나라 태평양함대가 나구모 주이치 해군제독이 지휘하는 제국일본해군에 의해 사상초유의 개박살이 난 1941 12 7 일을 이 전쟁의 개전일로 본다. 그 날미쓰비시 등 제국일본의 중화학자본이 직접 제작한 척의 항공모함과 척의 전함, 4 척의 순양함, 9 척의 구축함, 3 척의 잠수함, 8 척의 유조선 등으로 편성된 항모강습단에서 발진한 414 대의 전투기와 폭격기들은 오아후섬 진주만에 주둔하고 있던 미국 태평양사령부 해공군 소속 함정들과 항공기들을 불과 수 시간 만에 고철덩어리로 만들었다. 그 다음 날 미국 대통령 프랭클린 루즈벨트는 상하원 합동연설회장에 윌체어를 타고 나타나 대일본 선전포고를 했다.   


그로부터 3 8 개월 후, 천신만고 끝에 승전한 미국은 제국일본과의 항복조인식을 진주만에서 격침 수장된 애리조나호 (USS Arizona) 의 자매전함 미주리호 함상에서 진행했는데미국을 비롯한 서방언론은 이 날 제국일본 전권대사로 항복문서에 서명하러 나온 일본측 대표 시게미쓰 마모루가 의족에 지팡이를 짚고 절뚝거리는 모습을 의도적으로 반복해서 보도했다. 일본외상 시게미쓰는 항복조인문서에 서명한 후 A급 전범으로 기소돼 도쿄전범재판에서 금고 7 년 형을 선고받았다.     


장애인이 절뚝거리는 모습을 활용하는 비열한 방법으로 전쟁승리를 재확인하려 한 당시 미국의 심리상태를 보면 미국이 당한 진주만 패전이 얼마나 쓰라린 상처였는지 유추할 수 있다다만 그 날 시게미쓰 마모루의 모습을 담은 미국측 사진보도자료에는 그가 왜 장애를 수반하는 부상을 당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 1932 4 29 일 당시 주중공사였던 시게미쓰 마모루는 상하이 훙커우 공원에서 열렸던 일본군 상하이 점령 전승기념행사에 주최측 인사로 참석했다가 어느 조선 청년이 던진 사제폭탄이 지근거리에서 폭발하는 바람에 다리를 잃는 중상을 입었다. 당시 사제폭탄을 투척한 조선인 청년 이름은 윤봉길이다. (참, 싸르니아가 방금 깨달은 건데 1932 년 윤봉길 열사가 상하이 훙커우공원에서 폭탄투척을 한 날과 올해 아베 신조가 상하원에서 합동연설을 한 날이 공교롭게도 같은 4 월 29 일이다)  


서미경과 시게미쓰라는 이름을 새삼 떠올리게 해 준 롯데그릅의 지주회사 대주주 시게미쓰 다케오 (한국에서 신격호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회장 일가가 시게미쓰 마모루 가문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그의 두 번 째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는 일본 우익의 명문 출신으로 그의 가문이 시게미쓰 다케오 회장의 강력한 후원자이자 조력자 집단이었다는 것은 이제 분명해지는 것 같다.   

  

어차피 자본은 글로벌한 것이니 지금까지 롯데가 한국기업인 줄 알았는데 일본기업이었구나 하고 새삼스럽게 섭섭해 할 사람은 별로 많지 않을 것이다. 시게미쓰 다케오 회장과 그의 아들들은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일본여권과 한국여권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인지, 대한민국 국적법상 18 세 이상 65 세 미만의 이중국적은 허용하지 않고 있는 걸로 아는데, 최근에 단일국적으로 정리하기 전까지 그의 아들들은 어떻게 이중국적을 유지할수 있었던 것인지, 차라리 이런 것들이 조금 더 궁금하다면 궁금할 뿐이다.   


어쨌든 시게미쓰 가문은 원래 형재들 사이가 유별나게 시끌벅적한 것 같다. 1970 년대에 청소년기를 보낸 사람이라면 아래 있는 농심라면 광고를 기억할 것이다. 

     

 

 

형님 먼저 아우먼저 하다가 그럼 아우먼저 로 결론짓는 이 광고는 롯데에서 농심을 분리해 나간 시게미쓰 리틀 브라더가 시게미쓰 다케오 회장 약 올리느라고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 싸르니아의 추측이다. 언젠가 말했지만 나의 분석은 믿을 수 없어도 추측은 십중팔구 적중하니 믿어도 큰 손해는 없을 거라고 본다. 


16 Comments
필리핀 2015.08.01 15:17  
미모로는 정윤희고... 연기로는 장미희였죠...

유지인은 아마 구색 맞추기로? ^^

서미경은 워낙 빨리 신회장이 채가서 존재감이 없었는데...

매의 눈을 가진 싸르니아님에게 포착되었군요... ㅎㅎ

롯데는 원래 일본에서 시작해서 한국으로 건너온 회사죠...

그래서 초기에는 일본을 싫어하는 한국민의 정서상

과자로는 해태, 라면으로는 삼양에게 뒤졌는데...

언제부터인가 슬슬 추월을 하더니

이제는 한국 롯데가 일본 롯데보다 수십 배나 크다네요...

근데 지배 구조는 왜 일본 롯데가 쥐고 흔드는지... ㅡ,.ㅡ
sarnia 2015.08.01 16:01  
제 관심 분야는 아니지만 보도를 보면 롯데그룹 처럼 순환출자구조가 복잡한 곳도 드문 것 같군요. 그룹총괄회장인 시게미쓰 다케오 회장만 하더라도 계열사간 순환출자를 이용해서 불과 0.1 퍼센트도 안되는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고 하는군요. 한국롯데의 지주회사는 호텔롯데인데 이 호텔롯데를 지배하는 지주회사가 일본롯데홀딩스, 일본롯데홀딩스를 지배하는 지주회사가 일본 광윤사라고 합니다. 한국롯데와 일본롯데의 매출규모나 자산비교는 무의미한 한 것이 일본롯데의 경우 계열사 출자내역이나 규모자체가 공개되지 않아 정확한 집계가 어렵다고 합니다.

서미경씨 갑자기 사라졌을 때 이미 시게미쓰 회장의 셋째부인으로 들어앉았다는 소문이 좍 퍼졌었지요. 당시엔 유언비어라고 치부됐어요. 우선 두 사람 나이가,, 1922 년생과 1959 년 생으로 37 년이나 차이가 나는데다가 롯데측의 로열패밀리관리가 철저했던가봅니다. 지금 서미경 씨 롯데 관련 유튜브를 찾으려해도 찾을 수가 없군요. 서승희로 검색해도 마찬가지입니다.
필리핀 2015.08.03 20:46  
오늘 신동빈 씨가 귀국하면서 밝혔네요...

롯데 매출의 95%를 한국에서 올린다고...

한국과 일본의 차이가 20배쯤 나는 거네요...
sarnia 2015.08.04 03:48  
어제 김포공항을 통해 한국에 입국한 시게미쓰 아키오 회장에게 롯데가 한국기업이냐 일본기업이냐를 물은 기자가 후속질문을 하지 않은것이 이상합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한국매출액은 10 퍼센트이고 미주 매출액은 캐나다를 포함해서 33 퍼센트에 달하는데, 그렇다고해서 삼성전자가 한국기업이 이나라 미국기업이라고 주장하지는 않습니다. 같은 논리로 한국롯데 매출액이 일본롯데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고 해서 롯데를 한국기업이라고 단정하는 것도 맞지 않습니다.
차라리 삼성이나 롯데 같은 기업은 어느 나라 기업이 아니라 말그대로 글로벌기업이라고 해 두는 게 좋겠습니다.
굳이 소속 국가를 따지자면 지주회사의 법인국적이 일본이니 일본회사라고 볼 수 있고, 대주주일가가 일본의 문화와 언어에 더 경도되어 있으며, 국적까지 생득적 일본 시민권자들(노친네는 제외) 이므로 롯데는 일본기업이라고 하는 게 더 설득력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Robbine 2015.08.01 18:38  
재미있는 옛날이야기, 늘 잘 보고 있습니다.

제가 예전에 듣기로는 롯데 시게미쓰 다케오씨의 자식들이 한국말을 할 줄 몰라 그들의 결재를 필요로 하는 문서는 죄다 일본어라서 롯데에서 높은자리 올라가려면 일본어는 필수라고 들었어요. 한국말도 못하고 한글도 못읽는데 한국 여권을 가지고 있을줄은 몰랐군요. 일본회사 뿌리로 한국에서 돈 벌어가는건 알았지만 그 정도일 줄이야.. 문제는 한국에서 소비생활을 하면서 롯데를 100% 불매 할 수 없는 현실이네요. (괜히 짜증)
필리핀 2015.08.03 20:34  
병역 면제가 될 나이까지 일본 국적이었다가,

그 나이가 지나자 잽싸게 한국 국적으로 바꿨다지요, 아마?
sarnia 2015.08.02 07:24  
일본인 삼부자가 페이퍼컴패니 비슷한 지주회사를 앞세워 거대한 한국롯데를 지배했다는 사실이 아무래도 한국인들의 반일정서를 크게 자극하고 있는 것 같아요. 아들 두 명은 최근 한국으로 단일국적화했다고 하지만, 부인들이 각각 일본과 미국시민권자인데다 자녀들이 일본 국적이기 때문에 그들은 언제든지 국적재변경이 가능할 수 있겠지요. 어차피 그들에게는 국적이란 게 아무런 의미도 없을 거구요. 특히 장남 시게미쓰 히로유키 (한국명 신동주) 씨의 경우 어떻게 한국말을 한마디도 못할 수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군요. 시게미쓰 다케오 회장이 가족내에서 '조선어말살정책'을 펴지 않고서는 절대 발생할 수 없는 기괴한  상황입니다.
Pole™ 2015.08.05 05:06  
아마 어머니가 일본인이어서 그런게 아닐까요?
배낭딸랑 2015.08.02 22:36  
항상 태사랑에 들어오면 먼저 대한민국방에
들어와 sarnia님이 글이있는지 확인부터합니다.
오늘도 좋은글 감사합니다.
sarnia 2015.08.03 07:20  
고맙습니다. 대한민국방에 정치-사회와 관련한 어두운 이야기보다는 좀 더 다양한 주제의 담론이 활발하게 제기되기를 바랍니다. 저 어처구니없는 박근혜 집단이 권좌에 눌러앚아 있는 동안에는 이 방의 분위기가 어두울 수 밖에 없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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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서 언급한 이중국적 문제와는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이중국적 문제에 대한 제 게인적인 견해는, 병역기피와 탈세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장치를 마련하고 허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외국국적을 가지고 있는 동포들은 어쩔수없이 한국국적을 자동상실하게 되는데, 이런 문제때문에 상당수의 해외동포들이 거주국 시민권 취득을 망설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민 초기와는 달리 한국이민이 미주사회 전반에 걸쳐 주류로 진입하고 있는데, 이들이 당당한 거주국 시민으로서 온전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다른 나라 이민의 예를 보더라도, 모국을 위해서도 좋은 일임은 분명하니까요.
아케모 2015.08.03 11:41  
아...서미경이 서승희로 개명 한것 까지 정확히 기억하는 나....늙었다
sarnia 2015.08.03 13:11  
와우, 아케모님께서 서미경을 기억하시다니 놀랍습니다 ^^
예명이 아닌 개명이라고 정확하게 표현하시는 걸 보니 더 놀랍구요.
요새 보도에 보면 서미경이 본명이고 서승희는 연예활동 할 때만 사용하던 예명이라는 이상한 이야기가 나와서 좀 어리둥절 했거든요. 서미경이라는 이름으로 내내 실컷 연예활동하다 서승희로 개명한 직후 사라졌는데 말이죠.
아케모 2015.08.03 13:29  
아~~~~왜 난 기억할까요? 어린데....^^
우리 큰언니네 학교(한양여고) 다니다가 미스롯데 되고 학교 옮긴거 까지 기억이....
푸른바위 2015.08.04 00:24  
근데요...왜  저는  시게미쯔 란  이 이름을 읽을때
찌께미로 읽히죠?  막걸리 걸르고 남은 거 요...
sarnia 2015.08.04 03:59  
한국은 성씨가 수 밲 개에 불과하지만 일본은 혈연-가업승계 등 특수관계가 없다면 같은 성을 가지는 게 희귀한데 어찌된 영문으로 A 급 전범 외무대신과 같은 가문 이름을 쓰게 됐는지 그 경위를 조사하기 위한 특별수사대를 편성해야 할 것 같습니다.
대왕람세스 2015.08.25 07:05  
불쌍한 서미경 ?  덜떨어진 서미경 ?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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