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차라리 몰랐다고 해라! 그럼...믿어 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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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차라리 몰랐다고 해라! 그럼...믿어 줄께.

sarnia 7 709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저 역시 지난 일요일 AP 통신 보도 이후 의심이 확신으로 변하는 과정의 충격을 겪고 있는 중 입니다. 미국이 발뺌을 할 준비를 하는 지금 홀로 모든 오물을 뒤집어 쓸 대한민국을 바라보며, 솔직히 지금 마음 같아선 차라리 어뢰피격이 사실로 밝혀지거나 영구미제로 가거나 둘 중의 하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이명박 정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명예가 걸린 문제 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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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아직 어뢰 이야기를 진짜로 믿고 있는듯한 어느 분께 어제 드렸던 글인데, 그냥 차분하게 심경을 토로하는 마음으로 쓴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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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자 하비 콕스는 자신의 저서 When Jesus Came to Harvard (예수 하버드에 오다) 에서 이런 고백을 한 적이 있습니다.

1950 년대 그가 대학생 때 서구에는 종교가 아주 가파르게 쇠퇴하고 있다는 생각이 널리 퍼져 있었는데, 앞으로 종교가 다시는 공공정책분야에서 의미있는 역할을 하게 되지 않으리라는 것이 당시 사람들의 일사분란한 예언이었답니다. 그는 이런 압도적인 당시 여론에 회의적이었는데 그 이유 중의 하나가 어렸을 때부터 줄곧삶과 죽음의 의미’ ‘선과 악’ ‘사물의 의미등과 같은 거창한 문제들에 대해 골똘히 생각해 왔기 때문이라는 거였습니다.

날로 신자 수가 줄어들고 있는 교회에 대해서만 이야기 했지 정작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하지 않았던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그는 이런영구한 주제들에 대한 생각을 항상 골똘하게 했다는 것 이지요.

누가 뭐래도 대세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느낌에 정직하게 반응하면서 검증을 거듭할 줄 아는 그의 용기 있는 자세가 그를 오늘과 같은 신학계의 거장으로 만들었을 것 입니다

저는 하비 콕스와 같은 상상력과 용기로 무장하고 있는 사람들이 날로 늘어가고 있는 조국 대한민국의 앞날도 무척 밝다고 생각합니다. 쉽게 예단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이게 대한민국이 북한과 많이 다른 점이지요.  

인간의 문명은 항상 의문과 반론으로부터 문제제기를 받으면서 진보를 거듭해 왔고, 이런 의문과 반론은 어떤 의도에서 비롯되는 게 아니라 상식과 양심에 바탕을 둔 상상력에서 출발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천안함 이야기로 돌아갈까요?

실은 어제 제가 대한민국 정부의 결단을 촉구하면서 마지막으로 이 사건에 대한 언급을 하겠다고 마음먹었었는데, 오늘은 좀 다른 각도에서 다른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아직 한 번도 입 밖으로 한 말은 아닌데, 저는 개인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그 주위의 인사들이 이 사건의 본질과 전말을 아직 잘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군부와 관련된 보고체계를 비롯해 미국과의 소통구조나 정보능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예전부터 강하게 들었다는 것이지요. 이런 느낌은 사건초기 정부가 요상망칙한 횡설수설을 거듭하며 우왕좌왕할 때부터 가져왔던 것인데 오늘에야 털어놓게 되는군요.    

제가 몇 주 전 통킹만 사건을 언급한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집요한 야당의원들의 추궁에 말문이 막힌 김태영 국방장관이부하들이 내게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라면이라는 표현을 했을 때 결정적인 힌트를 얻었지요.

저는 린든 존슨이 1964 8 월 군부가 이 사건을 조작한 사실을 초기에는 몰랐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당시 국방장관 로버트 맥나마라 조차 몰랐을 수도 있겠지요. 이런 종류의 사건이란 대통령을 포함한 공식라인이 반드시 알아야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니까요. 물론 이 사건으로 인해 북폭이 감행되고 결국 전쟁이 확대되면서 이후 수 백 만 명이 희생됐으니 최종 책임이야 미국정부에게 돌아가는 게 당연합니다.  

어쨌든 저는 한민족 공동체에 속한 한 사람으로써 대한민국 정부가 그 날림보고서를 들고 유엔안보리에 나타나 개망신을 자초하지 않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적어도 물증으로 제시된 어뢰 추진체 잔해가 의도적으로 조작된 것이 아니고, 수색 종료일 하루 전에 진짜 우연하게 쌍끌이 어선이 바닷속에서 건져 낸 것이라면, 즉 다시 말해 루비콘 강을 이미 건너간 것이 아니라면 북한-미국-중국-러시아의 전문가들로 재 구성된 조사단의 교차검증절차를 반드시 수용해야 할 것 입니다.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정보이긴 하지만 일요일 AP 통신이 공식 확인한 내용, 즉 미 국방장관이 그 날 밤 연합함대의 훈련성격이 대잠차단작전이었다고 고백한 것은 이 사건의 전환점을 이룰만한 중대한 사건입니다.

저는 이 보도를 읽고 당연히 다음과 같은 의문이 떠 올랐습니다.  

AP 통신 보도에서 밝혀진 바와 같이 자국 인근 바다에서 한미연합군이 벌이고 있는 해상작전이 잠수함차단작전이라는 걸 북한이 몰랐을까요? 알았고 몰랐고 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해상차단작전의 주요목표가 그 기동 파악이 어려운 잠수함이라는 건 기본적인 군사상식만 갖추고 있어도 예측 가능한 일이지요.

제가 또 이렇게 이야기 했을 겁니다.

"그러고 보면 이 지역을 관할하고 있는 북한 제 4 군단과 그 예하 서해함대사령부의 간부들은 모두 도박꾼들만 모여 있었던 모양입니다. 적 연합함대가 대잠전력을 총동원해 아군과 가상적군(대항군)으로 나누어 치열한 추적 격파훈련을 벌이고 있는데, 자국 잠수정이 그 사이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나 없나를 시험했다는 이야기이니까요.

만일 재조사단이 구성된다면 거기에는 반드시 군사작전-정보 전문가들과 북한의 무기체계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조사위원들이 정황판단과 조언을 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저는 제가 알고 느낀 만큼만 이야기 하려고 노력합니다. 어떤 의도, 또는 confirmation bias가 있어 저 스스로 이해가 안 되는 것을 억지로 믿거나 남들에게 강요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그 안경끼고 똘망똘망하게 생긴 견시병의 또랑또랑한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쟁쟁합니다.  

"물기등같은 특이사항은 전혀 없었습니다"

지금쯤 어른들에 대한 엄청난 실망과 좌절감에 빠져 있을, 이제 갓 스물 안 팍의 그 젊은이가 앞으로 조국 대한민국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가게 될까요?





 


 

7 Comments
실화공간 2010.06.09 15:03  
원인 결과를 다 떠나서 아까운 젊은 군인 들의 죽엄이 제일 속 상 합니다
이 세상에서 또 전 세계에서 인명을 갖고 있는 없는 관계의 일을 하지 말아 야 합니다
과연 ? 어떤 득이 있는지 몰라 도 죽은 사람들의 영혼 만이 알고 잇을 일 - - -
참으로 국민의 한 사람으로 서 속이 터지는 심정을 헤아리고 있습니다
돈 과 시간 그리고 국민 들의 정서를 흔들어 버린 사건 들이 계속 일어 나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것을 국민 중 한 사람인 내가 보고 만 있어 야 하는 것도 한심 합니다
필리핀 2010.06.09 15:57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국민 속이는 걸 밥 먹듯이 하는
ㄴㅗㅁ들이 정권을 잡고 있으니
나라 꼴이 우째되겠습니까???
우리 인간적으로
지난 대선에서 MB 찍으신 분들...
깊이 반성하세요... ^^;
캐절정꽃미남 2010.07.26 21:44  
아직도 쥐박이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제 주위엔 너무 많아요....
살고 있는 곳이 경상도라서 그런지 정말 답답하고 꽉 막힌 사람들 너무 많습니다.
국가와 국민의 이익보다 지들의 배 채우기와 미국,일본의 눈치만 보는 노 ㅁ 들이 정권에 가장 높은 곳에 있으니....나라의 장래가 참 암담합니다.
나마스테지 2010.06.09 23:28  

몇년 전에 이문열 땜시 서로 인상 그었고
며칠 전에 mb와 천안함 땜시 인상 긋고.

상대방에게 오늘 새벽 문자를 보냈지요.
답이 왔는데, "격하게 발언한 거 미안합니다.".

그러나, 제 마음이 안풀려서 '돌아갈' 생각이 없습니다.

나라 꼴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mb를 두둔하고 노무현대통령을 폄하하는
사람들과 상종하지 않기로 굳게 마음 먹었습니다.

요왕님~~~~~~~~~~~~~~^^
지난 대선에서 mb찍은 사람들 한사람이라도 더 반성하게 할려면 민국방을 태사랑 메인으루~~~^^

시골길 2010.06.09 23:31  
Call~~~~~~~~!!
sarnia 2010.06.10 13:17  
회사이름은 찾아보지 않아 모르겠는데 번개표 형광등 만드는 회사 주식 꼭 사세요. 절단면에서 발견된 형광등이 깨지지 않았다는군요.

버블충격을 직격으로 맞고도 깨지지 않은 형광등을 제작한 회사. 주가폭등은 따 놓은 당상 아닌가요?

그나저나 그 합조단인가 뭔가...... 도대체 뭘 조사했다는 거지요?

▲ 천안함 절단면 내부를 공개한 사진의 부분을 확대한 것. 손상을 전혀 입지 않은 형광등이 눈에 띈다. ⓒ연합뉴스
나마스테지 2010.06.11 02:07  
점입가경?  화룡점정?
어느 쪽이죠?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