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었지만 절반만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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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에 신경을 집중하느라고 별 관심을 가지지는 않았지만, 이번 선거에서 네 명의 한국계 연방하원의원 (US House of Representatives)이 나온 것에 대해 미국 한인사회에서는 여러 말들이 많은 것 같군요.
그 중 한 명은 재선이고 나머지 세 명은 초선이지만, 전 타코마 시장, 전 오린지 카운티 수퍼바이저, 캘리포니아주 조세형평국 (CSBE) 평결위원 등 나름 전직경력들이 화려합니다. CSBE 평결위원은 한 명의 위원이 수 백 만 명의 세무심사 및 판정을 관할하는 중요한 자리입니다.
연방하원의원 네 명 당선이면 출신나라별 인구비례로 계산했을때 대략 맞아떨어지기도 합니다. 미국 전체 인구 중 한국계가 약 1 퍼센트 정도 차지하니까 말이죠.
이름자부터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김, 앤드루 (1982 년, 버스떤, 매서추시츠 출생, 민주당 뉴저시주 제 3 지구, 한국어 가능)
스트릭랜드, 메릴린 (1962 년, 서울 대한민국 출생, 민주당 워싱턴주 제 10 지구, 한국어 가능)
박(스틸), 미셸(은주) (1955 년, 서울 대한민국 출생, 공화당 캘리포니아주 제 48 지구. 한국어 원어민 수준)
김, 영(영옥) (1962 년, 인천 대한민국 출생, 공화당 캘리포니아주 제 39 지구, 한국어 원어민 수준)
우선 공화당으로 연방하원에 입성한 박은주 의원과 김영옥 의원에게는 이 분들이 한국계라는 이유만으로 마냥 축하할 수만은 없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 공화당이 하원을 7 석이나 잠식해 들어갔는데(오늘 이 시간 현재) 이 중 두 명이 한국계라 조금 복잡한 심경이 교차합니다.
박은주 의원은 한국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 첫 당선소감이 ‘한인 사회와 한국에 큰 힘이 되도록 일 하겠다’고 했는데, 아무리 한국매체와의 인터뷰였지만 오린지 카운티 한인회장으로 뽑힌 게 아니라 미합중국 연방 하원의원으로 당선된 것이니 첫 소감으로는 부적절합니다.
당연히 첫 일성은 “공화당 소속 연방하원의원으로서 공화당이 기회주의적 행태를 보이지 않고 이번 선거에 깔끔하게 승복해서 미국 민주주의가 더 이상 파괴되지 않도록 공화당 내부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선언했어야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박은주 의원은 자신의 정치행로에 도움을 준 아놀드 슈어제네거 전 주지사가 시종일관 트럼프를 극도로 증오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트럼프 및 그 일가와 친분이 두텁다고 알려졌는데, 설마 대선결과불복파에 속한 분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김, 앤드루의원은 재선입니다. 대선에서는 뉴저시에서 바이든-해리스팀이 압승했으나 김 의원의 지역구인 제 3 지구가 보수적인 백인 고소득 중산층이 많이 거주하는 곳인데 공화당도 아닌 민주당으로 크게 승리해 재선된 것을 축하합니다. 연방하원의원 김, 앤드루는 2018 년 조미협상을 막후에서 주도했던 KMC 책임자 김, 앤드루와는 다른 동명이인이니 혼동하면 안됩니다.
스트릭랜드, 메릴린 의원은 이번에 일부 한국인들의 답답한 사고방식에 조금 실망했을 것 같습니다. 당선되자마자 같은 한국계 전 하원의원으로부터 “순종이 아니라 섭섭하다”는 인종차별적 개망언을 듣고 거기에 일부 한국인들이 동조하는 소리도 들었을테니까 말이죠. 본인은 아무말 하지 않고 쿨하게 넘겼습니다.
같은 한국계로부터 인종차별적 망언을 당한 스트릭랜드, 메릴린 전 타코마 시장 1962 년, 서울 대한민국 출생, 민주당 워싱턴주 제 10 지구
황당한 망언을 한 당사자는 자기가 한국을 떠난 지 오래돼 한국말 감각이 부족해서 그런 실언을 했다며 사과했지만, 제 생각에는 한국말 감각이 부족해서 그런 실언을 한 게 아니라 차별인지감수성이 부족한 나머지 툭튀어 나온 발언인 것 같습니다.
이 분은 인종차별 발언 뿐 아니라 모든 일을 반대로만 예측하는 엉터리 청개구리 예언가로 정평이 나게 생겼는데, 대선 당일인 지난 11 월 3 일 어느 한국매체(YTN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와의 인터뷰에서 예측하기를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가 승리할 것이며, absentee ballot 때문에 처음에는 트럼프에게 불리하겠지만 다음 날 아침이면 뒤집힐 것이며 (완전히 거꾸로 예측함), 트럼프가 만일 패배할 경우 치사하게 불복소송전 같은 건 안 할거라고 장담하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늦었지만 네 분 당선 축하하고, 다만 정권 인수인계과정과 관련하여 특히 공화당 타이틀로 당선된 박은주, 김영옥 두 의원의 향후행보를 모두 주목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