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국빈의 뉴욕여행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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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 국빈의 뉴욕여행 스케치

sarnia 6 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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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 2 시 12 분 (EST), 보잉 747-8i 여객기 한 대가 뉴욕 JKF 국제공항 제 1 터미널 게이트에 도착했다. 이 비행기는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을 출발한 중국국제항공공사 소속 CA981 편이었다.

 

전 세계 민항기들의 운항정보기록을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있는 Flight Aware 사이트에 따르면 CA981 편은 예정시간보다 1 시간 21 분 빠른 베이징 시간 30 일 오전 11 시 39 분에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 13 번 게이트를 출발했다. 일찍 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도착예정시간보다 10 분 가량 늦은 동부시간 30 일 오후 2 시 12 분에야 JKF 국제공항 국제선 게이트에 들어왔다.

 

https://zh.flightaware.com/live/flight/CCA981/history/20180530/0500Z/ZBAA/KJFK

 

운항기록에 의하면 이 비행기는 베이징 공항 택시웨이에서 알려지지 않은 이유로 1 시간 44 분 동안이나 지체했다. 이 바람에 CA981 편은 보통 운항시간보다 무려 1 시간 30 분 더 많은 14 시간 33 분을 소비하고 나서야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 비행기에는 김영철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탑승하고 있었다. 

 

일부 한국언론은 김영철이 노출을 피하기 위해 일반게이트가 아닌 VIP 게이트를 통해 비행기에 탑승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비행기에 연결된 보딩브릿지는 하나의 게이트에서 시작하게 되어있지 VIP 게이트가 따로 존재하지는 않는다. 아마도 기자들은 베이징 공항을 13 시에 출발할 예정이었던 CA981 편에 탑승하게 되어있는 김영철 일행을 발견하지 못한 것에 크게 당황한 나머지 김영철이 VIP 게이트로 탑승했다는 엉터리 이유를 둘러댄 게 틀림없어 보인다. 김영철 일행은 VIP 게이트로 비행기에 탑승한 게 아니라 계류장에서 직원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와 일등석 전용 보딩브릿지에 내린 다음 비행기 안으로 들어갔다. 007 작전이었다고 호들갑을 떨 이유가 없이, 조용하게 예측가능했던 통로를 이용해 비행기에 오른 것이다.   

 

이날 김영철 부위원장이 탑승한 중국국제항공공사의 보잉 747-8i는 특이한 객실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보통의 좌석구조와는 달리 27 석의 비즈니스석이 맨 앞에 있고 12 석의 일등석이 비즈니스석 뒤에 위치하고 있었다. 다시말해 일등석이 비즈니스석과 프리미엄 일반석 사이에 끼워져 있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 보도에 따르면 김영철은 비즈니스석에 탑승했고 나머지 수행원들은 일반석에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렇다면 김 부위원장과 수행원들이 중간에 있는 두 클래스를 사이에 두고 격리된 채로 열 네 시간 이상 여행했다는 말이 된다. 한편 김 부위원장이 앉은 비즈니스석이 일등석으로 차단되어 있는 바람에 이코노미석에 탑승한 기자들이 김 부위원장에게 용이하게 접근할 수도 없었다.  

 

김영철 일행은 JFK 공항에서도 계류장에 내렸다. CA981 편이 계류장에 들어서자 검은색 차량들이 비행기 우측에 일렬로 늘어섰다. 이 차량들은 뉴욕시경찰국과 연방 국무부 소속이었다. 보딩브릿지가 연결되자마자 검은색 정장차림의 중년사내들이 비행기안으로 들어갔다. 승무원들의 안내를 받은 그들은 비즈니스석에 앉아있는 김영철에게 다가가 자신들이 김 부위원장을 모시러 나온 국무부 의전담당 직원임을 알리고 그를 비행기 밖으로 안내했다. 그들은 입국장으로 연결된 게이트로 나가는대신 베이징 공항에서와 같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계류장으로 내려갔다. 계류장에서 김영철 부위원장 일행을 태운 국무부 차량 행렬은 일체의 입국심사 및 세관 절차를 생략한 채 뉴욕시경찰국 소속 차량의 선도를 받으며 공항바깥으로 빠져나갔다.        

 

영철 부위원장 일행을 태운 국무부 차량행렬은 공항을 빠져나가자마자 행렬에 소속된 모든 차량들이 빨간색과 파란색 점멸등을 켠 채 678 번 고속도로와 495 번 고속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비공식 특급 국빈 일행은 퀸스미드타운터널을 통과한 다음 맨하튼에 들어섰다. 비공식 특급 국빈의 차량행렬은 터널을 빠져나오자마자 오른쪽에 있는 유엔본부 앞을 돌아 이스트 44 번가에 있는 밀레니엄 힐튼 뉴욕 1 유엔플라자 호텔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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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김영철 부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뉴욕에 온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어제 조선과의 빅딜 중 미국측 약속을 의회비준이 필요한 조약의 형태로 하겠다고 말했었다. 어제도 누군가와 이야기했지만, 체제보장 페키지에 관한 실천요강은 모조리 의회로 떠넘길 계산인 셈이다.

 

이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광란의 싱가포르 대축제 준비만 하면 된다. 

시시때때로 심각한 척 표정만 조금씩 관리해 가면서

 

뉴욕시간 오후 9 시.

식사들은 맛있게 하셨는가? 

둘 다 표정들이 별로 좋지 않은 걸보니 음식이 맛대가리가 별로였던 것 같다. 

그럼 오늘은 피곤할테니 호텔에서 푹 쉬고...... 

 

We will see what happens tomorrow. 

 

 

6 Comments
kairtech 2018.05.31 18:56  
메리홉킨의 노래 Those were the days 가 메리홉킨의 오리지날곡인줄 알고있었는데
원곡이 러시아곡이더군요
북미회담의 성공적인결말을 기대해봅니다
2018.06.01 03:48  
러시아 원곡을 찾아봤더니 러시아 군대 예술단의 노래가 있더라구요.
https://www.youtube.com/watch?v=ZB-M4lclyeA&list=RDZB-M4lclyeA&index=1
영어자막도 있어 볼만합니다. Дорогой длинною (Those Were the Days)
카리스마 끝내줍니다.
Pole™ 2018.06.01 17:45  
그런데 사르니아님 의견대로라면 미국이 대화에 다선 이유가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완성했기 때문인데 북한이 이걸 다 폐기하면 나중에 미국이 또 뒷통수 칠 수 있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결국 겉으로만 비핵화 쇼를 하고 속으로는 핵보유국이 되는걸 미국이 눈감아 준다고 예상하셨는데 이게 과연 쉽게 될까요?
지난번처럼 미 강경파 또라이들이 이판사판 깽판 칠 가능성은 전혀 없나요?
이게 가장 궁금합니다
sarnia 2018.06.02 08:44  
Pole 님의 첫번째 생각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그런 걱정은 하실 필요없다고 단언(?) 할 수 있습니다. 조선이 핵을 포기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한 가지 이상한 일은 한국언론 주류가 이 불을 보듯 명확한 사실에 대해 별로 보도하지 않고 있다는 점 입니다. 백악관은 이미 단계적 해법을 수용했다는 사인을 여러 번 보냈습니다. 미국의 코리아반도 전문가들의 예측도 거의 통일되어 있습니다. 즉 미국측이 결국 북핵을 사실상 수용하는식의 결정적인 양보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일찍부터 인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탄두 몇 개와 핵물질 일부를 미국측에 양도하는 형식적인 절차는 당연히 있을 수 있습니다. 의제가 오리무중인 상태에서 오늘 오후 도널드 트럼프가 예상대로 드디어 일을 저질렀습니다. 12 일 회담을 공식확정했습니다. 활은 이미 시위를 떠났습니다. 그러면서 회담이 몇 번에 걸쳐 연장될 수 있다는 말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미 일괄타결안을 포기한 발언입니다.

백악관이 조선의 완전한 무장해제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일찍부터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식으로 일을 밀고나가는 이유는 자명합니다. 무장해제 시킬 수 없다면 친구로 만들자는 생각이라고 볼 수 밖에 없지 않을까요?

Pole 님의 두 번 째 궁금함에 대해서는 제가 답변드릴 말이 없습니다. 그건 누구도 알 수 없는 일 입니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미국 내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앞날이 먹구름만 잔뜩 끼어있는 위태로운 상황임에는 분명하다는 점 입니다. 러시아 간첩단 사건이 치명적인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곧 G7 참석하러 캐나다에 오는데 우선 어제 발표한 관세시비와 관련하여 거기에서부터 다구리를 당할 것 같군요. 대도시가 아닌 시골강변마을에서 G7 이 열리는게 그로서는 천만다행한 일일 것 입니다.
Pole™ 2018.06.02 16:18  
고견에 감사드립니다
트럼프가 탄핵 위기에 몰려 있지만 이번 북미회담을 공화당에서 추진을 허용(?)하는 이유는 우선 중간 선거에서 이득이 있다고 본 것일테구요 폼페이오의 꿈이 대통령이라는 얘기도 들리네요 (트럼프의 꿈은 노벨이겠지만요)
강경파가 전쟁을 일으킬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만 핵보유국을 상대로 전쟁을 치른 적이 없다고 sarnia님이 알려주신게 갑자기 기억이 나네요
sarnia 2018.06.02 23:31  
깽판이 전쟁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역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핵보유국끼리 전쟁을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인도와 파키스탄의 경우처럼 분쟁이 벌어지는 경우는 간혹 있지만요.

그나저나 아둔하기 짝이없는 한국의 보수는 이제서야 눈치를 채고 그토록 짝사랑해 마지않던 트럼프를 비난하고 나섰군요.

자유주의 진영이라고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손석희 선생이 잘 하고 있다'는 JTBC 는 오늘에서야 트럼프가 단계적 해법으로 후퇴한 것이 아니냐는 소리를 처음으로 하고 있습니다.
자다가 봉창두드리는 수준의 뒷북치는 소리도 유만부동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언론에 의존하지 마시고 차라리 트럼프의 트윗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면서 예측가능한 그 사람의 의도를 감각적으로 추리하는 게 훨씬 정확하고 빠르게 사태를 파악하는 지름길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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