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님, 하는 짓거리마다 가관일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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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로님, 하는 짓거리마다 가관일쎄......

sarnia 7 489

<낙태가 범죄라서 이장로를 지지한다는 어느 분께 드린 글>


오랜 만이죠
?^^

지금 요리과정이 좀 복잡한 아구찜을 만들고 있는 중 입니다. 저녁시간에는 몇 달 후 여행계획이 잡혀있는 쌩클라부리 지역에 관한 정보수집에 몰두하고 있고요. 비가 많이 오고 전염병이 잦은 미얀마 접경지역이라 공부할 게 많군요.

그런 저런 이유로 댓글을 달까 말까 하다가 오늘은 좀 오버하시는 것 같아 짧게나마 잔소리 좀 하려고 들어왔습니다. 기분나쁘게 듣지 마시구요^^

낙태는 생명권과 천부인권에 관한 문제입니다. 천부인권에는 태아뿐 아니라 여성이 자기 신체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임신 및 출산)에 대한 선택권도 포함됩니다. 따라서 이 문제는 법률적 도덕적 잣대로 선을 그어 함부로 선악을 판단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러니까 '낙태는 범죄다'라는 식의 말씀은 함부로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구요^^

대한민국 모자보건법은 낙태를 허용하는 다섯 가지 조건을 명시하고 있지만 이런 제한적인 조건을 명시하고 있는 실정법 자체가 현실과 동떨어져 있기 때문에 수십 년 간 사문화돼 왔던 것 입니다.

우선 대한민국은 혼외출산, 미혼모, 경제적 부양능력이 없는 부모에 대한 사회경제적 안전망이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은 나라입니다. 뿐만 아니라 혼외출산과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편견 (그것도 여성만을 향한) 역시 아직 문명국 소리를 듣기에는 요원한 실정입니다. 한국에서 낙태란 거의 전부가 이런 사회경제적 문제에서 기인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성의 선택권이라는 고상하고 현대적인 명제는 그만두더라도 대한민국은 이미 위와 같은 이유들 때문에 낙태에 대한 법적 제재를 할 수가 없었던 것 입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이제 와서 개뚱딴지같이 낙태를 법적으로 제재하겠다는 발상을 들고 나왔을까요? 아이 양육을 국가에서 보장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기라도 했나요? “사생아라도 좋다 아기만 쑥쑥 낳아다오하는 새로운 사회적 공감대가 갑자기 형성되기라도 했나요? 출산율을 높이는 데 기여하는 모든 십대 산모들에게 국가유공훈장을 수여하자는 국민운동이라도 벌어지고 있나요?  

도대체 이 상황에서 이명박 정권이 이 문제를 들고 나온 저의가 뭘까요?

화끈한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 못생긴 여자들을 찾아 다녔다고 동네방네 제 입으로 나발을 불던 작자가 느닷없이 비록 구닥다리 버전이나마 생명철학의 깨달음이라도 얻은 것 일까요?

전혀 아니겠죠^^

제가 생각하기에 낙태금지 아이디어는 뉴라이트 이데올로그들이 고심 끝에 내린 전략적 결정일 겁니다.

저는 이것을 지난 수 십 년 간 대한민국이 도도히 나아가고 있는 문명국으로의 도약에 대한 반문명적 떨거지들의 반동적 선전포고라고 봅니다.

한 줌도 안 되는 반동집단이 감히 역사와 문명의 흐름에 반기를 들고 있는 것 이지요. 이제는 정치-군사-통일문제를 전선으로 한 국지적 이념전쟁을 넘어 전면전인 문화전쟁을 하자는 것이지요. 어떤 가치에 대한 보위를 하자는 게 아니라 ''들에게 시비를 걸자는 수작이 제게는 마치 불처럼 명확하게 보이는군요.

유튜브 같은데라도 들어가 김X광 같은 놈들이 목사타이틀을 달고 지껄이는 소리를 들어보세요. 그들의 말 속에서 종교인으로서의 인격은 고사하고 어떤 가치에 대한 애정 같은 것을 느낄 수 있는지요.  

낙태나 출산율에 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마음은 콩밭에 가 있는 것들이 엉뚱한 이슈들을 가지고 국민들을 상대로 시비를 걸고 있는 것 입니다. 제 딴에는 오르기 쉬워 보이는 고지 하나를 한 번 찔러 보자는 것이겠지요.

잘 될 까요?

잘 될 턱이 없을 것 같은데 :)

000 님, 속지 마세요. 그냥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건강한 문명인으로 남아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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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Comments
프놈팬난민 2010.03.07 00:59  
sarnia 2010.03.07 02:53  
다른 의견이 있으면 그 다른 의견을 내 놓으시면 되겟지요^^

안 좋을 것도 없구요. 마음이 상할 이유 또한 없습니다.

'국가 공권력의 붕괴를 원하는 반정치적인 글'이라는 말은 무슨 소리인지 잘 모르겠는데 설명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참, 프놈펜난민이라는 닉네임은 1975 년 집권한 폴포트 정권의 양민학살과 관계가 있는 건가요?

미안합니다. 제가 궁금하면 질문하는 성격이라^^

댓글 감사합니당......
프놈팬난민 2010.03.07 07:56  
sarnia 2010.03.07 09:25  

성문화와 낙태는 다른 쟁점입니다. 낙태 문제만 이야기 하겠습니다. 그것만으로도 벅찬 주제니까요.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저는 낙태와 출산에 대한 결정권의 최우선순위는 해당 여성 당사자에게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자기 신체에 관한 결정권이란 사회가 법적 구속력 행사를 함부로 할 수 없는 천부인권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천부인권이란 종교적 신념이나 사회적 가치관에 의해 형성된 공동체 윤리에 선행하는 최우선적 자연권입니다. 낙태를 결정한 여성을 윤리적으로 비난하는 것이야 각자의 자유이겠지만 낙태금지를 법으로 강제해서는 안 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쉽게 하는 오해가 있는데 낙태금지의 법적 강제가 반인권적이라고 주장하면 그것이 곧 낙태 찬성론이라고 생각한다는 것 입니다.

 

저를 포함해서 정서적으로 낙태를 찬성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여성의 천부인권과 태아의 생명권이 대립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태아의 생명권이 발효되는 시기를 임신 몇 주로 정할 것인가 등등을 놓고 두뇌와 신경형성 등을 기준으로 각국이 법적 기준을 정해 놓고 있습니다. 대한민국도 공청회를 포함한 입법절차를 거쳐 그런 기준을 마련하면 될 것 입니다.

 

제가 본 글을 올린 의도는 지금 정부가 추진하려고 하는 낙태의 실질적 불법화가 지극히 불순한 동기에서 시작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어서였습니다.

 

우선 저는 이명박 대통령이 낙태문제에 대한 체계화된 사회과학적 철학적 신념의 토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봐주기가 어렵습니다. '기형아 출산 등의 경우 낙태를 허용할 수 있다는 식'의 발언 자체가 그가 얼마나 빈곤한 사고력의 소유자인지를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사고력이란 원전 수주공사를 따 내오는 데 필요한 사고력이 아니라 socio-cultural 한 문제의 복잡성을 합리적으로 설명해 낼 수 있는 인문학적 사고력을 말 합니다. 현대건설 회장이라면 전자가 더 중요한 덕목이겠지만 대통령으로서는 후자가 더 중요한 덕복입니다. 어쨌든 그 발언은 “기회의 균등을 보장하자는 취지에서 못 생긴 여자를 골랐다는 기상천외의 발언과 일맥상통하는 발언이라고 하겠습니다.

 

더 위험한 것은 낙태문제를 그들이 말하는 10 년 좌파 권력의 문화잔재와 전쟁을 시작하는 도화선으로 사용하려고 한다는 점 입니다. 물론 이것은 청와대 주인의 머리에서 나왔다고 보기는 어렵고 옆에서 그를 들쑤시고 있는 뉴라이트 이념가들의 불순한 사고방식에 나온 패 같습니다.

 

그들은 1997 12 30 일 이후로 누적돼 있는 사형수들에 대한 전격적인 형집행을 하도록 밀어붙이고 싶었던 모양이나 이게 여의치 않자 엉뚱하게 낙태문제로 그 첫 번째 표적을 변경한 것 같습니다.

 

프놈펜난민 님이 관심을 가지고 계시는 성문화와 낙태문제를 연계시켜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에는 긴박하고도 복잡한 정치적 배경이 있는 이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우선 이렇게 제 의견을 말씀 드렸습니다.

 

감사합니다.     

 

      

 

    

manacau 2010.03.07 17:28  
you so good. but....   낙태의 결정권이 인간에게 있다고는 생각치 않습니다.

2mb 에게 있을라나????

2 mb니까...
농총각 2010.03.11 02:53  

인간이 인간이기 위한 조건이 뭘까요?
세포가 하나 일때도 인간일까요?
세포가 몇개가 되면 인간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여전히 질문이 대답보다 많은 세상입니다.
이래저래 고민을 해봐도.. 어려운 것을 너무 쉽게 결론 짓는 사람이 바보가 아닐까요?

sarnia 2010.03.11 06:04  
결론이 아니라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한답니다. 우리는 언제나 가치가 상충하는 경우를 부딪히게 되고 이때마다 최선의 선택을 해야합니다. 생명권과 여성(임산부)의 자기 신체 결정권역시 이런 경우에 해당합니다. 

이런 이슈를 사회적 갈등으로 심각하게 경험한 나라들의 사례를 참고해 보시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http://en.wikipedia.org/wiki/Abortion_in_Canada

선택에 대한 가치판단은 수긍할 수 있는 새 가치기준이 등장하면 언제나 변경될 수 있는 것 입니다. 결론? 저는 그런 개념 자체를 별로 믿는 편이 아니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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