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혁이님이 착한 선생님이 되시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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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혁이님이 착한 선생님이 되시려면......

sarnia 3 399

한국은 어제가 스승의 날이었군요.
적(?)은 가장 훌륭한 스승이랍니다^^

한국의 좌파 중에 친북좌파가 아닌 재야인사가 있으면 소개좀 부탁한다는 착한혁이 님의 말씀은 좀 어이가 없군요. 많은 분들에게 모욕감이 들게 할 경솔한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저는 북한에 대해 아직 잘 모르는 부분이 더 많기 때문에 제 가치관을 기준으로 함부로 재단하려 하기 보다는 먼저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고자 노력합니다. 

 

한국 현대사와 관련된 이 주제에 관한 언급은 다음으로 미루겠습니다.

 

오늘은 우선 대화하는 방법을 전혀 모르시는 것 같은 착한혁이 님에게 좀 건방지지만 조언 한 마디만 하려고 들어왔습니다.

 

밑도 끝도 없이 공부를 하라니요?

 

차라리 나는 무엇을 얼마나 공부해서 이러이러한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식으로 설명을 하셨다면 댓글을 주신 상대인 우째님 뿐 아니라 저도 한 수 배웠을 것 같습니다.    

 

님과 견해가 다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사상적 배경에 대한 가치를 삭감시키고 싶었는데 여의치 않았던 모양이지요. 별로 반박할만한 정보나 논리적 수단이 마련돼 있지 않으면 본인부터 공부를 시작하든가 아니면 어떤 분처럼 그냥  ‘너희는 빨갱이라고 소리지르고 화풀이나 하시는 게 더 좋을 뻔 했습니다.

 

'공부하라' 운운하면서 상대보다 뭔가 우월한 척하는 것 보다는 그게 더 보기 좋고 정직한 모습일 것 입니다.

 

수집된 정보와 논리적 수단을 동원하여 이념적 반대자들의 이론체계를 붕괴시키고자 노력하는 것은 정당한 행위 입니다. 이것은 전혀 비난 받을 일이 아닙니다. 비난받을 일은 님처럼 거두절미하고 '공부를 하라'든가 '전문가가 아니라 잘 몰라서 저런 소리를 한다'든가 하는 말을 끼워넣는 것 입니다. 토론비행에 해당하는 반칙이거든요.  

 

님이 님과 반대의견을 가진 사람들의 주장에 반박하기 위해 공부를 하고 정보를 검색하는 노력을 해야 하듯이 그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 노력을 합니다. 토론의 매력이란 이런 과정을 통해 날로 발전하고 새로워지는 서로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는데 있을 것 입니다.   

착한혁이 님께서는 전문가를 무척 좋아하시니 저도 그 전문가론에 대해 한마디 하겠습니다. 우리가 어떤 주제를 놓고 책임 있는 토론을 하려면 적어도 자세에서부터 전문가적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문가가 비전문가와 다른 점은 공부를 많이 했느냐 적게 했느냐 차이가 아닙니다. 어느 박사님 말씀이 어떤 주제에 대한 지식 자체는 누구라도 6 개월 정도만 집중적으로 들고 파면 전문가 뺨칠만한 정보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합니다. 자연과학의 일부 분야를 제외하면 대충 맞는 말일 겁니다.

 

즉 고급정보의 대중화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고, 정보조합과 개념생산을 직업으로 하는 프로파겐다 전문가들(?)이 착한혁이 님 말마따나 수 만 명이 활동하고 있는 현실에서 재래식 전문가권력이란 삐끗하는 순간 순식간에 붕괴돼 버리기 마련입니다. 우리는 이미 이런 사태를 5 년 전 황우석 사건 때부터 분명히 목도했습니다.

문제는 확보된 정보의 분량이 아니라 그 정보를 어떻게 정확히 분류하고 그 정보에 대해 어떻게 설득력 있는 의미를 부여하느냐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 능력이야말로 지금 지껄이고 있는 저 사람의 구라가 명품인지 짝퉁인지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기준일 것 입니다. 

 

의외하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저는 옛날에 기자로서의 조갑제 씨를 참 좋아했습니다. 적어도 한국 현대사 (1970 년대 이후 남한 현대사) 와 관련된 정보 보유량과 정확성만을 기준으로 한다면 조갑제 씨를 따라올 사람은 별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나름대로 1 차 자료를 다루는 직업으로서의 기자정신이 투철했고 자기 일에 열심이었기 때문에 이런 성과를 얻었을 것 입니다.

 

이 사람이 기자에서 칼럼니스트(논객)로 변신하면서부터 망조가 들기 시작했는데, 아마 이 사람의 균형감각과 관련된 윤리의식이 이 사람이 전에 가지고 있었던 기자정신만큼 훌륭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정리합니다.

 

저는 감히 상대방에게 공부하라는 말을 하는 그 심리적 동기를 이렇게 해석합니다.

 

우선 자기와 코드가 전혀 맞지 않는 사람들이 나와서 자기의 상상력에 기반한 강론을 펴려고 하는 게 기분 나빠서 일 것 입니다.

 

쉽게 말해 꼽다 이거지요. 그 꼬운 정도는 자기가 설명으로 반박할 수 없는 분야에서 미운 상대방이 설치고 있을 때 두드러지게 증가합니다. 총론이든 각론 분야에 대한 이론적 설명이든 자기가 감당할 수 없는 분야를 미운 놈이 아는 척을 하면서 입을 놀려대고 있으니 얼마나 기분이 나쁘겠습니까? 이게 진짜 이유이겠지요.    

 

헌데 그런 게 기분 나쁘다는 건 상상력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한 기본 이해가 완전히 잘못돼 있다는 반증입니다. 인류문명사 발전의 동력인 상상력의 중요성을 자기 철학 안에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건 그 동안 공부와 사고가 각기 따로 놀았다는 이야기고요. 다른 각도에서 진단하자면 황국신민이나 유신시대적 초등교육 사고잔재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슬픈 이야기도 됩니다.

 

이런 사고방식의 소유자들은 한국 사회 상층부에 아주 많습니다. 상층부 사람들이야 자기 계급기반을 지켜야 하니까 그런 사고하는 게 이해가 되는데 문제는 중-하층부에도 널려 있다는 것 입니다.

 

서울법대 다니는 아들을 둔 무식한 엄마가 법에 대해 약간 아는 척을 하는 옆집 여편네를 혼내주기를 기대하는 심리와 비슷한 건데, 순박한 동시에 천박하다는 게 이들의 특징인 것 같습니다.  

 

이런 분들이 일반적으로 그런 건 아니지만 이런 사고방식의 소유자 일부의 내면 안에는 자기 존재에 대한 불신과 열등의식이 엉뚱하게도 사회적 약자와 소수에 대한 차별의식으로 둔갑해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민주주의의 가장 강력한 적이지요.

 

이들이 기독교인이라면 근본주의자가 될 가능성이 많은데, 이유는 자신 스스로가 폄하하고 있는 인간존재와 상상력에 대한 불신으로 인해 의지대상을 자기 외부에 있는 절대자로만 상정할 수 밖에 없어서 일 것 입니다.

 

이들은 절대자나 교리나 대통령이나 알려진 권위자 등에 절대 순종할 마음의 준비가 언제든지 돼 있고 권력이나 권위에 대한 순종만이 미덕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역시 민주주의의 강력한 적 입니다.         

 

앞으로는 쓸데없이 공부하라는 말을 하지 말고 우리 모두 이런 자세를 견지했으면 합니다.  

 

저 빨갱이가 나의 스승이다

 

또는

 

저 수구꼴통이 내 멘토다 


저는 앞으로 착한혁이님을 (반면교사든 뭐든) 제 선생님으로 생각하려고 합니다.  











 

3 Comments
나마스테지 2010.05.15 11:47  
성찰없는 신념은 재앙이다.

소신, 고집, 아집의 차이는 무엇일까? 없다. 모두 다 신념을 가리키는 단어일 뿐이다.
누구의 관점에서 보느냐 하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누군가의 아름다운 소신은 또다른 누군가에겐 꼴통의 광기로 보일 수 있다.

버트런드 러셀은 인칭의 변화에 따라 같은 내용이라도 표현이 다를 수 있다며,
그 사례로 "나의 의지는 굳다, 너는 고집이 세다, 그는 어리석을 정도로 완고하다"는 걸 들었다.
런던의 한 잡지사는 이와같이 주어에 따라 표현이 다르게 변하는 유형들을 모집하는 대회를 열었는데, 당선작으로 뽑힌 것 중에는

"나는 정의에 따라 분노한다. 너는 화를 낸다, 그는 아무 것도 아닌 일에 날뛴다."
"나는 그것에 대해 다시 생각했다, 너는 변심했다, 그는 한입으로 두 말을 했다" 등이 있었다.  <인간사색> 강준만, 개마고원  p211
sarnia 2010.05.15 12:09  

모든 상식에 의문을 가져라.

모든 것을 시험하고 또 검증하라.

늘 자신의 생각을 사실에 비추어 점검하고, 아무리 지금까지 소중히 믿어왔던 것이라 하더라도 사실에 부합하지 않으면 과감하게 변경하고 폐기할 태세를 갖추어라

<Richard Dawkins : God Delusion> 김영사 pp.398

착한혁이 2010.05.15 15:37  

나는 우매한 한 광녀를 멘토로 삼겠습니다.

거짓과 위선으로 가득한... 그 의도가 이상한 여자를요...ㅋ

아직도 정신을 못차린 다른사람들에게 피해만 준 거짓말쟁이 양치기...아니 양아치들이

세상을 활보하는게 이상하네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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