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초등학생 시절...
30여년전...부산에서 국민학교에 다닐때
제가 다니던 학교 옆을 지나던 철길(동래역)을 사이에 두고
아파트촌과 국민주택촌으로 나뉘어져 있었더랬죠.
모르긴 몰라도 생활수준이나 여러면에서 차이가 났을겁니다.
저는 아파트촌에 살았습니다. 서로 파벌이 갈리거나 그런건 아니었지만,
이상하게 친구집에 놀러가도 철길건너로는 잘 안가졌습니다.
축구나 야구나 피구를 해도 늘 아파트가 모여 있는 친구네에 가곤 했습니다.
어릴때라 몰랐지만, 지금 생각하면 약간은 그런 구분이 은연중에
있었던듯 합니다.
한 번은 학교에서 싸움이 났습니다. 아파트촌에 사는 아빠가 의사인 친구와
철길 건너 마을에 편모슬하에서 목사님 가정에 입양된 친구가 한판 제대로
붙었는데, 철길건너 사는 친구는 얌전하지만 원래 싸움을 좀 잘해서 주위에
의리있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사실 그 친구들과 친해서 싸움 구경은
했지만, 대놓고 의사아들 친구 편을 못들었습니다.
싸움의 결과는 철길건너마을 친구가 간단히 제압했습니다.
그 후에 의사아들의 엄마는 학교에 와서 난리를 피우고 결국은
목사님이 오셔서 사과하고 일단락됐습니다. 모르긴 해도 아마 그 엄마는
학교 육성회의 임원쯤 됐을겁니다.
싸움에 진 그 친구는 졸업할때까지 여기저기 다니면서
철길건너 그 친구와 그 친구의 의리있는 친구들까지 싸잡아
비난하고 다녔습니다. 그리고 골목에서라도 맞딱뜨리는게 두려웠는지
늘 큰 길로만 다녔습니다. 골목길 지름길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아파트촌 친구들은 골목길 지름길로 다녔습니다.
그 골목길 지름길은 철길건너 사는 친구들도 다니는 길이었습니다.
철길건너 친구들은 그 의사아들 친구에게는 관심도 없고
건드려봐야 좋을게 없다는걸 알기에 무신경했는데
그 의사아들 친구만 괜히 그 철길건너 친구들 신경쓰며
피해다닌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욕하고 다니고...
무서웠나 봅니다.
그냥....
그런 옛날 생각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