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난 그녀, 떠나기전에 멋지게 한 방 날리다
유튜브는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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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임을 앞 둔 캐서린 스티븐스 (한국명 심은경) 주한 미국대사가 한국 정부 내부의 대북강경세력을 향해 기묘한 방법을 통해 강도 높게 경고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그는 지난 6 일 진도 군강공원에서 열린 현충일 기념식장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화해를 통한 통일 실현의 비전을 기억한다고 언급한 뒤 “김대중 대통령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결의를 다지자”는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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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스 대사의 의미심장한 발언은 자신의 블로그인 <심은경의 한국 이야기>에도 게재되었으나 국내언론은 한심하게도 이를 18 일이나 지난 24 일에야 최초로 보도했다. 스티븐스 대사가 굳이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출신 지역>을 현충일 기념 행사장으로 택해 그 장소에 가서 남긴 민감한 코멘트의 정치적 의미를 한국 정부가 국내 언론보다 일찍 파악했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할 수 없다. <?xml
http://blog.daum.net/ambassadorstephens/123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기류는 이미 지난 해 11 월 21 일 <영변 원심분리기 공개사태> 직후부터 일찌감치 감지되기 시작했고, 그 후 여러 차례에 걸쳐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와 국무성 라인선상에 있는 미국 정부의 고위관리들의 발언과 행동들을 통해 한국정부에 전달된 바 있다. 특히 지난 4 월 25 일에는 서울로 직접 날아간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6자회담에 앞서 남북 수석대표회담을 먼저 진행할 것>을 분명히 요구하고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의사>를 전하면서 한국정부의 대북강경노선을 중단할 것을 강도 높게 요구한 적도 있다.
필자가 놀란 이유는 국내언론 중 대표적인 어느 진보매체조차 지난 24 일 스티븐스 대사의 <의미심장한 언급>을 보도하면서 “미국정부가 이명박 정부(의 대북강경노선)와 보조를 맞추며 전략적 인내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스티븐스 대사가 이런 언급을 한 것이 ‘신선한 의외’라는 뉘앙스가 풍기는 황당한 내용의 기사를 작성했다는 사실 때문이다.
미국이 내부적으로 <전략적 인내>정책을 포기하고 한국 정부를 압박하기 시작한 게 언제인데 정보분석을 토대로 한 장문의 해설기사를 주로 올리는 진보매체가 이토록 빈곤한 상황판단을 하고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 기사는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한 상황판단도 잘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스티븐스 대사의 경고메시지가 담고 있는 배경과 의미에 대해서도 잘못 해석하고 있다.
필자는 지난 1 월 8 일 스티븐 보스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중국에 가는 길에 서울을 방문해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위성락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에게 <UEP 문제와 관련해 한국정부의 안일하고 경직된 대북강경노선이 잘못된 정보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경고를 했다는 요지의 글을 몇 군데 올린 적이 있다.
아울러 2 월 16 일에는 베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이 <Voice of Americ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체제가 붕괴될 거라고 보지 않는다” 고 말하면서, 한국정부가 가지고 있는 <북한급변사태> 기대가 “근시안적인 사고에 사로잡힌” 헛된 망상에 불과하다는 말을 한 사실도 필자의 다른 글에서 언급했다. 필자는 이 글에서 공교롭게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생일이기도 한 이 날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장 (Director of National Intelligence)이 상원 정보위원회에 제출한 <연례안보위협보고서>에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미국에 대한 실질적이고도 구체적인 위협임을 처음으로 밝힌 것과, 그 다음날인 2 월 17 일에는 로버트 윌라드 태평양지구사령관이 북한에게 미사일 시험발사를 유예해 주도록 간곡히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한 사실을 함께 언급하기도 했다.
미국의 이런 일련의 행보들은 미국이 <UEP> 사태 이후 대북정책을 군사적 압박을 배수진으로 한 전략적 인내에서 북미직접대화를 염두에 둔 외교적 협상전략으로 180 도 전환했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또한 미국이 그 동안 여러 차례 직간접적으로 한국 정부에게 이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기조변화를 전달했다는 것을 함께 시사하고 있다.
분명히 다시 말하지만 작년 12 월 이후 서울을 다녀간 국무부와 국방부 소속 고위관리들이 하나같이 한국정부에 짜증을 내면서 요구한 것은 ‘대북협상에서 자세를 낮추라’는 것이었고, 한국측은 마지못해 지난 1 월 말 외교통상부를 통해 6자회담 전제조건에서 천안함과 연평도를 빼겠다는 언급을 하기에 이른다.
미국이 대북정책의 기본노선을 군사적 압박에서 외교적 협상과 화해모드로 180 도 전환하는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매끄러운 보조를 취해주지 못하고 엉뚱한 말썽들을 거듭 일으켜온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그 이유는 말할 것도 없이 이명박 정부가 일관되게 미국의 노선전환에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강경파가 장악하고 있는 외교-국방 담당 부서와 청와대 외교-안보 보좌진 간에 권력투쟁이 벌어지는 바람에 발생한 예기치 않은 해프닝들이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지난 2 월 결렬된 남북 군사실무회담과 지난 6 월 1 일 북한 국방위원회 대변인 폭로에 의해 한국측에 의해 비밀리에 추진된 것으로 알려진 대북비밀접촉은 모두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인 이명박 대통령의 직접 지시에 의해 수행된 것이었는데, 미국의 새 대북정책 때문에 축출당할 위기에 처한 한국 정부 내부의 대북강경세력이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파토를 내는 바람에 그 협상들이 깨진 것으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4 월 말 한국측의 간곡한 요청에 따라 어렵게 성사된 대북 비밀접촉에서 연평도 포격전과 천안함 사건에 대한 언급을 배제하기로 합의하고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는데도 불구하고, 그 합의가 이루어 진지 불과 열흘 정도 지난 시점인 5 월 9 일 한국측 협상단이 갑자기 약속을 깨뜨리고 태도를 바꾸는 사태가 발생한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북한은 느닷없는 한국측의 깽판작전에 처음에는 당황했다가 <남한측의 대화 구걸과 뇌물의 진상>을 폭로하는 고강도 강경대응으로 맞설 정도로 격노했었다. 한국 측이 자기들이 먼저 제안해서 어렵게 성사된 협상과정에서 이런 말도 안 되는 외교적 결례를 범한 이유가 한국 정부 내부 조직간의 대북노선을 둘러싼 권력투쟁 때문이 아니고서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는 것이다.
언젠가도 말했지만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이명박 정부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갈등과 불협화음으로 인해 대북협상이 판판히 깨져나가는 황당한 사태를 목격하면서 울화통이 터져 뒤통수라도 한 대 갈겨주고 싶을 것이다.
캐서린 스티븐스 대사의 발언은 이명박 정부 내부의 강경세력에 대한 직접적 경고다. 국내언론 기사는 보수매체고 진보매체고 가릴 것 없이 이를 우회적 비판이라고 표현했지만, 이는 우회적 비판이 아니고 분노에 찬 직접적 힐난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스티븐스 대사는 한국 정부 내에 포진하고 있으면서 미국의 노선전환에 조직적 반발을 하고 있는 대북강경세력이 극우여론의 정치적 지지를 받고 있으며 그 주된 지지기반이 한반도 동남쪽 지역이라는 것까지 염두에 두고 그 정 반대에 있는 한반도 서남쪽 지역에 가서 조롱하듯 DJ의 대북노선을 칭찬함으로써 한국 정부내의 강경세력에게 직접적인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2011-06-25 (MST) 2200 sarnia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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