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건드리면 너희도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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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 만 해외동포와 7.800 만 코리아반도 거주동포가 염원하는 바를 단 한 마디로 축약하면 코리아반도의 평화와 번영이다. 여기서 평화란 강대국들에 대한 굴종의 댓가로 얻는 거짓평화가 아니라 자력으로 만들고 지키는 진정한 의미의 평화를 말한다.
한국이나 조선(북한)은 남태평양에 홀로 떨어져 있는 섬나라가 아니라, 재수없게도 미-중-일-러 패권대결의 최전선 한 가운데 위치하고 있다. 자기 하기에 따라 대박을 칠 수도 있고 비참한 나락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미묘한 지정학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이나 조선같은 나라들이 가장 먼저 갖추어야 할 조건은 ‘우리를 건드리면 너희도 죽는다’는 경고가 허풍이 아닌 사실로 먹힐 수 있는 전략무력의 확보다. 그렇게 해야 비참한 나락으로 떨어질 확률을 최대한 낮출 수 있다.
전략무력의 확보없이 동북아 균형자론이니 한반도 운전자론이니 아무리 혼자 떠들어봐야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호랑이 풀 뜯어먹는 소리 취급을 받을 뿐이고 ‘외교왕’ 아니라 외교神이 그 나라 대통령 자리에 앉아 있어도 실제외교현장에서 연속적인 수모와 굴욕을 당하는 처량한 신세에서 벗어날 수 없다.
바이든 행정부가 무슨 플랜을 짜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지금 기류가 바뀌었다.
한국이 느닷없이 미국의 손을 번쩍 들어 준 5. 21 급변침 사건 이후 중국은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채 열흘이 넘도록 별 말이 없다.
5.21 급변침 사건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비교적 적은 조선이 먼저 입을 열었는데, 그 주제가 몹시 뜬금없게도 미사일지침해제에 관한 문제여서 마치 중국의 마음을 대신 대변해 준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영문판에서 국제문제평론가라는 타이틀을 가진 김명철의 논평을 통해 “남조선을 내세워 중거리 미사일을 배비(배치: 필자 주)해 보려는 미국의 흉심”이라고 비난했었다.
(여기서 먼저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는데, 참여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을 역임했고 지금은 민주평통 수석 부의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정세현 씨가 한국의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김영철이 그 김영철 (조선로동당 통일전선부장)과 동명이인인지는 모르겠다”는 말을 했는데, 미사일지침해제를 비판한 사람이름은 김영철이 아닌 김명철이다.)
언듯 보기에는 조선이 중국의 불편한 마음을 대신 전해 준 것 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조선 지도부의 특성상 남의 마음을 대변해 주기 위해 그토록 긴 성명을 발표한다는 것도 어울리지 않을 뿐더러, 2 급 관영매체와 알려지지 않은 평론가의 입을 통해 입장을 개진한 배경은 따로 있다. 그다지 중요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그냥 넘어가기엔 섭섭한 말 몇 마디 내 놓은 것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보여진다.
롸킷(Rocket) 분야의 세계적인 강국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조선의 입장에서는 잠재기술력이 뛰어나 자기를 순식간에 추월할 가능성이 있는 강력한 경쟁자가 바로 옆에서 툭 튀어나오는 바람에 당황스럽고 기분이 나빠서 뭐라도 한 마디 해 주고 싶었는데, 사건이 벌어진 달 (5 월)이 넘어가면 안 될 것 같으니까 그 달 마지막 날에 이런 성명을 발표했을 것이다.
그건 그렇고
문재인 정부가 지체하지 말고 지금 당장 착수해야 할 일 두 가지가 있다. (일찌감치 착수하고 있을 터 이지만 정부가 공개적으로 말할 필요는 없는 것이기 때문에 대신 쓰는 것이다)
첫째는 중국과 일본의 수도는 물론 두 나라 전역의 주요 군사기지들과 기간산업, 러시아 극동함대기지들을 표적으로 하는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빠른 시간안에 개발해서 실전배치하는 것이다.
한국의 미사일 제조기술과 재래식 탄두의 파괴력은 알려진 것보다 뛰어나고 강력하다. 제한지침이 해제된 사거리만 확보하면 주변강대국들의 도발시 발사 15 분 안에 적국 군사기지들을 가루로 만드는 것은 물론, 요새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적국 전쟁지휘부의 지하벙커를 뜷고 들어가 도발행위를 주도하고 있는 주요인사들을 몰살할 수 있는 유도탄 전력을 보유하게 된다.
문재인 정부는 이미 지난 연말 전술형 유도무기와 관련해서는 중요한 결단을 내린 바 있다. 적의 위치교란장치를 방해하고 방공망을 기만하는 회피기동을 하면서 종말단계 편심탄도비행까지 할 수 있는 지대지 전술유도탄 KTSSM 대량생산을 극비리에 승인한 것이다. 열압력탄 개념인 KTSSM 은 원래 조선 영토 山 북사면에 자리잡고 있는 조선인민군 포병기지들을 염두에 두고 개발한 전술형 벙커버스터지만, 사거리를 늘리면 중국, 일본 등 가상적의 중거리 군사기지들을 공격하는 전략무기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동북아 지역 강대국들의 도발을 봉쇄할 전략미사일들은 한국형 유도무기 시스템인 기존의 ‘현무’ 시리즈를 바탕으로 개발될 전망이다. 2 톤 이상의 고성능 폭탄을 탑재하고 최장 5,000 km 까지 날아갈 수 있는 중거리 미사일 가칭 현무 5 + 시리즈와 전략핵탄두를 장착한 1 만 5 천 km 사거리의 현무 6 + 시리즈를 실전배치하면 일단 기본 전략무력확보는 완료하는 셈이다.
뭐니뭐니해도 전쟁의 종결자는 잠수함이다. 적으로부터의 노출을 최소화하고 긴 사거리가 필요없는 잠수함발사 잠대지/잠대함 전략미사일이야말로 적의 간담을 24 시간 365 일 서늘하게 유지하게 하는 최고의 위협수단이다.
한국매체에서는 별로 보도하고 있지 않지만, 그동안 한국정부안에서 벌어졌던 원자력논쟁은 원자력 유지론자들의 압승으로 종결된 것으로 보인다. 5.21 한미정상회담 직전까지 끌어 온 것으로 보였던 갈등은 공동성명에 한미원자력협조를 명문화 함으로써 원자력개발유지노선으로 방향타를 잡았다.
나는 작년 10 월 올린 글에서 한국정부 안의 핵잠수함 추진세력들이 당시 트럼프 행정부와 비밀리에 담판하고 있는 중이라는 소식을 전한 적이 있다.
나는 그 글에서, 문재인 정부는 2019 년 2 월 28 일 느닷없이 통상관료인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 2 차장에 임명했고, 이때부터 핵잠수함개발추진을 시작했는데, 2019 년 2 월 28 일은 트럼프-김정은 하노이회담이 결렬된 바로 그 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당시 청와대는 한반도 평화안보프로젝트와 관련하여 벌어질 수 있는 모든 상황을 시뮬레이션하여 각각의 시나리오에 적용할 최선의 플랜B를 마련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노이회담 결렬로부터 1 년 7 개월이 지난 2020 년 10 월 초 김현종 국가안보실 제 2 차장이 대통령 특명으로 미국을 방문해 한국의 핵잠수함 개발계획을 밝히고 핵잠가동을 위한 핵연료를 공급해 줄 것을 타진했으나 미국측으로부터 거절당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한국의 핵잠무장의사가 처음으로 공식화되었었다.
장거리탄도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은 한국이 전략무력을 확보할 수 있는 첫번째 단계에 들어섰다는 걸 의미한다. 전략무력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수송부의 전략무력인 장거리미사일 뿐 아니라 전투부의 전략무력인 핵탄두를 함께 제조-보유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은 자신들이 한국을 반중동맹으로 완전하게 포섭하기 위해서는 한국이 자체 전략무장을 할 수 있는 길을 터 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미사일지침해제는 한국측 방미단이 미국측에 요구했다기 보다는 미국측으로 부터 받은 예상 밖의 보너스였다는 것을 5.21 직후 올렸던 글에서 소개했고, 그 의도가 한국으로 하여금 중국에 대한 막연한 군사적 공포심을 감소시켜주기 위해서라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가 당장 착수해야 할 두 번 째 일은 무엇인가?
그것은 당연히 미국측에 한미원자력협정을 폐기해 주도록 요구하는 일이다. 그 시기와 조건은 바이든 행정부가 잘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총을 빼앗았다가 돌려줬으면 총알도 함께 돌려줘야 정상이다. 빈 총을 먼저 준 행동은 나중에 요구하면 총알도 몰래 돌려주겠다는 무언의 암시같은 것이니 문재인 정부는 지금을 절호의 기회로 인식하고 당장 한미원자력협정 폐기 또는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자주권 확보를 명시한 전면개정을 위해 극비작업에 착수해 주기 바란다.
2020. 6. 5 1530 (MST) sarn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