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의원들, 국회 회의 도중 욕설 주고받아...(펌)
필리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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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29 18:44
새해 예산안을 심사 중인 국회에서 28일 새누리당 소속의 김성태 의원(서울 강서을)과 권성동 의원(강원 강릉) 사이에 서로 욕설과 고성이 오가는 상황이 발생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계수조정위원회는 28일 오후 국토해양부의 예산 배정을 논의하고 있었다. 이 자리에서 김성태 의원은 ‘노후 공공임대주택 시설개선 예산’이 보류된 것을 강력 비판했다.
김 의원은 “전국 36만여 영구임대아파트는 9~11평 등 좁은 공간에 대부분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들이 살고 있다. 이 임대아파트는 주택공급법으로 지을 수는 있지만, 유지·관리·개선은 법적 근거가 미약하다”고 지적했다. 또 김 의원은 “지난 4년간 예산을 배정해 무려 5천여 가구가 개선됐고, 이들은 겨울에도 과거와 달리 추워서 못살겠다는 얘기를 안 할 정도로 가장 친서민 사업이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장윤석 예결위원장은 추가 논의를 선언하며 다음 안건으로 넘어가려 했고, 김 의원은 역정을 내며 이를 막았다. 이에 같은 당 권성동 의원이 김 의원을 제지하자 욕설과 고성이 오가기 시작했다.
김 의원은 “좀 있어봐. 형님이 말씀하시는데 너 임마, 이렇게 할 거야? 이 자식이”라고 말했고, 권 의원은 곧바로 “어디서 자식이라고 하고 있어. 어이 김성태. 야 임마 우리 아버지도 ‘자식 자식’ 안 해. 버르장머리 없는 XX를 봐라. 내가 나이가 몇인데 자식이 한두살 더 먹었다고 건방지게 욕을 하고 있어. 어디서 나는 성깔 없는 줄 알고 욕을 하고 있어”라고 맞받았다. 김 의원은 1958년생으로 건설회사 한양과 한국노총을 거쳐 국회 입성한 재선의원이고, 권 의원은 1960년생으로 중앙대 법대를 졸업하고 인천지검 특수부장 등을 거친 재선의원이다.
소동이 벌어지자 장 위원장은 정회를 선언했고, 두 의원은 10여분간 밖에서 화해를 한 뒤 예결위 회의장으로 다시 들어왔다. 김 의원은 재개된 회의에서 “본의 아니게 언성이 높아진 부분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누리꾼들은 국회 내의 욕설소동에 대해 대부분 눈살을 찌푸렸다. 한 누리꾼은 “김성태 의원이 서민을 위한 의정활동을 하려 했어도 좀 더 좋은 말로 품위를 지켜야 했다”고 밝혔고, 트위터 아이디 @pil**는 “권성동 의원은 검찰 출신이라서 저러나”라고 말했다.
권성동 의원은 이전에도 국회 회의에서 막말로 인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지난 10월 18일 대검찰청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당 간사인 권 의원으로 인해 회의가 중단됐다. 당시 전해철 민주통합당 의원은 대검에 질문을 하는 도중에 “(회의를) 원만하게 진행해야 할 여당의 간사가 조소하는 웃음을 하는 게 맞냐”고 권 의원을 비판했다. 그러자 권 의원은 “어디서 건방지게”라고 대꾸했고, 전 의원의 거듭된 문제 제기에 “내가 웃지도 못해”라고 맞섰다. 그러자 박범계 민주통합당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권 의원이 다른 의원의 질의시간에 피식피식 웃고, 급기야는 ‘건방지게’라는 표현까지 썼다. 본인도 권 의원에게 ‘나이도 어린 게’라고 말을 들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여야 의원들은 이로 인해 한동안 설전을 이어갔고, 박영선 법사위원장이 “똑같은 얘기 그만하자”고 제지하고 나서야 끝났다. 다시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권 의원은 질의 순서가 오자 “국감 초반에 전해철 의원에게 건방지다는 표현을 사용한 점에 대해 이 자리를 빌어 유감을 표한다”고 사과했다.
윤형중 기자(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