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망신... 종합편...
필리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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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08 11:11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최신호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표지모델로 내세웠습니다. 제목은 'The strongman`s daughter'였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나온 'strongman'의 해석을 놓고 한국 내에서 많은 이견이 있었습니다.
'스트롱맨'이라는 단어를 '아메리칸 헤리티지' 사전에서는 '힘을 이용해 리더십과 통제력을 행사하는 정치적 인물'로 정의하는데, 대부분의 영어권에서는 '독재자'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어제 타임 표지모델이었던 박근혜 후보 기사를 놓고 우스꽝스러운 해프닝이(?)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 12월7일 오후 5시48분에중앙일보 인터넷판에 올라 온 기사. 출처:중앙일보 캡쳐 이미지
중앙일보는 연합뉴스의 기사를 그대로 인용해서 박근혜 후보가 미국 '타임' 최신호 표지모델로 등장했고 <'실력자의 딸'이라는 제하의 커버스토리를 통해> 라는 기사를 통해 스트롱맨을 단어 그대로 '실력자의 딸'로 해석하는 기사를 올렸습니다.
이런 연합과 중앙일보의 스트롱맨 해석이 나오자 타임에서는 한국인들을 위해(?) 친절하게 인터넷판의 기사 제목을 바꾸어 줬습니다.
타임 인터넷판의 박근혜 후보 관련 기사 제목은 'The dictator`s Daughter' 였습니다. 단어 그대로 해석해도 '독재자의 딸'이라는 뜻입니다. 이렇게 타임이 제목을 '독재자의 딸'이라고 표기하자, 서둘러 중앙일보는 기사를 수정했습니다.
중앙일보는 앞서 <'실력자의 딸'이라는 제하의 커버스토리를 통해>라는 문구를 <'독재자의 딸'이라는 제목의 표지 사진과>로 바꾸었습니다.
연합과 중앙일보의 이런 어처구니 없는 해프닝(?)은 기사를 쓰는 기자가 최소한 영어권에서 '스트롱맨'이 어떻게 쓰이는지 검색했다면 전혀 나올 수 없는 얘기입니다. 아니면 일부러 숨기거나...
영어권에서 많이 사용하는 위키피디아의 '스트롱맨'을 보면 스트롱맨은 강력한 군사력을 동원한 독재자들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예를 든 인물들이 카스트로,차베스.김정일이 있었고, 박근혜 후보의 아버지 박정희도 여기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단순히 위키피디아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영어권에서는 박정희를 '독재자'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피터'는 이미 지난 포스팅에서 해외언론은 박근혜 후보를 '독재자의 딸'이라고 부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린 바 있습니다.
[현대사] - 해외언론이 박근혜를 부르는 말 '독재자의 딸'
이렇게 뻔한 얘기를 한국언론은 말하려고 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KBS는 아예 '독재자의 딸'이라는 용어를 넣지도 않은 기사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KBS는 '박근혜, 미국 타임지 표지모델로 등장'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렸는데, 여기에는 아예 '스트롱맨'이나 '독재자의 딸'이라는 용어를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타임은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박 후보가 일부 보수층의 반발을 무릅쓰고, 그동안 기득권층과 친하다고 인식돼 온 새누리당을 바꿔서,국민 대다수가 요구하는 개혁을 시도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며 박근혜 후보의 칭찬이 가득한 기사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기사가 아니라 거의 박근혜 후보 홍보물에 가까운 기사(?)를 뉴스라고 올린 KBS를 보면서 왜 지금 KBS 기자들이 대선을 며칠 앞두고 KBS를 떠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프랑스 르몽드의 박근혜 후보 관련 기사. 출처:르몽드 인터넷판 캡쳐 이미지
프랑스의 유력 일간지 '르몽드'는 지난 6일자 기사에서 '한국 대선, 박근혜 후보의 무거운 유산'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독재자의 딸이 한국에서 대선 출마"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르몽드'는 “외국인들 눈에는 민주주의가 정착된 신흥 민주주의 국가에서 독재자의 딸이 대선 후보로 출마하는 것이 놀라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이 남긴 유산의 양면적인 성격 때문에 한국에서는 꼭 그렇지는 않다” 면서 외국인과 한국인들이 박정희를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를 보여주는 기사를 올렸습니다.
그렇습니다. 외국은 박정희를 이미 독재자로 규정하고, 그를 바라보고 있으며, '독재자의 딸'이 다시 대통령이 되는 일에 대해 우려와 의아함을 보이고 있습니다.
'르몽드'는 “외국인들 눈에는 민주주의가 정착된 신흥 민주주의 국가에서 독재자의 딸이 대선 후보로 출마하는 것이 놀라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이 남긴 유산의 양면적인 성격 때문에 한국에서는 꼭 그렇지는 않다” 면서 외국인과 한국인들이 박정희를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를 보여주는 기사를 올렸습니다.
그렇습니다. 외국은 박정희를 이미 독재자로 규정하고, 그를 바라보고 있으며, '독재자의 딸'이 다시 대통령이 되는 일에 대해 우려와 의아함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12월 5일 아시아 지식인들은 '유신독재를 기억하는 아시아 지식인 연대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성명은 방글라데시를 비롯한 일본,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식인들이 '독재자의 딸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대선 출마가 아시아의 민주주의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지적하고 나선 것입니다.
일본의 무사코지 긴히데 오사카경법대 교수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 소장)은 서면 발언을 통해 “독재자 2세의 권력 도전을 막으려는 연대 성명을 적극 지지한다. 일본 지식인의 한 사람으로서 이 성명은 동아시아에서 반민주, 반평화 경향이 드세지는 데 대한 우려에서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긴히데 교수는 “우리는 일본에서 우익의 위험스러운 부상을 경험하고 있다. 나는 동아시아에서 신자유주의를 추종하는 국가들이 부상하면서 가족주의 정치와 결합하는 경향이 지속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우려했습니다.
이들은 박근혜 후보의 대선 출마가 '반민주,반평화,우익화'라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에 걱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2012년 4월20일자 뉴욕타임스 아시아판 인터넷 기사. 출처:뉴욕타임스 캡쳐 이미지
박근혜 후보의 과거를 해외 언론과 외국 지식인들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모습입니다. 그것은 '독재자'라는 존재는 그의 공과를 떠나 민주주의를 파괴한 장본인이고, 반민주,반평화를 자행했던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국은 여전히 그런 박근혜 후보의 과거를 개의치 않고, 오히려 과거에 묻혀 그녀를 공격한다는 식으로 언론과 지식인들이 태연하게 살아갑니다.
그러나 한국은 여전히 그런 박근혜 후보의 과거를 개의치 않고, 오히려 과거에 묻혀 그녀를 공격한다는 식으로 언론과 지식인들이 태연하게 살아갑니다.
해외언론과 지식인들이 박근혜 후보가 미워서 그녀의 대선 출마를 걱정하고 우려할까요? 아닙니다. 과거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미신과 같은 맹목적인 신앙으로 박정희와 그의 딸을 따르는 대한민국의 모습을 걱정하고, 비판하고 있는 것입니다.
과거에만 매달려 있는 것은 분명 잘못입니다. 그러나 그 과거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청산, 그리고 과거의 아픔에 연루된 문제를 해결하는 일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박근혜 후보는 과거는 과거의 일이라는 생각으로 살고 있습니다. 그런 논법이라면 일제강점기의 일도 과거이기에 무조건 넘어가야만 합니다.
유신독재 시절 벌어진 수많은 일들이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냥 우리는 이대로 아픔과 고통의 과거를 내버려두고 오로지 앞만 보고 가야만 할까요?
과거에만 매달려 있는 것은 분명 잘못입니다. 그러나 그 과거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청산, 그리고 과거의 아픔에 연루된 문제를 해결하는 일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박근혜 후보는 과거는 과거의 일이라는 생각으로 살고 있습니다. 그런 논법이라면 일제강점기의 일도 과거이기에 무조건 넘어가야만 합니다.
유신독재 시절 벌어진 수많은 일들이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냥 우리는 이대로 아픔과 고통의 과거를 내버려두고 오로지 앞만 보고 가야만 할까요?
북한은 새 대남방송인 '통일의 메아리' 방송에서 김정은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올해의 인물' 후보에 오른 내용을 개국 방송의 첫 소식으로 보도했습니다.
'스트롱맨'이라는 지칭되는 오는 인물은 '김일성','김정일','박정희' 였습니다. 타임이 김정은과 박근혜 후보를 다룬 시점이 언제였는지, 그들이 왜 독재자의 후손을 주목하고 있는지 우리는 유심히 살펴봐야 합니다.
요새 방명록에 무수히 많은 댓글이 올라옵니다. 그중 대부분은 '간첩'이라는 등,북한에 가서 살라는 등의 얘기가 대부분입니다. 이들을 보면 민주주의에 대한 비판과 요구를 하면 무조건 간첩으로 몰아 남영동에 데리고 가도 시절이 생각납니다.
해외 언론이 왜 자꾸 친절하게 박근혜 후보를 독재자의 딸로 설명하고 있을까요? 지금도 우리 사회에 남아있는 반민주,반평화의 모습과 '유신독재의 반공논리'가 그대로 답습되고 있는 모습이 그들 눈에는 뻔히 보이기 때문입니다.
아직도 민주주의와 평화를 갈망하는 뜨거운 마음이 '간첩'으로 둔갑하는 세상이지만, 그래도 블로그의 글을 멈출 수가 없습니다. 앞으로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까지 '반민주,반평화,유신독재,반공논리'의 세상에서 살게 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원문은 http://impeter.tistory.com/204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