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는 왜 개망신을 당했는가..
sar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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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22 12:51
여우야 님께서 낸시 랭 어쩌구하시길래
조금 전 낸시 랭이 누군가 검색을 해 보았어요. 싸르니아는 지금까지 그런 이름을 들어 본 적이 없거든요.
근데 낸시 랭을 검색했더니
개뚱딴지같이 '변듣보' 라는 웬 이상한 이름이 같이 뜨길래, 이건 또 뭔가 하고 클릭을 해 보았더니 두 사람이 토론비슷한 걸 하고 있더라고요.
둘 다 이름이 특이하구나 생각하며 두 사람이 대화나누는 모습을 지켜 보았어요.
낸시 랭은 젊은 여성이었어요, 어깨 위에 올려진 고양이가 미동도 하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지요.
변 모라는 사람은 동안이긴하지만 40 정도 되어 보이는 약간 뚱뚱한 아저씨였어요.
약 8 분 정도되는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나서 싸르니아는 갑자기 슬퍼졌어요.그 변 모 라는 아저씨가 불쌍해 보였기 때문이예요.
개망신 당했거든요. 그것도 자기보다 훨씬 여려보이는 아가씨에게요
낸시 랭이라는 아가씨는 한국말이 ‘아주 조금’ 서툰듯 했지만 비교적 쉬우면서도 의미가 명확한 단어들을 재치있게 선택해서 자기 의사를 요령있게 잘 전달했어요.
근데 변 모 라는 아저씨는 잘난 척을 하려고 그랬는지 아니면 대화 상대에 따라 어휘와 용법을 적절하게 변화시킬 줄 아는 능력이 모자란 건지 대화 흐름을 따가라지 못하는 장광설로 횡설수설하는 것 같았어요.
그냥 쉽게 말하면 되는데 쓸데없이 현학적인 단어들을 동원하는 바람에 도대체 무슨 소리를 지껄이는 것인지 당췌 알아들을 수가 없더라고요.
제일 압권이었던 장면은, 그 변 모라는 아저씨가 ‘나경원 강용석 비판한 사람이 탈북자 도우미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 는 요지의 이야기를 하자, 그 낸시 랭이라는 아가씨 얼굴표정이 ‘저 눈이 작은 아저씨가 지금 무슨 바보같은 소리를 하는 건가’ 하는 모드로 변화하는 모습이었지요.
이 재치있는 아가씨는 “아저씨 혹시 바보 아니예요?” 라고 묻는 대신 “그런 점 (그런 식으로 생각하시는 것) 이 참 안타까워요” 라고 마일드한 충고를 했어요.
싸르니아가 오늘 이 두 사람의 짧은 대화를 보고 느낀 점은, 이 두 사람의 차이가 이념이나 세대의 다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었어요.
한 사람은 닫혀 있는 사람이었고 또 한 사람은 열려있는 사람이었다고나할까요?
왜 두 사람은 말이 통하지 않았던 걸까요?
한 사람은 군사부일체 세대 출신이고, 또 한 사람은 참교육 세대여서 일까요?
오늘 여우야 님 덕분에 좋은 동영상을 보고 써 올려 보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