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의 보수화를 우려하는 이유
호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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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22 00:39
먼저 킁타이님에 대한 제 의견부터 말하고자 합니다.
자라나는 세대의 보수화와 "어설픈 진보 교육"은 전혀 연관성이 없다고 말할순 없지만, 거의 상관관계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단어가 보수-진보를 매칭 시켜 놓으니까 연관성이 있어 보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나 역시 교육 문제에 있어선 곽노현 교육감에게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고, 전교조 역시 대의에는 공감하나 각론으로 들어가면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것은 사실입니다.
전교조에 대한 평가는 나중에 써보도록 하고 "자라나는 세대의 보수화"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만약 "보수화"가 킁타이님이 얘기한 어설픈 진보 교육의 대칭적 개념이라면 이렇게 보수화된 20대가 많은데도 교단이 개판오분전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설명할수는 없지요.
왜 자라나는 세대의 보수화를 우려하는가?
킁타이님도 청소년기에서 청년기를 거친 분이라 아시겠지만, 질풍노도의 시기는 개인적인 일탈 행위로(흡연, 음주, 이성교제를 넘어선 성관계 등)으로도 나타나지만 기존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도 나타나지요.
선생을 꼰대라 부르고, 꼰대들의 사고 방식은 고리타분하고 뭔가 새로운 것을 찾고 싶어하는 나이, 뭔가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나이.
그래서 대학에 가면 많은 청년들이 맑스주의에 매료되고, 앞선 이들은 실패했을지라도 자신들은 할수 있다는 맹목적인 믿음마저 가지게 되지요.
사회주의나 공산주의가 젊은이들에게 매력적인 이유는 부의 편중과 같은 자본주의의 모순때문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평등하고 자유로운 개인을 실현하고 나보다 못한 이들을 위한 이해와 관심이 그 기저에 깔려있기 때문입니다.
흔한 얘기로 20대에 맑스에 매료되지 않으면 청년이 아니고 40대에도 맑스주의를 말한다면 머리가 빈 것이라고 하지요.
이건 진보 보수라는 정파적 이익에 따라 한탄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균형을 잡지 못하고 어느 한쪽으로 쏠리는 것에 대한 우려입니다.
앞선 글에서 10년전 노무현을 지지했던 40대가 50대가 되어 박근혜를 지지하는 변화를 나는 비난하지도 비판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늙어감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으로 받아들일 뿐입니다.
그러나 청년세대의 보수화는 공부하고 고민한 결과로 나타난 것이 아니라 즉물적인 공포에서 드러난 것이라 암담합니다.
이미 이들은 우리 세대보다 친일의 역사를 더 많이 알고, 친일한 자들과 그 후손들이 어떤 식으로 살아왔는지 알고 있으며. 가깝게는 광주의 비극을 냉정한 제3자의 눈으로 볼수 있는 지식도 갖추고 있습니다.
이들은 촛불을 들 용기도 있고, 노무현의 비극에 그 시시비비를 떠나 눈물을 흘려줄 감성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위에 들은 지식은 그저 책속에 죽어버린 지식으로 시험점수와 관련되었기 때문에 외웠을 뿐이고, 용기와 감성은 심각한 사고와 숙고 끝에 나온 것이 아닌 즉물적인 감정이었을 뿐입니다.
안철수에 열광한 것도 안철수가 획기적인 비전을 제시해 주었다기보다 그저 기존 정치인들이 철지난 유행품이고 안철수는 쌈빡한 신상 같아서 밴드웨건 효과를 끌어냈을 뿐입니다.
이 사회를 끌고 나가는 기득권은 왜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가? 나를 옭아매는 등록금은 어떤 사회적 합의로 인해 나에게 이런 영향을 미치는가?
나아가 신자유주의라는 현 체제가 우리에게 더 나은 삶을 약속해줄 것인가? 그게 최선인가?
이런 생각은 쿨하지 못한 모습일 뿐이라고 매도합니다. 긴 글을 읽지 않습니다. 머리만 아프다고 합니다.
이건 절대적인 지식량의 많고 적음과 상관없이 우민정치를 하기에 최적의 조건입니다.
오히려 많은 지식은 기득권의 손발이 되어 맹목적인 질주를 도울 뿐입니다.
정말로 그들이 고민하고 생각해서 박근혜를 지지했다면 여론조사에 진작에 나타났을 겁니다.
그런데 나타나지 않았지요.
마치 정권의 탄압에 침묵했던 야권의 숨은 표처럼, 여권의 숨은 표로 남아있었지만 그들이 침묵해야 할 어떤 압력도 없었습니다.
그건 이들도 쪽팔린 건 알아서입니다.
당당하게 논리적으로 주장할순 없지만 하여간 내생각은 다른....이성의 마비와 쿨함의 폭주였겠지요.
나도 나이 들었나 봅니다.
정작 대상이 되는 청년들은 읽지도 않을 글을, 그것도 그들의 구미에 전혀 맞지 않도록 길게만 쓰니 말입니다.
정파적 이익으로 보수화를 실망하는게 아니라 진지한 고민없이 개인적인 삶에만 매몰되어 가는 청년들에 대한 우려입니다.
그런 소시민적인 고민은 좀 더 나이 들어해서도 질리도록 할수 있을텐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