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從北) 이야기
sar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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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25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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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 예수 선생 생신이라 오전에 일을 마치고 나니 시간이 남는군요. 애기봉 전쟁트리에 관한 제 본문에 많은 패널들께서 댓글을 주셨습니다. 그 분들 중 종북 운운 하시는 분들께 공통된 질문 한 가지 드리겠습니다.
5029 작전에 의해 북코리아 정권이 대책없이 붕괴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 같은가요?
북코리아 인민 대다수가 왕조든 뭐든 김정은 정권을 압도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런 일은 일어날 것 같지도 않지만, 일어난다고 치고, 그 이후에 벌어질 상황을 가정해 보자는 겁니다.
남코리아 헌법의 영토조항에 따라 북코리아 지역이 수복지구로 인정되어 남코리아 정부가 주권을 행사하는 지역으로 자동전환될까요?
그렇게만 된다면 삐라살포가 됐든 전쟁트리 점등이 됐든 남코리아 극우파들이 벌이는 짓들이 적어도 쓸개빠진 헛지랄이라는 비난은 들을 필요가 없을 겁니다.
어쨌든 그들이 증오하는 김씨왕조 무너뜨리고 영토수복했으면 그걸로 목적달성한 것이니까요. 졸지에 정체성을 잃어버린 나머지 정신적 공황상태에 빠지게 될 북코리아 인민문제는 미처 생각해 본 적도 없을테니 그것 역시 논외로 칩시다.
하지만 꿈 깨세요.
이런 식으로 통일되면 통일 되더라도 남코리아가 북코리아 영토접수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테니까요.
남코리아 정부는 ‘휴전선 이북 지역은 조선로동당이 정부를 참칭해 불법점령하고 있는 지역이므로 통일 전에도 대한민국 영토이며, 통일 이후에는 당연히 대한민국의 수복영토가 될 것’ 이라고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있지만, 이런 주장이 국제사회에서는 씨도 안 먹히는 주장이라는 거 남코리아 정부 스스로가 잘 알고 있을 것 입니다. 공개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을 뿐 이지요.
우선 코리아전쟁 당시 상황을 볼까요?
1950 년 9 월 15 일 인천에 기적적으로 상륙한 유엔군은 천신만고끝에 13 일 후 인 9 월 28 일 서울을 재점령하고 북진을 시작했습니다. 3 일 후인 10 월 1 일 제 3 사단 선봉부대가 삼팔선을 돌파해서 북코리아 지역에 들어가지요. 참고로 육군 제 3 사단은 일명 백골부대로 대한민국방에는 안 들어오시는 핫산왕자님이 근무하셨던 부대입니다. 암튼 여기까지는 좋았습니다.
이승만 정부는 유엔군이 점령한 북코리아 지역에 대한 행정권을 당연히 자기들이 행사할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유엔은 이승만 정부의 이런 희망을 무참하게 짖밟아 버렸습니다. 10 월 12 일 유엔임시위원회 (Interim Committee on Korea)는 북코리아 지역에 군정을 실시하기로 결의했습니다. 남코리아 정부의 통치주권은 물론이고 어떤 종류의 행정권 행사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미국은 유엔사를 통해 북코리아 현지인들로 구성된 자치 행정부를 별도로 수립시키려고까지 시도했습니다.
이승만 정부와 미국간에 벌어진 북코리아 점령지구에 대한 주권 및 행정권 논쟁은 전선이 다시 삼팔선 부근에서 교착상태에 빠진 1952 년 을 지나 정전협정이 맺어진 1953 년 7 월 27 일까지도 어떠한 결론도 내지 못한채 미결상태로 오늘에 이르고 있는 것 입니다.
북코리아 영토지역은 고사하고 정전협정 후 남코리아가 실효지배하게 된 38 선 이북 지역 역시 1954 년에야 마지못해 ‘유엔사가 남코리아 정부에 행정권을 이양하되 영토의 궁극적 처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는 괴상한 보류조항을 둠으로써 적어도 유엔사 문서상으로는 technically 이 지역에 대한 남코리아의 영토주권이 명확하게 인정되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저 실효지배에 대한 암묵적 동의만 존재할 뿐이지요.
물론 여기에는 이유가 붙어 있습니다. 유엔사는 주권국가가 아닌 군사기구이므로 행정권은 이양할 수 있으되 영토주권은 이양할 수 없다는 매우 그럴듯한 핑계가 영토주권 이양 보류조항을 둔 근거입니다.
이렇게 미국은 코리아전쟁 당시에도 한반도에 단일 통치주권을 갖는 정부가 탄생하는 것을 극도로 반대했습니다. 남북 코리아의 국제법적 지위와 상호관계가 당시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이 복잡해 진 지금이야 더 말할 나위가 없겠지요.
이제는 미국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까지 합세해 한반도 단일국가의 탄생을 결사적으로 저지할 것 입니다. 한반도 단일국가 탄생은 특히 일본으로서는 사활적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일 것 입니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정책을 남북 코리아가 외부 간섭을 최대한 억제하면서 주도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지금은 남북 코리아 양국이 모두 UN에 가입한 명실상부한 주권국가들입니다. 양국은 남북기본합의서-6.15 선언- 10.4 합의에 이르는 주권국간의 통일지향적인 관계를 진전시키고 있습니다.
파행이나 문제가 있더라도 일단 남북 코리아간의 관계를 기반으로 기본합의정신을 파괴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평화협정이든 낮은 수준의 연방이든 해답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하겠지요. 두 나라가 마주 앉아서요. 이것이야말로 통일국면에서 한반도 주권을 유린하려는 강대국들에게 통일개입의 명분을 주지 않는 유일한 해법입니다.
탈북단체나 반북 기독교 극우 집단이 벌이는 삐라살포, 전쟁트리점등 같은 짓은 지역 주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경거망동일 뿐 아니라, 향후 통일국면에서 한반도 영토주권을 유린하고 북부 지역에 매장돼 있는 지하자원 및 원자력/우주개발기술을 탈취하려는 외세에 봉사해 주는, 그야말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쓸개빠진 행동이라고 말하면 좀 과장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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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코리아에는 종북이 있을까요?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 사람사는 세상 별 사람들이 다 있으니까 있을지도 모르지요.
예전에…… 종북이 한 명 있기는 있었습니다. 이름은 김영환 이라고 하구요. 시계추라는 게 왼쪽으로 쓸데없이 멀리가면 오른쪽으로도 주책없이 멀리가는 법. 자발적 從北이 지금은 자발적 從米가 된 것 같습니다.
있든 없든 종북이란 말 함부로 사용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