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살 소녀를 납치해서 탈레반 전사와 강제 결혼.

정말 탈레반은 12살 소녀를 납치해서 탈레반 전사에게 전리품으로 나눠주고 결혼을 시킬까?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은 어떤 근거를 갖고 있을까?

한국에서 활동하는 아프간 출신 모델이 라디오에서 그렇게 말하기는 했다. 그럼 그 아프간 출신 모델의 말은 어떤 근거가 있을까?

나는 현재 무슬림의 나라에 살고 있다.

무슬림들은 자신의 종교에 대해 매우 헌신적이고 꾸란(코란)의 가르침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여기 UAE는 부르카 착용이 의무가 아니고 그 까만 옷(아바야라고 불리는)을 입는 것도 의무가 아니다. 하지만 절대 다수의 여성이 부르카를 쓰고 아바야를 입고 다닌다.

왜 입고 다니냐고 물어보면 꾸란의 가르침이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이렇듯 무슬림들은 자신의 종교에 충실하다.

탈레반들은 가장 헌신적인 무슬림들이다. 다른 수식어를 다 제외하고 오직 꾸란의 가르침대로 살아가려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동족인 무슬림 이웃의 사랑스러운 열 두살 짜리 딸을 납치해서 전리품으로 나눠준다고? 나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고 받아들일 수 없다. 

일부 또라이는 있을지 몰라도 탈레반이 조직적으로 그런 행위를 한다면 아프간의 민중들은 결코 탈레반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팩트체크를 해보았다. 

이것은 또 트윗이다. 2021년 8월 17일에 올라왔다.

알자지라 뉴스라면서 딸을 내놓지 않는 부모를 죽이고 있다라고 쓰여 있다.

하지만 가짜 뉴스다. 알자지라 Al Jajeera 라는 철자가 틀렸다. Al Jazeera가 맞다.

그리고 이 트윗에 나온 사진은 2016년부터 인터넷에 떠돌고 있었다.



이 사진은 2015년 카불에서 있었던 예술가들의 퍼포먼스를 찍은 것이다. 코란 사본을 태운 혐의로 탈레반에게 구타당한 여성의 사건을 재현해서 탈레반의 만행을 고발하는 것이었다.

이상과 같이 위의 알자지라 방송사를 자칭한 트윗은 가짜 뉴스이다.

탈레반의 대변인은 이러한 트윗의 가짜 뉴스나 서방 언론들의 12살 소녀 납치 결혼이라는 선전에 대해 한마디로 악의적인 프로파간다일 뿐이라고 말했다.

탈레반이 부르카 착용하지 않은 여성을 길거리에서 죽인다거나 12살 소녀를 강제 결혼시킨다는 가짜 뉴스에 더이상 현혹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나는 12살 소녀를 납치해서 탈레반 전사와 강제 결혼시킨다는 새로운 근거가 나온다면 언제든지 내 의견과 주장을 철회할 것이다. 

덧붙이자면

다수가 한 집단을 일방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폭력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그 다수가 주류이고 공격당하는 쪽이 비주류라면 그 폭력성은 배가된다. 나는 보통 의도적으로 소수의 편에 선다. 그게 내몫 - 지식인의 몫이라 믿기 때문이다. 굳이 에밀 졸라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난 탈레반을 지지하지 않는다. 하지만 제국주의적 시각을 반대한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는 아프가니스탄 민중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이 공정이라고 믿는다. 

그 관점에서 미국은 침략자가 분명하고 탈레반은 침략자를 몰아낸 해방군이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