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봉학, 차명진 의원에 쓴소리 “체험과 삶도 구분 못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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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봉학, 차명진 의원에 쓴소리 “체험과 삶도 구분 못하십니까”

문자 1 208

출처)한겨레 (http://blog.hani.co.kr/catalunia/)

배우 맹봉학씨가 최저생계비 체험을 황제생활에 비유한 차명진 의원에게 공개 편지를 썼습니다.

맹봉학씨는 최저생계비 체험을 함께 한 분입니다.
맹봉학씨가 <민중의소리>에 기고 한 글을 양해를 구해 제 블로그에 함께 올려드립니다.
전화드렸을 때 맹봉학씨는 여전히 어딘가서 자원봉사를 하고 계셨습니다.
정말 열심히 사시는 분입니다.
참. 그리고 김대중 전 대통령 영결식 참여했다가 지난 주 경찰에 불려가신 건 무혐의 처분 받았다고 합니다.
당연히 무혐의 처분 받으셔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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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맹봉학씨가 지난 20일 서울 동자동 쪽방촌에서 최저생계비 체험을 하고 있다.(한겨레21)


[기고] 체험과 삶도 구분 못하십니까
 
‘나는 황제처럼 살았다’라는 차명진의원의 글을 읽고 가슴이 무너지는 기분에 이 글을 씁니다.

그래도 명색이 한 나라의 국회의원이라는 분이 체험과 삶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인지 안타깝습니다. 체험은 그냥 체험입니다. 농촌 봉사 활동을 가건 일일 봉사를 하건 그건 그냥 체험이고 봉사지요.

하루 6300원이면 한 달에 18만9천원, 일 년에 226만8천원입니다.

얼마 전 최저 생계비로 하루나기를 체험한 경험이 있는 본인은 두 번 세 번 상처를 입을 그 분들을 생각하면 분노가 저 밑에서 끓어오릅니다. 4대강 때문에 그나마 생계비에서 4만원이 깎였다고 합니다.

그 분들은 누워서 바람도 통하지 않는 쪽방에서 선풍기 하나로 이 더운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800원어치 쌀과 9백 얼마 하는 국수, 여기에 미트볼하고 참치캔을 샀다지요. 세 끼 식사용으로 충분하다고 하셨지요. 이걸 한 달을 먹을 수 있습니까? 아니 일 년을 먹을 수 있습니까? 다른 분들은 먹는 게 참 힘들었다고들 하는데 매일같이 참치캔에 밥을 드실 생각이신지 참 궁금해집니다.

그래도 체험하는 그 방은 그 곳에서는 ‘5성급하는 호텔방’이라고 합니다. 여유롭게 책도 보시고 수돗물을 끓여서 먹었더군요. 5백원에서 1천원하는 가스는 공짜로 생겼지요.

밤에 잠은 잘 주무실 수 있었습니까? 최소한의 개인의 사생활도 보장 되지 않는, 방음이 전혀 안 되는 그 곳에서 여유롭게 책도 읽으셨더군요. 하루 체험이니 그렇게 했겠지요. 그 작은 쪽방에서 한 달을 일 년을 보내면서 생활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하루 못 자는 것은 집에 가서 자면 되니까 뭐 어찌 견딜 수 있겠지요.

생색내기 봉사를 하셨더군요. 눈이 보이지 않는 장애인 분을 동사무소에 모시고 가고 방도 치워 주시고 아주 훌륭하십니다. 기왕 하시는 거 지하방에 계시는 분들도 찾아뵙고 청소도 좀 해주시고 목욕도 좀 해주시지요. 너무 많은 분들이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는 걸 의원님도 눈으로 보셨을 테니까요. 하루를 그렇게 보냈더라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1천원 기부 하셨다고요. 훌륭하십니다. 난 십 원도 안 남던데.

그래서 그 분들이 미래를 꿈꾸며 만족스럽게 살고 있습니까? 비록 황제 같은 삶은 아니라도 단 하루라도 행복해 합니까?

정부의 정책이 사회복지 예산을 삭감하고 눈에 보이는 정책으로만 가는 것을 어찌 숨겨 볼 생각이셨나요.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그 분들과 눈높이를 맞춰 생각해 보세요. 생색내기가 아닌 한 사람이 겨우 누울 수 있는 그런 공간이 서울 한 복판에 있다는 현실을 직시 하시고 그 분들을 위해 의정 활동을 하시면 국민들이 다 알아 줄 겁니다. 거동이 불편한 그 분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잘 파악하시고 그것을 우선해 주시면 국민들은 박수를 칠 것입니다.

‘나 밥 세 끼를 어떻게 먹었다’가 체험의 전부가 아님을 다시 직시하시길 바랍니다.

체험을 왜 합니까? 같이 숨 쉬고 호흡하면서 아픔이 뭔지를 파악하는 것 아닌가요. 얼마나 힘든지를 알려고 하는 것 아닙니까? 보여주기 위해서, 한 번 경험삼아서 한 것은 아니겠지요.

1박2일 동안 체험을 하면서 본인은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어요. 가슴이 너무 무거워 어찌 할 바를 몰랐습니다.

저는 기부할 돈을 남기지는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그 곳 동자동 사랑방에 매달 만 원을 기부하기로 했습니다. 부끄럽지만 이제라도 조금씩 나누면 좋겠다 생각해서 실행에 옮겨봤습니다. 제가 버는 돈이 넉넉지 못해 많이 할 수 없음이 안타깝습니다.

급한 마음에 두서없이 썼습니다. 하루나기 체험했던 분들이 최저생계비를 현실화하는 데 마음이라도 모아주길 바라는 마음에, 의원님도 함께 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에 썼습니다. 오해 없길 바랍니다.

<배우 맹봉학 >
1 Comments
도깨비여행사 2010.09.11 21:58  
체험은 그것을 알기위한 작은 결과입니다

삶은 우리가 받아드려야하는 현실이고요

모든것은 자기가 받아 드려야 하는 현실속에서 공감할수있겠죠

가진것이 있으면서 줄수있는 마음

가진것이 있지만 주지 않으려는 마음

가진것이없어 줄수없는 사람

가진것이없어도 나눌수있는 사람

서있으니 앉고싶고 앉자있으니 눕고싶고 누워있으면 자고싶고

우리모두가 힘들었던 지난날들을 회상하며 작은 마음을 나누었으면하네요

배우 맹봉학 예전 대학로에서 모노드라마 형식으로 혼자 1인 공연했던것 같은데

모르겠네요 화면에 비처지는 모습과 달리 욱하시는 모습이 글에 보이는군요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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