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많으면 빨갱이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들어본적 없을지 모르지만 40대 이상 연배의 사람에겐 아주 익숙한 레토릭이죠.
지배계층 또는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쪽에서 하기에 아주 좋은 말입니다.
어떤 의견을 표명할때 당연히 왜?라는 질문과 왜냐면 이라는 답변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우리의 수구꼴통 분들은(자칭 보수) 그런 과정이 필요 없죠.
하면 되는 것이고 까라면 까는 것이지 위대하신 반인반수 박모씨의 지시와 명령에 의문을 가질 필요가 없는 인생을 강요 받았던 것이 과거의 인생이었죠.
유신헌법이 왜 한국적 민주주의이고 영장없이 체포구금이 가능한 긴급조치가 왜 위헌이 아닌지 라는 소박한 의문에 대해서 왜냐하면~ 이라고 일일히 대답하기보다는...
말 많은 저 새끼 빨갱이다!라는 언어 폭력과 뒤이어 수반되는 물리적 폭력으로 매장해버리는게 아주 편안한 통치 방식이었음을 어렵지않게 추측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그렇습니다.
반인반수 박모씨 따님인 또다른 박대통령에 대한 하야를 요구하는 글은 일정한 길이와 논리를 가집니다.(물론 울분에 찬 단순한 울화만 피력한 글도 있지만 그런 글은 그냥 열받았다고 패스하면 그만이고.) 주장과 그 주장에 대한 논리적 근거를 밝히는게 대부분의 글입니다.
그런 주장에 동의하지 못한다면 왜 동의하지 못하는지를 상대방의 논리적 근거를 공격하여 반박하는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반박글을 보면 솔직히 한심합니다. 가방끈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고 하지만 내 생각엔 그런 문제는 별로 아닌듯이 보입니다.
쓰는 단어와 문장의 패턴이 정해져 있죠.
종북, 선동질, 좌파, 좀비, 노무현, 김대중, 김정은, 퍼주기, 팩트, 광우병(이 단어는 시효가 지나서 요즘은 주로 선동질과 세트로 쓰임), 거기에 적당한('적절한'이 아님) 단어를 혼합하면 문장이 완성됩니다 무슨 마법의 가루 같습니다.
그게 사대강을 비판하던, 세월호를 비판하던, 국정원 선거개입을 비판하던, 어떤 이슈로던 만병 통치약입니다.
말 많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건 빨갱이들이나 하는 짓이고(요즘은 종북몰이꾼으로 명칭 변경), 그저 앞에서 내세운 단어들을 조물조물 조합하면 상대방의 모든 논리와 논거를 격파하고, 반인반수의 박씨가 다스리던 세상으로 한걸음 다가설수 있다는 믿음으로 굳건합니다.
가끔 오바해서 정미홍처럼 시위학생 일당제 까지 나가기는 하는데, 그런 실수야 누구나 할수 있는 거라 가볍게 생각하고, 결코 종북좌파처럼 사회불안을 조성하는 유언비어나 선동질이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애국보수는 그럴리가 없죠.
웃기는 건 허구헌 날 쓰는 단어가 선동질 인데...선동질은 일단 말이 짧아야 합니다. 단어 하나로 축약 가능하면 더 좋죠.
그래서 잘 쓰는 단어가 빨갱이, 종북좌파, 촛불 좀비, 김정은 개새끼 등등 위에 들은 단어들처럼 간결하죠.
애초 논리가 없으니까 주장도 짧죠. 말이 많을수록 논리적으로 촘촘해지던가 논리적으로 숭숭 구멍이 뚫리던가 할텐데 선동꾼들은 말이 많으면 불편하겠죠. 어떻게든 말 늘려 볼려고 링크 걸기 좋아하기도 합니다.
이곳 대민방에서도 자칭 보수꾼들의 본 글을 보기가 왜 이리 힘든지, 댓글이 왜 그리 뻘소리가 많은지에 대한 해답이 될 듯도 합니다.
그래서 가만히 보면 선동질 당하는건 말 길이 짧고 생각도 짧은 어떤 사람들이라는게 대충 결론이 납니다.
애초 지배계층의 레토릭에 선동질 당하면서 선동질 당하는지도 모르고 글에는 허구헌 날 선동질이라는 단어가 빠지면 글이 성립이 안됩니다. 참 웃기는 역설입니다.
선동질당하는 선동꾼....
솔직히 나 개인적인 생각으론 박근혜 하야 또는 사퇴를 논하는건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논리적 설득력은 차지하고 현실적으로 그게 최선의 방안인가라는 현실론, 우리 사회가 얻는 효과와 부의 효과를 산술했을 때의 이익의 재단, 마지막으로 정치적 설득력과 국민 합의라는 과정의 정당성 등을 따져보았을때 무리를 넘어 불가능한 의견입니다.
내가 보수라면 위의 주장으로 반박하고, 아울러 박근혜와 그 정부의 무능을 성토함으로써 약간의 조미료도 쳐줄 것입니다. 그래야 제대로된 디펜스라 할수 있겠죠.
아마 글을 쓴 분들도 정말 사퇴를 주장하기 보다는 국정 운영에 대한 경고와 정치적 공격의 레토릭으로 사퇴라는 강한 단어를 사용한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런 극단의 단어를 사용하게 된 것조차도 반인반수 따님의 취임 이전부터 지금까지의 오만한 자세가 유발했다고 보는게 맞을 겁니다. 이 정도 단어를 쓰지 않고서는 저 사람은 마음에 아무런 느낌도 없을거란 절망감 말입니다.
근데 보수를 가장한 사람들 보면 가관이죠.
반인반수의 자식을 능욕한 것에 대한 반응으로 글이 이루어집니다.
자신감보다는 어떻게든 현재의 이슈를 아랫것들 탓 또는 전정권 탓으로 돌리기 바쁩니다.
오직 매달려줄 희망은 지지율 뿐이죠.
어떤 이슈에도 거의 항상 50%를 넘는 지지율을 보면 나도 놀랍습니다. 반인반수의 인물에 대한 종교화가 진행되어 2대 교주에 대한 충성심 같아 마치 북한의 불쌍한 주민들이 눈앞에 펼쳐진 것 같습니다.
다행인건 적통은 2대로 끝나서 다행이고 방계는 마약쟁이였던 전력탓에 그 자손들이 3대를 해먹지는 못하겠구나 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다가도...종교가 언제 논리 따져가면서 지지하던가 생각하면 혹시? 하는 불안감을 갖기도 합니다. 어쩌면 혹시를 넘어 동정녀 마리아의 기적을 펼쳐 줄지도....
왜 자칭 보수꾼들의 본 글은 보기 힘든가?
왜 댓글을 달아도 태반이 뻘소리인가? 상대방 글을 읽고 쓰는 건지 아니면 어차피 개싸움 만드는게 목적이라 그런 건지?
정말 국정원 선거 개입 논란, 각종 인사로 인한 잡음, 세월호 사건이 전정권과 아랫 것들만의 책임인가?
위의 각종 이슈에 대해 제대로된 해결 없이 유체이탈화법으로 두리뭉실 넘어가다 이번에 제대로 욕먹는데 그게 선동질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