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과 새정치연합의 운명...
사니아님께서 이 나라의 정치 현실을 거시적으로 분석한 좋은 글을 올려주셨네요...
저는 며칠 전부터 생각해온 경로당 잡담 수준의 글이나 끄적여볼까 합니까...
수준도 낮고 유치한 발상으로 이루어진 글이니 괜히 읽다가 눈 버리거나
울컥하는 마음에 본인의 정신 상태와 지적 수준을 커밍아웃 하는 댓글 달지 마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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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새정치연합의 문재인 대표가 연일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솔까말, 나는 새정치연합 지지자도 아니고 문재인 지지자도 아니다...
나는 집단이나 무리를 이루는 걸 싫어해서 그동안 어떠한 단체나 정당에도 가입한 적이 없다...
굳이 따지자면 한때 민주노동당의 한 축이었던 현재의 정의당과 정서가 가장 비슷하다...
즉, 사회 변화와 발전을 추구하는 진보 지향이므로,
새정치연합과 같은 중도 보수정당은 내 스타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새정치연합과 문재인 대표를 거론하는 건,
나도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 나라가 제발 잘 굴러가기를 바라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집권당인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를 잘해야 하는데,
새누리당은 진심성 없는 코스프레로 국민들 기만하기 바쁘고,
대통령은 취임 이후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 이미 아무것도 안하고 있지만 더 격렬하고 적극적으로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
요런 컨셉만 유지하고 있으니 답답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집권당과 대통령이 못하고 있으니 제1야당과 차기 대선후보 1위에게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야당과 문 대표가 분발해서 좋은 결과를 가져오든가,
아님 집권당과 대통령이 자극받아서 더 잘하든가,
국민 입장에서는 어느 쪽으로 공이 튀든지 밑져야 본전인 셈이다...
각설하고, 새정치연합과 문 대표가 욕을 먹고 있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1. 4/29 보궐선거에서 새정치연합이 전패했다...
2. 특히 새정치연합의 텃밭인 광주에서도 대패했다...
3. 이를 책임지고 문재인 대표는 사퇴해야 한다...
이러한 논리를 펴는 세력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새정치연합의 비주류와 호남 기득권 세력...
2. 새누리당과 그 지지자들...
4/29의 패배는 과연 문재인 대표의 책임인가?
4/29 패배에 대한 대다수 언론의 분석은 다음과 같다...
1. 서울 관악은 ‘배신자’ 정동영 때문...
2. 인천강화는 원래부터 여당의 텃밭...
3. 성남은 야권 단일화의 실패...
4. 광주는 변화 없는 새정치연합에 대한 심판...
1,2는 문 대표의 능력이나 의지와는 별 상관이 없는 일이고
3은 그 대상이 대다수 국민들이 ‘종북’으로 알고 있는 세력이므로 단일화 대상이 될 수 없었고...
결국 4에서 광주가 심판한 ‘변화없는 새정치연합’이 문제였는데,
광주가 심판한 ‘변화없는 새정치연합’은 엄밀히 말하면 문 대표가 아니라,
새정치연합 내의 호남 기득권 세력이다...
그런데, 화살이 자신에게 날아올 것을 동물적으로 감지한 호남기득권 세력이
문 대표에게 선빵을 날린 것이다...
여기에 당권과 차기 총선 공천권에 눈이 먼 비주류 세력이 합세했고,
정국의 주도권을 쥐려는 새누리당이 야당 무력화와 차기 대선 후보 1위 주저앉히기에 나선 것이다...
여기까지는 대다수 언론에 나오는 내용이므로 고만하고,
중요한 건 새정치연합과 문 대표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다...
나는 대한민국의 정치가 발전하려면, 정당이 지금처럼 거대 양당으로 존재하지 말고
각자의 정치적 지향성을 좇아서 여러 개로 쪼개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즉, 지역성을 기반으로 한 호남당, 경북당, 경남당, 충청당, 강남당, 강북당 등이나
이데올로기를 기반으로 한 보수당, 민주당, 진보당, 녹색당, 청년당, 여성당 등으로 말이다...
정당은 사람들의 정치적 요구를 반영하는 단체이다...
다양화되고 세분화된 21세기 사회에서는 정치적 요구가 그만큼 다양하고 복잡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딸랑 2개의 거대 정당으로 5천만에 이르는 국민들의 정치적 요구를 반영할 수 있겠는가?
그러니 사람들은 당연히 정치에 실망하고 불신하고 관심을 끊는 것이다...
당장 실현 불가능한 잠꼬대는 여기까지 하고, 이 글의 주제로 돌아가면,
새정치연합이 변화하려면 먼저 문 대표가 변화해야 한다... 그게 당 대표 사퇴를 뜻하는 건 아니다...
7/30 때도 당시 공동 대표였던 김한길과 안철수가 책임을 지고 사퇴했지만,
그 이후에 변한 게 무엇인가... 결국 도돌이표가 되고 말았다...
인물만 갈아치우는 회전문식 인사는 박근혜 대통령 하나로 족하다...
문 대표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새정치연합을 진정으로 새로운 정당으로 바꾸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 대표가 먼저 자신의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지난 대선 때도 적지 않은 이들이 안철수와의 단일화에서 먼저 내려놓기,
즉, 아무 조건을 내세우지 말고 단일화 협상을 빨리 마무리하기를 바랬다...
하지만 밀당만 하다가 결국 타이밍을 놓치고 안철수를 주저앉히는 꼴이 되고 말았다...
후보가 된 이후에는 국회의원직도 내놓고 정계 은퇴의 배수진을 치라고 조언한 그룹이 있었다...
하지만 이 역시도 박근혜에게 선수를 빼앗기고 말았다...
나는 문재인의 인격이나 성품을 조금은 아는 편인데,
그가 정치적 꿍꿍이가 있어서 그런 실수를 되풀이한 건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정치적으로 너무 순수해서 그런 전략과 전술을 적재적소에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문 대표가 정치에 입문한 지가 얼마나 되었나? 이제 겨우 3년차이다...
그런데, 정치인의 가장 큰 목표는 무엇인가?
미시적으로는 선거에서 이기는 것이며, 거시적으로는 정권을 차지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모든 합법적 수단을 구사해야 한다...
사람 좋다, 는 말로만 점수를 따려고 해서는 안 된다...
문 대표는 이른바 친노 세력부터 당장 정리해야 한다...
그래야 비주류와 호남기득권 세력에게도 개혁을 요구할 수 있다...
1보 전진하기 위해서는 2보 후퇴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을 가장 잘 구현한 이가 바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그는 숱한 선거에서 패배하여 ‘바보’ 소리까지 들었지만, 결국 최후의 선거에서 승리했다...
그리하여 정권을 차지했다... 그 이후에 대해서는 비판할 여지가 있지만, 암튼 그 노무현이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이 아니라, 문재인의 친구 노무현입니다!”라고 하지 않았던가...
지금이라도 문재인은 그 말뜻을 잘 되새기고 진정한 정치인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것이 미시적으로는 새정치연합을 새롭게 태어나도록 하는 길이며,
거시적으로는 그가 되든, 아니면 그가 지지하는 그 누구가 되는,
정치인의 최종 목표인 정권을 차지하는 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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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부터 대충 이렇게 초안을 잡아놓고 있었는데,
오늘 아침에 정서하기 위해 보충자료를 검색하다가
어제 TV뉴스에 조국 교수가 출연하여 제 글과 비슷한 주제,
즉, 새정치연합과 문재인에 대해 인터뷰를 한 것을 보았습니다...
관점은 저와 비슷한데 내용은 훨씬 전문적이고 구체적이어서
제 글은 이쯤에서 마무리하고, 조국 교수 인터뷰를 링크하니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