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해전, 그 비극의 진실. 누가 거짓말을 하는가!
한국에 연평해전 이라는 제목의 영화가 개봉된 모양이다.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어제 alexa 님이 이 영화에 대한 포스팅을 올려 알게됐다. 연평해전이란 2002 년 6 월 29 일 서해 연평도 인근 NLL 해상에서 벌어진 남한과 북코리아 양측의 해군 전력간에 벌어진 무력충돌사건을 말한다.
이 사건 명칭은 원래 서해교전이었는데 이명박정권이 집권하자마자 무슨 이유에서인지 사건 명칭을 제 2 차 연평해전으로 바꾸었다. 교전 당시 남한측에서 동원한 전력은 초계함 2 척과 고속정 6 척 등 모두 8 척이었고, 북코리아측에서 동원한 전력은 경비정 2 척이었다. 전력면에서는 남한 해군이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결과는 남한 해군의 패전이었다.
당초 해군본부와 제 2 함대사령부가 현장 지휘관들에게 하달한 명령은 3 ~ 4 km 교전거리를 유지하라는 것이었다. 함정 규모도 숫적으로 우세했을 뿐 아니라 함포사거리면에서 유리한 남한측 해군함정들이 취해야 할 최선의 전투대형이었다.
그런데 느닷없이 합동참모본부를 통해 뜻밖의 명령이 떨어졌다. 북측 해군 함정들에 근거리 접근하여 차단기동을 하라는 것이었다. 현장 지휘관들은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이 명령에 따라 150 톤급 고속정들이 북쪽으로 나아가 북측 함정 150 m 지근거리까지 접근하여 차단기동을 실시했다. 차단기동이란 일종의 해상 백병전으로 아군의 선체로 상대함정을 physically 밀어내는 작전을 의미한다.
NLL 이남으로 남하한 북측경비정들은 300톤급이었고, 이들에게 접근한 남측 고속정은 배수량에서 그 절반 규모인 150 톤급이었다. 즉 상대측 선박은 차단기동작전대상이 아니었다. 당초 해군 명령계통을 무시하고 제멋대로 다른 작전명령을 내린 합참의 명령권자들은 한마디로 전투현장에 파견된 기재와 인원에 대한 제원정보도 없고 해상작전에 대해서도 무지몽매한 육군 출신 지휘관들이었다.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북측 경비정은 고속으로 근거리 접근하는 참수리호 357 호의 조타실을 향해 85 mm 함포를 발사했다. 근거리에서 정조준 선제함포사격을 받은 참수리357 호는 예인이 불가능할 정도로 파괴되고 5 명의 승조원이 현장에서 전사했다. 한 명은 실종됐다가 53 일만에야 바다밑으로 가라앚은 배의 조타실에서 겨우 찾아냈다. 다른 한 명은 후송 후 사망했다.
당시 참수리 357호는 북측 85mm 함포 5 발 등 모두 258 발을 맞았으며, 상대측 경비정에 모두 680 발을 발사했으나 교전상대함정을 격침시키지는 못했다. 참수리호는 예인 시도 중 바다에 가라앉음으로써 사실상 격침됐다.
당시 작전비행에 속하는 합참측 명령을 내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은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이상희와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남재준이었다. 이상희는 이명박 정권에서 초대 국방부장관을 한 작자다. 남재준이 누구인지는 싸르니아보다 여러분들이 더 잘 알 것이다.
남북정상회의록을 공개한 박근혜 정부 초대 국가정보원장이란 건 많이 알려졌는데, 그가 육군참모총장으로 재직할 당시 노무현 대통령을 축출하는 쿠데타 음모를 꾸몄던 자라는 일화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
남재준의 쿠데타 음모라는 건 5.16 이나 12.12 처럼 치밀하고 진지했던 건 아니고 술이 덜 깬 상태에서 육군본부 참모회의 공식석상에 나타나 ‘정중부의 난’ 운운하며 횡설수설했다고 해서 ‘막걸리 쿠데타음모’라고도 부른다. 2004 년 4 월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압승하고 정부와 시민단체의 군개혁 압력이 고조되자 홧김에 술 퍼마시고 참모회의에 들어와서 내뱉은 말로 알려져있다.
연평해전에서 참수리호가 격침당하고 해군장병 6 명이 전사한 직접적 원인은 당시 유엔사나 그 유엔사의 작전통제지침, 또는 그 작전통제지침을 따른 교전수칙이 아니라, 해상작전에 대해 쥐뿔도 모르면서 해군지휘계통의 명령을 제멋대로 취소시키고 잘못된 명령을 내린 군부내 수구세력의 작전비행 때문이다.
그 무능하고도 무모한 지휘관들은 이명박과 박근혜에 의해 중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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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 월 29 일은 제 2 차 연평해전 13 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날 전투로 희생된 남북 양측의 전사자 유가족들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