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심심한 조의를 표합니다
한국의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나쁜 대통령 두 명을 꼽으라면 개인적으로 YS 와, 아직 임기가 끝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을 들겠습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대통령중심제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에서 이런 사람들이 대통령직을 수행하면 모두가 불행해 진다는 것을 증명했을 정도로 무능하다는 것 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YS 는 두 가지의 그럴듯한 업적이 있습니다. 첫째는 금융실명제를 도입했다는 것이고, 둘째는 하나회를 제거해서 군부권력인맥을 잘라버렸다는 것 입니다. 특히 육참총장과 국군보안사령관(지금의 국군기무사령관)을 동시에 전격 경질하면서 단행된 하나회 제거작전은 당시로서는 아주 위험했던 작전으로 YS 의 돌격정신과 담력을 엿볼 수 있는 행동이었습니다. 금융실명제 역시 첫 구상은 김재익의 건의를 받아들인 전두환에 의해 먼저 추진됐던 것이긴 하지만 실제로 실천에 옮긴 건 YS 였지요.
1979년 10 월 4 일, NYT 기자회견 사건으로 국회에서 제명된 후 자기 자리에 처연하게 앉아있던 당시 50 대의 김영삼 신민당 총재의 모습이 떠 오르는군요. 같은 해 8 월 중순 당시 신민당에서 농성 중이던 YH 여공들과 함께 끌려나가 닭장차에 실리던 모습도 기억나구요. 특히 1983 년 봄, 목숨을 건 단식투쟁으로 그 암울했던 시기에 민주화세력이 재결집해서 상황을 돌파해 나가는데 힘을 준 그의 결단력 역시 평가할 만한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그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담고 있는 두 가지 명언을 남겼습니다.
1.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2. 박근혜는 그냥 칠푼이다.
민자당 시절이나 14 대 대통령의 모습은 회한으로, 유신독재에 맞서 싸웠던 신민당 총재나 전두환 군사독재정권에 굴복하지 않았던 그 김영삼은 좋은 기억으로 간직한 채 영면하시기 바랍니다. 유가족들과 상도동계 그의 동지들에게 심심한 조의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