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와 진상규명은 동시에 하는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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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발생한 핼러윈의 비극이 국제적 대참사로 비화되고 있다. 현재까지 사망자 154 명을 포함 300 명이 넘는 사상자 중에는 한국을 제외한 14 개국 26 명의 사망자가 포함되어 있다.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호주, 프랑스, 이란, 태국, 노르웨이 등 자국 사망자가 발생한 나라들은 주한 대사관 인력을 동원하여 사건이 발생한 경위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발생한 장소는 길이 40 미터 평균폭 4 미터의 골목길인데, 면적 160 평방미터에 불과한 공간에 천 여 명이 몰리면서 대참사가 일어났다.
특히 사상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지점은 길이 6 미터 폭 4 미터 면적 24 평방미터인데, 이 좁은 공간에 300 여 명이 겹겹이 쌓이면서 신속한 초등구조작업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WP 는 사건이 발생한 지점 옆 해밀턴호텔 9 층 객실에서 참극의 진행과정을 상세하게 목격한 투숙객(Joshua and Angela Smith)의 증언을 인용하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고’이며 ‘아비규환의 생지옥 그 자체’였다는 보도를 내 보내기도 했다.
한국 현지언론은 사망자들의 사망의 원인을 대부분 심폐정지로 인한 질식으로 보도하고 있지만, 현장에 투입된 패러메딕과 의료진에 따르면 강한 외력 및 압력으로 인한 내장파열 역시 많은 사망자들의 사망원인이라고 증언하고 있다. 현재 각 병원에 분산 입원해 있는 부상자들의 부상의 종류도 내장파열과 골절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책임 지자체인 서울시와 책임중앙부처인 행정안전부는 무슨 이유로 예고된 인파를 관리하고 통제하는 계획을 수립하지 않았을까?
어떤 공간에 일정한 밀도이상의 군중이 운집하게되면 책임행정당국은 안전관리매뉴얼에 따라 밀도관리를 하게 되어있다.
행사구역 곳곳에 배치된 담당 공무원들이 각 구역의 단위면적당 군중밀도와 이동상황을 체크하고 통제본부에 수시로 보고하면 통제본부는 위험도를 측정하여 압사사고 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군중밀도를 관리한다.
위험도가 올라가면 군중의 진행방향 유도와 분산을 시작으로 군중을 통제하고 최악의 상황에서는 진행을 차단하고 해산을 강제할 수도 있다.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10 만 여 명의 인파가 몰려 있는 이태원 구역 어느 곳에서도 군중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전문인력은 없었다. 마약사범 등 범죄행위를 감시하고 불법주차 따위를 단속하기 위해 파견된 경찰 공무원 백 수 십 명이 전부였다.
행정안전부 장관이라는 작자의 말도 안되는 변명과 책임전가는 외신들의 집중조명을 받아 세계적인 공분을 사고 나라망신을 초래하는데 일조를 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 14 시간 후에 정부서울청사에 나타난 그는 기자들 앞에서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인파가 많이 몰렸던 것은 아니”라느니 “경찰과 소방관들을 미리 배치했어도 막을 수 없는 사고였다”느니 “그 날 (토요일) 서울 시내 집회때문에 많은 경찰공무원을 배치할 수 없었다”느니 하며 횡설수설 변명을 늘어놓다가 말문이 막히자 서둘러 자리를 빠져나갔다.
대한민국 행정안전부 장관이라는 자의 말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우리는 최선을 다 했는데 시민들이 잘못해서 사고가 났다’로 정리할 수 있다.
비극의 와중에, 지금 이 단계에서 전세계가 대한민국 정부에게 던지는 질문은 이 한 가지다.
대한민국 정부는 왜 의무적으로 당연히 수행해야 할 인파안전관리를 전혀 수행하지 않았는가?
지금은 애도를 해야 할 때라느니 비극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해서는 안된다느니 하는 얼빠진 소리로 순진한 사람들을 현혹해 잘못을 덮고 위기를 모면할 생각은 하지 말기 바란다.
애도와 진상규명은 사건발생 즉시 동시에 해야하는 것이며, 진상규명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누구의 잘못을 탓하거나 책임을 추궁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비극의 재발방지를 위한 것이다.
Safety Management Manual 의 기본 중 기본이다.